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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7시간' 비밀, 드디어 드러나는 걸까

[하성태의 사이드뷰] 최순실 국정농단 파헤치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 쏟아진 관심

16.11.08 14:04최종업데이트16.11.2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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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한 장면. 과연 <그것이 알고 싶다>는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을까. ⓒ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시 대통령의 7시간에 대해 알고 계시거나 이와 관련된 사람을 알고 계신 분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진행자 김상중의 '음성'이 '지원'되지 않는가. 지난달 22일 방송된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의 진실' 편의 '물대포 실험'을 통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다시 나선다. 최근 구속된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를 조명하기 위해 제보자를 구하고 있다. 그것도 여타 언론이 조심스러워하는 '대통령의 7시간'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정부의 창조경제, 문화융성 사업의 실체에 대해 잘 알고 있거나, 피해를 입으셨던 분의 제보를 받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셨던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지난 6일 방송 말미, 제보 화면은 물론 SNS를 통해 세 차례 제보 요청을 내보냈다. '대통령의 7시간'을 비롯해 '최태민 목사의 행적'은 물론 박 대통령 취임식을 필두로 '창조경제', '문화융성' 등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방송은 오는 19일과 26일 2회에 걸쳐 방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최순실 이슈만으로 앞으로 1년 치는 만들 수 있겠다" 

최태민 목사 관련 제보를 받고 있는 <그것이 알고 싶다>. ⓒ SBS


지난 7일자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세월호 7시간) 관련 제보는 계속 들어오고 있으며 (사실인지)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간 KBS <추적 60분>,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등 여타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조명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7시간'을 정면으로 겨냥한 사례는 없었다.

"우리나라 공중파 탐사보도는 다 죽었나. '그알'만 움직이네. '그알'에서 박근혜 대통령 세월호 7시간 다룬다고 함." (@do********)

"세월호 7시간의 실체를 '그알'이 먼저 벗길지 손석희가 먼저 털 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새누리 '이명박근혜' 정권 동시 청산 소재로 그것만큼 결정적인 소재는 더 없을 것이라 본다.
언론이면 사활을 걸만한 소재 아니냐?" (@ks*******)

"박근혜·최순실 이슈만 가지고 '그알싶' 앞으로 1년치는 만들 수 있겠다…."  (‏@di******)

트위터를 비롯한 SNS 사용자들이 즉각 반응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배정훈 PD의 제보 관련 트위터는 총 2만5000여 회 리트윗 되면 SNS 사용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JTBC <뉴스룸>을 비롯해 '예능보다 흥미로운', '웃픈'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스토리텔링'과 '이슈 선점'에 있어 가히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게 시청자들이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간 박근혜 정부 하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의 활약을 떠올려 보면, 이런 반응은 지극히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것이 알고 싶다>가 움직인다, 최순실이 콘트롤타워인지

세월호 참사 2주기 당일에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한 장면. 진행자 김상중의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이 눈에 띈다. ⓒ sbs


"2년 전 우리는 어른이어서 미안하다고 했고,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고, 잊지 않겠다고 다짐들을 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요. 아이들이 떠난 지 어느새 두 번째 봄이 왔습니다. 여전히 아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제는 그만하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난 2년의 시간 동안 우리는 충분히 진실 곁으로 다가온 걸까요?(중략)

세월호가 인양되는 시점은 마침표가 아니라 진짜 여정을 시작하는 진정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문제의 답을 오롯이 품고 있는 세월호, 그 속에서 그날의 진실들을 모두 찾아낼 때 매년 돌아올 4월 16일이 그저 아프기만 한 후회의 날로 남겨지지는 않을 겁니다."

지난 4월 16일, 세월호 2주기였던 토요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세타(Θ)의 경고! 세월호와 205호, 그리고 비밀문서'편의 마무리 멘트다. 지난 2014년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세월호'편을 제작했던 <그것이 알고 싶다>.

정권 차원의 압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관련 세 번째 방송을 방영했다.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가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를 통해 길을 잃은 국정원과 해경, 청해진 해운, 그리고 '콘트롤타워'가 실종됐던 청와대를 직간접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이후 <그것이 알고 싶다>의 결방 때마다 '외압'이 아닌가 하는 시청자들의 걱정이 쏟아졌다.

콘트롤타워. 국민들이 이제는 '안전'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게끔 만들어야 할 그 콘트롤타워가 사실은 최순실씨와 그의 사단이 아니었는지 합리적 의심을 품게끔 하는 정황들이 나라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5일 20만 인파를 광화문 광장으로 인도한 국민적 분노는 '박근혜 퇴진'이란 함성을 청와대까지 들리게 만들었다. 최근 세월호 유가족들은 "'대통령의 7시간'을 밝혀야 한다"며 시국선언에 동참했다.

그 와중에 '대통령의 7시간'을 정면으로 겨눈 <그것이 알고 싶다>는 박근혜 정부 들어 더더욱 종편인 JTBC <썰전>과 함께 '할 말은 하는' 몇 남지 않은 지상파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근작인 '백남기 농민'을 편을 필두로 '땅콩 회항',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재벌과 한국 사회의 가치관을 물은 1000회 특집 '대한민국에 정의를 묻다'편은 <그것이 알고 싶다> 만이 할 수 있는 총체적이고 신랄한 접근이었다.

그  <그것이 알고 싶다>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국민적 분노와 정치적 패닉은 물론이요 국제적, 외교적 망신까지 불러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그 국정농단의 중심이자 아직은 가리워진 흑막인 '대통령의 7시간'에 '그알' 제작진이 얼마나 근접할지, 또 박근혜 대통령과 세월호 참사의 관련성은 또 얼마나 밝혀낼지, 최순실씨가 '진짜' 콘트롤타워였는지, 지켜보도록 하자.

최순실 그것이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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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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