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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팀 세계16강 진출의 의미

한국 축구팀의 세계16강 진출이 우리에게 주는 장점과 문제점

02.06.17 13:33최종업데이트02.06.18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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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국의 축구가 세계 16강에 올랐다. 실로 48년만의 쾌거이다.
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놀라운 발전이 가져다 준 가장 큰 이익은 한국민의 “단결과 애국심 고취”에 있다고 본다.

해방 후 정치, 사회, 경제의 혼란 속에서 발발한 한국전쟁, 그리고 폐허를 복구하면서 소위 “한강의 기적”을 세계에 보였지만, 군부독재와 사회의 혼란상은 한국의 이미지를 후진국으로 끌어 내렸다고 본다.
90년대 다시금 경제의 호황으로 세계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섰지만, 겨우 몇몇 금융회사의 작전으로 말미암아 한국은 “IMF 사태”라는 구렁텅이에 빠지고 말았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팀의 승리 후 보여 준 많은 인터뷰에서 시민들은 “한국민임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그전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 사회지도층의 부패, 심한 빈부격차, 교육의 불균형 등 한국사회에 등을 돌리게 만드는 사회풍토가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에게 패배주의를 심어 주었던가. 하지만 이번 한국 축구팀의 16강 진출은 이런 비관주의 의식을 깨뜨리고, 한국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둘째, 이번 월드컵은 한국을 알리는 또 다른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 북미나 유럽 등지에서 보여지는 한국의 이미지는 우리가 안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매우 낮다. 사회/정치 후진국, 싸구려 물건이나 만드는 나라, 개고기나 먹는 야만국 정도로 알려진 동방의 작은 나라는 한국 축구팀의 16강 진출로 인하여 나라 전체의 이미지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비록 북미지역에서는 그 효과가 덜하겠지만, 유럽(실제 유럽은 아직도 우리에게 신세계이다)에서는 “한국”을 알리는 큰 광고수단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모두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명장인 히딩크 감독의 영입으로 이러한 성적을 거두었다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으로 유소년 계의 육성 없이 해외 명감독의 영입으로만 이런 성적을 거두면 된다는 안일주의에 빠지기 쉽다.

선진 외국의 가장 부러운 점 중 하나가 웬만한 초중고의 운동장은 잔디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잔디구장의 많고 적음으로 축구의 발전을 얘기할 수는 없지만, 청소년들에게 최소한의 환경조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측면에서도 학교의 잔디운동장은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본다.

또한 예상보다 월드컵의 개최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큰 이익을 보지 못할 것 같은(심지어 큰 손해를 볼 것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사실 또한 이번 월드컵의 부정적인 면이다. 일본의 단독개최가 기정 사실화되어 있을 때, 정몽준 회장의 탁월한 로비활동으로 인하여 최초의 월드컵 공동개최를 이루었지만 10여 개의 월드컵 구장 건설에 따른 비용소모, 예상보다 적은 해외 관광객 수, 피파 측의 독점적인 운영 등은 우리에게 부담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

많은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국 축구팀의 16강 진출이 주는 의미를 낙관하는 편이다. 앞으로 이러한 기회를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수천만 한국인의 단결과 한국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매우 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며…
2002-06-17 13:37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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