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시드니 올림픽, 그들만의 잔치로 끝났다

올림픽 정신에 적합한 대회였는지 의문

00.10.01 20:21최종업데이트00.10.03 10:36
원고료로 응원
시드니 올림픽이 개막한 지 15일만에 열전을 모두 마치고 화려히 폐막을 하였다. 21세기 최초, 최대의 올림픽이며 또한 최초의 환경올림픽으로 기억 될 이번 올림픽은 수많은 신기록들과 성공적인 대회운영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올림픽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도 올림픽의 기본정신에 과연 적합한 대회가 되었는지가 의문이다. 남북한 선수들이 손에 손을 잡고 동시입장하며 평화와 화해의 극적인 무대를 연출하였지만 진정한 세계평화와 인류화합의 잔치가 되기는 역부족이었다. 먼저 올림픽의 메달수를 보면 종합 10위 안에 드는 국가들 중에서 중국과 쿠바, 루마니아를 제외하고는 1위 미국을 필두로 개최국 호주, 독일, 프랑스, 이태리, 네덜란드, 영국 등은 세계 정치, 경제를 주름잡는 국가들이다. 특히 중국과 쿠바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국가들은 아이러니컬 하게도 백인국가들이다. 이번 대회 200여 참가국들 중에서 아프리카나 아시아 국가들 중 메달을 하나 이상 딴 70개 나라 중 중국, 한국, 일본을 제외하면 18개국 밖에 안되며 아프리카 대륙 국가는 단 6개 밖에 되지 않는다. 그 나마 아프리카 국가중 금메달을 딴 나라는 에티오피아와 카메룬, 케냐뿐이다. 결국 이번 대회 또한 세계 정치, 경제를 주름 잡는 나라들이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 그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올림픽에 혼신의 노력을 다 하듯이 치열한 순위 다툼을 하였고 현재 세계최강국가인 미국이 올림픽에서도 무너진 구 소련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확고한 1위자리를 차지하였다. 이번 올림픽 출전국간의 빈부격차도 국제관계를 그대로 반영하여 동티모르의 육상선수는 다 떨어진 운동화 한 켤레만을 가지고 참여했고 미국의 육상스타 "모리스 그린"은 황금으로 된 운동화를 선보였다. 단 1명의 선수만 참가한 국가도 부지기수였지만 반면 미국을 비롯한 소위 잘산다는 G7 국가들은 수백명의 선수단을 파견하여 국력을 유감없이 과시하였다. 갈수록 심해지는 올림픽의 상업성 또한 큰 문제로 대두되었다. 농구를 필두로 야구 그리고 축구마저 프로선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순수해야 할 아마추어적 올림픽정신을 흐리고 있으며 거대 방송기업들간의 방송권과 스폰서 자리를 두고 로비와 피튀기는 경쟁을 함으로써 올림픽이 진정한 의미의 지구촌 축제로 자리잡는데 장애물이 되었다. 아프리카의 르완다와 동유럽에서는 내전으로 지금도 수천, 수만의 사람들이 죽어가고 동남아와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국민들은 기근으로 쓰러져 가고 있는데 진정한 온 지구촌의 축제가 계속 이어져 갈 수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진정한 지구의 화합의 잔치가 될 수 있는지가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인종차별 문제도 큰 진전을 보지 못한채 끝이 났다. 유색인종과 비유색인종 간의 여러 경기에서 보듯이 심판의 극심한 편파판정으로 전혀 공정하지 못한 결과가 속출 하였다. 또한 인종차별이 극심한 미국이나 유럽국가들의 대다수의 선수들이 흑인이었다는 사실에 실소를 자아낸다. 그러나 위와 같은 이유로 올림픽은 중단될 수 없다, 아니 중단 되어서도 안된다. 올림픽이 진정으로 지구촌 온인류의 화합과 평화 그리고 인류공존의 잔치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메달의 색깔과 수에 모든 것을 거는 방식에서 탈피해 정말로 모두가 함께 즐기고 어울릴 수 있는 잔치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잘사는 나라 위주로 개최되는 올림픽을 대륙별 분배나 순환식 개최를 통해 모든 나라가 올림픽을 개최하고 개최를 통해 그 나라를 세계 곳곳에 알리고 문제점을 온 인류가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때가 되면 올림픽이 진정한 인류화합의 잔치로 불려질 것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연재

2000 시드니올림픽

추천 연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