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가 '드로그바 효과'를 앞세워 일본을 제압했다.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는 5일(한국시각) 브라질 헤시피의 아레나 페르남부쿠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C조 일본과의 경기에서 불과 2분 동안 2골을 몰아치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은 혼다 게이스케, 카가와 신지를 비롯해 오카자키 신지, 오사코 유야가 공격을 이끌었다. 중원과 수비에도 하세베 마코토, 나가토모 유토, 우치다 아츠토 유럽파를 대거 배치하며 정예 멤버로 나섰다.
반면 코트디부아르는 간판 공격수 디디에 드로그바의 체력 관리를 위해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공격과 중원을 모두 이끌어야 할 야야 투레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혼다의 왼발, 코트디부아르의 기세를 꺾다
상대적 전력에서 더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코트디부아르는 날카로운 측면 공격을 앞세워 일본 수비를 두드렸다. 하지만 일본은 혼다의 결정적인 '한 방'으로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전반 16분 나카토모 유토의 패스를 받은 혼다가 재치 있는 가슴 트래핑으로 수비수를 제친 뒤 강력하고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코드디부아르 골문의 상단 구석을 가르며 선제골을 터뜨린 것이다.
이로써 혼다는 일본 축구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2회 연속 득점에 성공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하지만 선제골을 내준 코트디부아르는 드로그바의 빈자리에 더욱 크게 느껴졌다.
혼다의 선제골로 앞서나간 일본은 특유의 물 흐르는 듯한 패스 축구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효과적인 협력 수비로 상대의 공을 빼앗고, 패스와 드리블과 조화를 이룬 일본의 공격에 코트디부아르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중원을 장악하던 투레는 일본의 집중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도 계속되는 공격에서 골 결정력 부족으로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하며 다소 불안한 후반전을 맞이하게 됐다.
'드록신' 드로그바의 등장, 경기장이 '술렁'
코트디부아르는 후반 16분이 되자 아껴왔던 승부수를 꺼내 들었다. 비록 36살의 노장이 되었지만 잉글랜드 첼시에서 통산 100골, 코트디부아르 대표팀에서 63골을 터뜨린 대선수 드로그바가 등장하자 경기장이 들썩거렸다.
코트디부아르의 '드로그바 효과'는 빠르고 확실했다. 드로그바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한 일본 수비진이 틈을 보이기 시작하자 먹이를 사냥하는 표범처럼 코트디부아르 공격진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코트디부아르는 후반 19분 세르주 오리에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윌프레드 보니가 반대쪽에서 헤딩으로 연결해 일본의 골문을 가르면서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동점골의 기쁨이 가시기도 전에 코트디부아르는 불과 2분 뒤 또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다시 오리에가 크로스를 올리자 이번에는 제르비뉴가 헤딩으로 연결,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2-1이라는 스코어는 양 팀 선수의 심리와 움직임을 모두 바꿔놓았다. 마음이 급해진 일본의 패스는 정교함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무리하게 돌파를 시도하다가 공을 빼앗기고 말았다.
반면 코트디부아르는 전반과 달리 느긋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자기편 문전 앞에서도 상대 공격수를 제친 뒤 공을 빼내는 여유까지 생겼다. 그럼에도 드로그바는 전반전에 벤치를 지킨 아쉬움을 풀겠다는 듯 날카로운 프리킥과 거친 돌파로 일본 수비진을 휘저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양 팀 선수들은 결과를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결국 승부는 코트디부아르의 2-1 승리로 끝이 났다. 앞서 열린 C조 경기에서 그리스를 3-0으로 완파한 콜롬비아를 만나야 하는 일본으로서는 더욱 실망스러운 역전패였다. 일본은 과연 이날 패배를 극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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