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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로버슨 "러시아 선수 참가로 평창 올림픽 더럽혀질 것"

잭 로버슨 전 세계반도핑기구 위원장, <뉴욕타임스> 사설로 "러시아 출전 금지해야" 주장

17.12.29 18:08최종업데이트18.01.2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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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로버슨 전 세계 반 도핑기구 위원장이 "평창에서 러시아 선수의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잭 로버슨의 사설을 실은 <뉴욕타임스> 누리집 화면. ⓒ 뉴욕타임스 갈무리


세계 반 도핑기구(WADA) 전 위원장이 러시아 선수들의 평창 동계올림픽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강하게 비판했다.

잭 로버슨 세계반도핑기구 전 위원장은 29일(한국시간) <뉴욕타임스> 사설을 통해 "러시아가 중립국으로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IOC가 스포츠 정신을 고려하지 않고 올림픽과 러시아에 대한 상업성과 정치적인 목적에만 신경쓴 결과"라고 말했다.

잭은 "IOC가 리우 올림픽때와 마찬가지로 비겁한 결정을 내렸다. 러시아가 금지약물을 복용하는 것을 완전히 제재하는 것보다는 향후 어떠한 방법으로든 속임수를 써서 또 다른 일이 발생할 여지를 남겼다"고 꼬집었다.

잭은 자신이 이번 러시아 도핑 스캔들을 파헤치게된 계기와 앞으로에 대한 전망도 밝혔다. 그는 "러시아에서 내부 고발자가 또다시 나오지 않는 한 진실이 드러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러시아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을 폭로한 율리아 스테파노바 육상 선수와 비탈리 스테파노바는 배신자로 낙인돼 추방과 살해위협을 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잭은 "나는 스포츠를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조사를 시작했고 조사를 할수록 예상보다 많은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얘기했다. 그는 "WADA의 내 상사에게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고 얘기했지만 내 상사였던 WADA 수장은 이를 거부했다. 그는 IOC 소속이었다"고도 알렸다. 그의 말을 정리해보면 결국 IOC가 러시아 도핑 사태와 관련해 비협조적인 모습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러시아 선수, 개인자격으로 평창 참가 가능? IOC 결정에 실망"

잭 로버슨은 "조사 과정에서 살펴보니 러시아 선수들의 99%가 도핑 중이었으며, 선수와 코치진 모두 도핑과 연관된 러시아 의료진들과 연관돼 있었다"고도 주장하여 충격을 줬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IOC의 중립적인 결정에 실망스럽다. 이번 결정이 '도덕적인 승리'라고 불린다고 알고 있는데, 내 경험상 도덕적인 승리는 미미한 노력에 불과하다. 도핑으로부터 벗어나 클린 스포츠를 이루기 위해, 박수를 받을 수도 또 비판을 받을 수도 없을 것"이라며 IOC의 결정을 맹렬하게 비판했다.

또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깨끗한 선수들이 도핑에 더럽혀진 러시아 선수들과 경쟁하게 됐다며 유감의 뜻을 숨기지 않았다. 잭은 "러시아 선수들이 평창에 오기 전에 엄격한 도핑 검사를 받는다고는 하지만, 결국 이것은 도핑을 하지 않은 깨끗한 선수들이 금지 약물을 복용해 더럽혀진 러시아 선수들과 경쟁하게 된 것을 말한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사설 말미에 IOC의 개혁이 있지 않는 한 평창은 물론 앞으로의 올림픽은 영원히 더러운 대회로 전락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잭은 "러시아는 여전히 WADA측에 비협조적이고, 러시아 수장들은 어떠한 죄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증인이 나타나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도 여전히 도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잭은 "IOC의 타협적인 결정에 올림픽은 더러워졌다. IOC가 애매모호한 결정만을 반복한다면 평창은 물론 앞으로 있을 올림픽은 모두 도핑으로 더럽혀진 대회로 남을 것이다. IOC는 개혁을 이뤄내야만 한다. IOC가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스포츠 정신과 금지약물에 모두 투철한 새로운 리더가 필요하다"고 끝맺었다.

한편 러시아는 지난 6일 IOC로부터 2011~2015년 국가 주도적으로 도핑을 조작했다는 혐의로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이 금지됐다. 러시아는 개인자격으로만 평창에 올 수 있으며, 국기와 유니폼에 러시아를 상징하는 어떤 것도 사용할 수 없다.

그러나 IOC는 러시아 팬 하우스에서는 러시아를 상징하는 국기와 문장, 문양 등을 모두 사용하도록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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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러시아 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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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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