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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쇼트트랙, 평창 앞두고 쏘아올린 '부활' 희망가

임효준-황대헌의 급성장, 최적의 계주조합 찾은 남자 쇼트트랙... 평창 '정조준'

17.11.21 10:49최종업데이트17.11.2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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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쇼트트랙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 19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막을 내린 2017-2018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대회에서 금1·은2의 성적을 거두며 평창 전 마지막 모의고사를 마쳤다.

평창을 앞둔 남자 쇼트트랙은 확실히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신예 임효준(21·한국체대), 황대헌(18·부흥고)이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고, 계주에서는 베테랑 곽윤기(28·고양시청)가 뒷받침 해주고 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임효준(가운데), 황대헌(오른쪽)의 모습 ⓒ 국제빙상연맹(ISU)


임효준-황대헌, '남자 쇼트트랙의 핵'으로 급부상

임효준과 황대헌의 공통점은 모두 무명의 신인이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이들은 각각 동계유니버시아드와 차순위 대표로 월드컵에 참가했던 것 외에는 별달리 알려진 것이 없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매 대회마다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며 금빛 질주를 펼쳤다. 임효준은 1차 대회 1000m, 1500m를 석권하며 깜짝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1차 대회에서 넘어져 허리부상을 당한 것이 아쉬웠다. 결국 2,3차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이번 4차 대회에 모습을 보였다. 그는 아직 부상이 완치되지 않은 듯 1차 대회와 같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러나 계주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레이스를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

황대헌은 임효준이 자리를 비운 사이 대표팀의 금맥을 책임졌다. 황대헌은 2,3차 대회 1500m 금메달을 휩쓸었다. 선두에서 이끄는 레이스를 보여주는 황대헌은 찰스 해믈린(캐나다), 샤오린 션도르 리우(헝가리), 싱키 크네흐트(네덜란드) 등 경험 많은 최강자들 틈바구니 사이에서도 노련한 레이스를 보여줬다.

임효준과 황대헌은 장점은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모두 능수능란하면서 센스 있는 경기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상대를 이용할 줄 알고 선두에서 이끄는 레이스, 막판 스퍼트 등이 모두 가능해 영리한 면을 여러 번 보여줬다.

현재 남자 쇼트트랙이 소치 동계올림픽 전부터 상향평준화가 극심하게 이뤄진 이후로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전 종목을 두루 잘 타는 선수들이 강세를 보인다. 이런 추세를 볼떄 임효준과 황대헌은 분명 국제대회에서 승산이 있는 선수들이다.

곽윤기의 질주 모습 ⓒ 대한빙상연맹


드디어 맞춘 계주 조합, 평창 앞두고 '최대 성과'

신예 발굴 이외에도 또 다른 성과는 바로 계주에서 최상의 조합을 찾은 것이다. 한국 남자계주는 유독 월드컵과 국제대회에서 인연이 닿지 않았다. 매번 넘어지거나 상대에게 허를 찔리는 등의 경기가 많았기 때문.

그러나 평창을 앞둔 마지막 국제대회에서 3년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것도 홈에서 열린 대회였기에 더욱 뜻깊었다. 지난 19일에 열렸던 계주 결승에 나섰던 선수는 김도겸(24·한국체대)-임효준-곽윤기-서이라(25·화성시청) 였다. 남자 계주는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중국, 네덜란드, 러시아, 헝가리 등 무려 8개 국가들이 경쟁할 정도로 가장 치열한 종목이다. 그만큼 준결승부터 결승에 못지않은 경기가 펼쳐지고, 단 한 번의 실수는 곧 탈락을 의미한다. 즉 실수 없는 경기만이 살길이라 할 수 있다.

이날 보여준 한국 남자팀은 초반부터 선두에서 나와 레이스 후반까지 경기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잠시 후미로 밀리는가 싶다가도 곽윤기가 센스 있는 플레이로 인코스로 두 명을 한꺼번에 추월해 2위로 올라섰고, 서이라도 인코스로 다시 추월해 결국 1위 자리를 탈환했다. 3.4번 주자들이 순위 변동을 일으킨 것이 결국 승리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남자 대표팀은 올 시즌 초반 계주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1,2차 대회에서 모두 넘어지는 불운이 있었기 때문. 그만큼 계주 조합과 팀워크가 부족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문제가 해소되기 시작했고, 3차 대회에서는 은메달까지 차지했다. 그리고 결국 마지막 대회에서 금메달을 가져오며 상승세를 탔다. 이는 평창을 앞두고 확실히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그 결과는 개인전 전 종목에서 올림픽 쿼터인 3장을 모두 획득하는 결과로 되돌아 왔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 소치 동계올림픽에서의 '악몽'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 당시 '12년 만의 노메달'이라는 수모를 당하며 '흑역사'로 남아있다. 이들은 평창에서는 그때 가져오지 못했던 메달까지 가져오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이를 위해선 남은 기간 무엇보다 베스트 컨디션으로 만드는 것이다. 임효준과 황대헌이 아직 부상에서 완치되지 않았다. 두 선수는 모두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경기 도중 수시로 부상당한 부위를 만지는 제스처를 보여주곤 했다. 그만큼 몸 상태가 최고는 아니라는 뜻이다. 꿈을 펼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몸 상태를 최고상태로 끌어 올려야만 한다.

달라진 남자 쇼트트랙은 이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꽃을 피우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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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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