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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 한국야구, 지금은 '위기'다

'병역 면제'만을 생각한 구성, 오히려 '야구 퇴출' 주장 나와

14.09.29 10:20최종업데이트14.09.2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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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가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하긴 했지만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아이고, 의미없다'란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은 28일 저녁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대만과의 결승전에서 2-3으로 뒤져있던 8회초에서 강정호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과 나성범의 땅볼, 황재균의 2타점 적시타로 6-3 역전승을 거뒀다.

예선전에서 10-0, 8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던 대만이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대만 선발 궈진린은 한국 선수들의 타이밍을 뺏는 투구를 선보였고 한국 타선은 1회 무사 만루 찬스를 놓치는 등 고전했다.

한국은 믿었던 선발 김광현이 초반 난조를 보이며 결국 3점을 허용하고 6회에 교체됐다. 7회에는 대만전 선발투수였던 양현종을 내세웠지만 무사 1,3루를 만든 채 교체됐다.

그러나 뒤이어 등판한 안지만이 무사 1,3루에서 삼진과 플라이 볼 2개로 막아내며 추가점을 주지 않았고, 한국은 8회초에서 대거 4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대만은 결정적인 상황에서 실책과 몸에 맞는 볼 등을 허용하며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 다시 한 번 대만 야구의 '부족한 기본기'를 확인한 셈이 됐다.

그러나 한국 야구팀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선수 선발부터 경기 내용까지 '국위 선양'이 아닌 '병역 면제'가 먼저였다는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회인 야구 대표로 구성된 일본, 마이너리그, 루키리그 출신이 대부분인 대만과 달리 국내 프로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전력 차이를 크게 만든 것이 도리어 야구의 인기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자칫 야구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이르렀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크호스로 지목됐던 중국은 야구의 올림픽 퇴출 후 지원이 줄면서 스폰서 없이 리그를 치를 정도로 인기가 급속도로 식었으며 파키스탄, 태국 등도 야구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어 아시안게임 퇴출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코칭스태프들의 안일한 모습 또한 문제였다. 이날 대만전에서 초반에 김광현이 난조를 보이는 상황이 벌어졌지만 포수와 투수코치, 감독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으며 결국 중반까지 점수가 밀리자 그제야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 비춰졌다. 상대를 약체라고 생각한 '강팀'의 자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결국 금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팬들은 '어린아이 손목 비틀어놓고 이겼다고 좋아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이번 금메달로 병역 면제를 받은 선수들에게도 축하보다는 야유가 나오고 있다. 국가의 명예보다 병역 면제를 더 우선시했다는 이유다.

결국 병역 면제라는 나무만 바라본 한국 대표팀은 투혼이나 팀 플레이도 보여주지 않고 약팀들을 제치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는 결국 아시안게임에서도 '야구 퇴출론'이 나오는 큰 이유가 됐다. 대만과의 결승전은 그렇게 자만에 빠지고 꿈만 꾸고 있던 한국팀에게 주는 가장 큰 경고였다.

다시 '우물 안 개구리'에 만족하고 있는 한국 야구. 지금은 호황기가 아니라 엄청난 위기 상황임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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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NBS 국민방송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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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솜씨는 비록 없지만, 끈기있게 글을 쓰는 성격이 아니지만 하찮은 글을 통해서라도 모든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글쟁이 겸 수다쟁이로 아마 평생을 살아야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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