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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더 다양해진 '올림픽 원정대'가 간다

[올림픽 리포트] 기업들의 올림픽 마케팅, '응원통제' 악조건이 성공 변수

08.07.31 17:53최종업데이트08.07.3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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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대학생 배낭 응원단'이 지난 3월 대만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야구예선전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 외환은행 제공


카스 '베이징 용기 응원단' 100명, SKT '아이스박스 UCC 중계단' 60명, 외환은행 '대학생 배낭응원단' 50명, 삼성전자 '파브 원정대' 40명, 현대자동차 '현대차 올림픽 축구응원단' 40명….

2008 베이징올림픽을 맞아 각 기업들이 원정응원단 파견을 속속 준비 중이다. 그러나 이는 2년 전 열렸던 2006 독일 월드컵 당시 한국코카콜라 999명, ING생명 435명, 야후코리아 160명의 원정응원단과 비교했을 때 대폭 축소된 규모다. 중국이 지리적으로 훨씬 가깝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상부 외환은행 차장은 "당초에는 100∼200명 정도의 대규모 응원단 조직을 기획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베이징 올림픽이 통제가 많고, 단체 입장권을 구입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어서 인원을 축소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올림픽 마케팅이 다소 주춤한 상황에서, 각 기업들은 '올림픽 원정대 파견'이 '반짝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저마다의 방식으로 승부하고 있다.

4월부터 전천후 모집... 응원단 선발과정 자체가 마케팅

외환은행이 지난 3월 베이징올림픽 야구 예선전에 응원단을 파견했을 때의 모습. ⓒ 외환은행 제공


이번 올림픽 원정 응원단 중 가장 큰 규모인 카스 '베이징 용기 응원단'은 다른 기업들과 비교할 때 응원단 선발 기간도 길었고 그 선발 방식 역시 다양했다.

카스는 지난 4월부터 카스 캔에 있는 PIN번호를 입력하거나, 카스 매장을 방문한 도우미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또는 카스가 협찬하는 TV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낸 고객들 중 추첨을 통해 100명의 응원단을 뽑았다. 온-오프라인뿐만 아니라 TV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친 것이다.

이번 행사를 대행한 업체의 이은정 대리는 "응원단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이미 큰 마케팅 효과를 보았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올림픽 원정 응원단 중 가장 큰 규모인 카스 '베이징 용기 응원단'. ⓒ 카스 홈페이지


'채워라! 살아있는 용기'를 컨셉트로 하는 카스는 '젊은이의 열정과 용기'를 보여주기 위해 주로 20∼30대로 응원단을 구성했다. 대규모 응원단을 꾸린 것 역시 더욱 더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들 100명의 응원단은 오는 8월 9일부터 2박 3일 동안 중국에 머물며, 8월 10일에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이은정 대리는 "올림픽 현지 응원에서 지금까지 진행해온 카스의 '용기' 이벤트가 절정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다.

"응원단 참가자는 잠재적 고객이자 미래의 직원"

외환은행 '대학생 배낭 응원단'. ⓒ 외환은행 홈페이지


외환은행 '대학생 배낭 응원단'은 경기관람은 물론 중국문화탐방의 기회도 갖는다. 외환은행은 독일월드컵을 시작으로 지난 3월 대만에서 열렸던 베이징올림픽 야구 예선전에도 응원단을 파견했었다.

이상부 외환은행 업무협력팀 차장은 "외환은행은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해외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이고 중국에도 가장 많은 점포를 갖고 있는 만큼, 응원단 파견은 고객 사은행사인 동시에 홍보행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한 이유에 대해, 이번 행사를 대행한 업체의 이강희 이사는 "대학생들은 외환은행의 잠재고객인 동시에 미래의 직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50명의 응원단을 선발한 이 행사에는 350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들은 8월 9일 중국으로 떠나며, 4박 5일간의 경기관람과 문화탐방 후기를 외환은행 '여행클럽' 사이트를 통해 올린다.

"경기만 보는 게 아니라 중계까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공식 후원사인 SK 텔레콤은 총 60명의 '아이스박스 UCC 중계단'을 꾸렸다. ⓒ SKT 홈페이지


응원단이라기보다는 '특파원'의 이름으로 베이징으로 떠나는 이들도 있다. 대한올림픽위원회(KOC) 공식 후원사인 SK텔레콤은 총 60명의 '아이스박스 UCC 중계단'을 꾸렸다. 이들은 SBS 취재단과 함께 올림픽 경기장 안팎의 소식들을 UCC로 담을 예정이다. 다른 기업들이 비교적 짧은 일정으로 원정대를 파견하는 것과는 달리, '아이스박스 UCC 중계단'은 올림픽이 진행되는 8월 8일부터 24일까지 중국 현지에 머문다.

박종국 SKT 매니저는 "SBS가 다른 방송사와는 차별화되는 방식으로 올림픽 중계를 하기 위해 UCC관련 업체를 찾던 중, SKT UCC 사이트인 아이스박스와 함께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아이스박스 UCC 중계단'은 방송·영상 취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로 구성되었으며, 이들이 만든 UCC는 SBS방송과 아이스박스를 통해 중계된다.

중국의 '응원통제'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변수

하지만 이들 원정응원단의 활동이 순조롭지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티베트 문제, 쓰촨성 대지진과 같은 잇단 '악재'로 예민해진 중국 정부가 테러 위험을 의식해 통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14일,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는 색상과 디자인이 같은 단체 응원복을 입고서는 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다는 내용의 '경기관람규칙'을 발표했다. 한국 응원단이 많이 사용하는 꽹과리, 북 등의 악기류도 반입 제한대상에 포함됐다. 거리 응원 역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지난 23일 응원단이나 소수민족, 가족, 연인들에 대해서는 색깔이나 디자인이 같은 옷을 입는 것이 허용되었지만, 이 역시 상업적인 목적이 있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이러한 유례없는 '응원통제'는 악조건을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가 원정응원단 성공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SK텔레콤 T로밍이 공동 후원하는 '2008 베이징올림픽 특별취재팀' 기사입니다.
베이징올림픽 응원단 마케팅 응원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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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대전 : 2008 베이징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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