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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만원→ 7만원, 세븐틴 고가 음반 논란의 진짜 문제

늘어난 음반 판매량이 소속사 매출에 끼치는 영향 커져... 부작용도 양산

24.05.11 18:59최종업데이트24.05.11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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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스트 앨범을 내놓은 세븐틴 ⓒ 플레디스

 
케이팝 대표 그룹 세븐틴이 최근 예상치 못했던 논란에 휩싸였다. 

세븐틴은 지난달 29일, 9년 간의 활동을 총집대성한 베스트 앨범 < 17 IS RIGHT HERE >과 머릿곡 '마에스트로'를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해당 음반은 발매 첫 주에만 무려 296만 장의 판매량을 기록할 만큼 글로벌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지난 7일부터 시장에 유통되기 시작한 해당 음반의 디럭스 버전 가격이 지나치게 고가로 책정되어 팬들의 불만을 자아냈다. 당초 정식 판매가 진행되기 전 알려졌던 판매가는 무려 17만 800원이었다. 이를 두고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뒤늦게 소속사 측이 "운영상의 오류로 인해 최종 가격이 아닌 최초에 기획한 가격으로 유통처에 잘못 안내되어 판매 페이지 내 가격 표기 오류가 발생하게 됐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소속사는 음반 값을 6만9500원으로 수정했다.  

음반 시장, 뒤늦은 호황기
 

세븐틴 '17 IS RIGHT HERE' 디럭스 버전 ⓒ 플레디스

 
음반 및 음원 판매량을 집계하는 서클차트(구 가온차트)의 연간 순위를 살펴보면 과거 2011~2015년까지만 하더라더 실물 음반을 30~40만 장 정도 팔아치우면 그해 단일 음반 최다 판매를 기록하곤 했다. 그런데 2016년을 기점으로 CD로 대표되는 음반의 판매고는 급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100만 장 이상 팔아치운 밀리언셀러 음반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

이와 같은 변화는 해외 시장 수출물량의 급증, 팬덤 규모의 확대 등이 영향을 끼친 결과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음반 판매는 소속 회사 매출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게 됐다. 이제는 음반이 음악 감상의 수단이 아니라 소장 및 수집의 목적으로 변화한 것이다. 화려한 디자인과 패키지, 포토카드와 포스터 등의 내용 구성은 물론 여러 버전의 음반을 발매하다 보니 중복 구매의 비중도 높아졌다.   ​

세븐틴이 소속된 레이블 플레디스를 보유한 하이브만 하더라도 올해 1분기 음반 및 음원 매출액은 총 1451억 원으로 음반 매출 비중은 50%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매출액이 3609억 원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각 소속사로선 음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면서 정성을 쏟고 있다.  

초기 책정가 17만원... 비싸도 너무 비쌌다

세븐틴의 경우로 다시 돌아가보자. 지난주 음원과 동시에 발매가 이뤄진 실물 음반의 경우 인터넷 쇼핑몰 기준, 위버스 앨범 버전은 1만1600원(최저)였다. 또한 실물 CD의 경우 1만5900원부터 3만8900원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었다. 그동안 발표했던 이들의 대표곡을 2장의 음반에 나눠 담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합당한 선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디럭스 버전에 무려 17만 원이라는 가격이 매겨지자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주요 쇼핑몰을 통해 소개된 디럭스 음반의 상품 구성을 살펴보면 CD 2장을 비롯해서 포토북, 아카이빙 북, 가사지 등 책자가 각각 1개씩이 담겨졌고 그밖에 포스터, 스티커, 키링 13개, 포토카드 17장 등이 포함됐다.   ​

기존 음반 대비 구성품이 풍성하다고 하지만 몇 배 이상의 비싼 가격에 팬들은 의문을 제기했고 결국 소속사 측은 '가격 오류'라는 해명과 사과를 내놓았다.  

하지만 소속사의 "운영상의 오류로 인해 최종 가격이 아닌 최초에 기획한 가격으로 유통처에 잘못 안내되었다"라는 해명을 두고도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이미 초기 단계부터 초고가의 가격을 염두해 두었다는 점에서 불만을 내비치는 팬들이 적지 않다. 

늘어난 음반 판매량, 부작용도 동반 상승
 

최근 SNS X (구 트위터)에 일본 도쿄의 시부야 거리에 그룹 세븐틴의 새 앨범이 잔뜩 방치돼 버려져 있는 사진이 공개되어 충격을 안겨줬다 ⓒ SNS 캡쳐 사진

 
​음반 판매량 증가는 분명 업계로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만큼 많은 금액이 케이팝 산업에 몰리고 있음을 보여준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잡음도 커지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구입한 앨범이 헐값에 중고 거리되거나 버려지는 일도 흔한 풍경이 됐다.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 X (구 트위터)에 한 일본인 사용자가 일본 도쿄 시부야 거리에 세븐틴 새 음반이 대량 버려진 사진을 올려 충격을 준 바 있다.   

환경 오염에 대한 쓴 소리도 나온다. 규격화된 플라스틱 케이스, 북클릿 종이, CD로 채워졌던 전통적인 음반과 다르게 요즘 판매되는 케이팝 음반들은 별도의 박스 제작을 비롯해서 다앙한 소재를 총동원한 구성물로 '팬시상품'화 됐다.    

이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플라스틱이 사용된다. 2022년 음반 판매량 기준으로 대략 100톤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추정치)가 음반 제작 과정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결코 쉽게 넘길 수 있는 수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음반 제작사가 함께 고민하고 머리를 맞대야 하는 시점이다. 
세븐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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