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중동의 복병 바레인을 물리치고,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을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바레인을 상대한다.
 
약체지만 만만히 볼 수 없는 바레인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황희찬이 2023 아시안컵 바레인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황희찬이 2023 아시안컵 바레인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클린스만호는 지난 3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 뒤 10일 카타르 도하에 입성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한국은 23위로 바레인(86위)보다 크게 앞서있다. 바레인은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 경력이 없으며, 아시안컵 최고 성적은 2004년 대회에서 기록한 4위 기록이다. 상대 전적에서도 11승 4무 1패로 한국이 절대적인 우위를 보인다.
 
하지만 유일한 1패는 지난 2007년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나왔다. 김두현의 선제골로 리드한 한국은 바레인에 2골을 내주며 역전패한 기억이 있다.
 
2019 아시안컵 한국vs바레인 당시 한국은 2019 아시안컵 16강전에서 바레인과 연장에서 간신히 승리한 바 있다.

▲ 2019 아시안컵 한국vs바레인 당시 한국은 2019 아시안컵 16강전에서 바레인과 연장에서 간신히 승리한 바 있다. ⓒ 대한축구협회

 
 
가장 최근 맞대결은 파울루 벤투 전임 감독이 이끌던 2019년 아시안컵이다. 당시 16강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김진수의 결승골로 간신히 2-1로 승리한 바 있다. 바레인전에서 너무 많은 체력을 소진한 여파 탓인지 8강에서 카타르에 0-1로 패하며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현재 바레인은 후안 안토니오 피찌 감독이 이끌고 있다. 칠레의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지휘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이집트를 물리치고, 24년 만의 1승을 거두는 데 기여했다.
 
바레인의 팀 콘셉트는 선수비 후역습이다. 4-1-4-1, 4-2-3-1, 3-5-2 등 다양한 포메이션을 가동하지만 수비에 치중하는 전략을 주로 내세운다.
 
이번 아시안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레인 선수 26명 가운데 3명만 해외에서 활약 중이다. 이 가운데 194cm의 장신 공격수 압둘라 유수프 헬랄이 경계 대상 1호로 꼽힌다. 뛰어난 신체 조건과 유연한 움직임이 장점인 그는 체코 1부리그 믈레다 볼레슬라프에서 올 시즌 18경기에 출전해 4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첫 경기부터 발생한 부상 주의보
 
클린스만호는 지난달 28일 26인 최종 명단을 발표할 때만 해도 단 한 명의 부상자 없이 100% 전력을 가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카타르 현지 훈련 도중 황희찬, 이재성, 김진수가 부상을 당했다. 이재성은 경미한 타박상으로 알려진 것에 반해 황희찬은 왼쪽 엉덩이 근육, 김진수는 왼쪽 종아리 근육에 불편함을 느끼면서, 이번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 결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장 대회 초부터 스쿼드 운용에 있어 비상이 걸린 것이다. 김진수가 포진하는 왼쪽 풀백은 클린스만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는 이기제의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만약 이기제가 경기 도중 교체 아웃 될 경우 오른쪽 풀백인 설영우가 왼쪽으로 이동하고, 빈 자리를 김태환이 채울 수 있다.
 
무엇보다 황희찬의 부재는 여러모로 아쉽다. 밀집 수비를 들고나올 바레인을 상대로 황희찬의 저돌적인 일대일 돌파는 반드시 필요한 공격 옵션이었기 때문이다. 또,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 순위 6위에 오를 만큼 골 결정력까지 장착한 황희찬을 완벽하게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바레인전에서는 정우영, 양현준, 문선민 등 유능한 백업 자원들로 하여금 시원한 공격을 기대해봄직 하다. 상황이 여의치 않을 시 손흥민의 왼쪽 이동도 가능할 뿐만 아니라 오른쪽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은 이강인이 황희찬의 자리에서 뛸 수 있다.

바레인전 대량 득점 승리 노린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황희찬이 2023 아시안컵 바레인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황희찬이 2023 아시안컵 바레인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동안 한국 축구는 1960년 2회 대회 우승을 마지막으로 64년 동안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었다. 이번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부쩍 높은 이유는 어느 때와 비교해 역대급 선수진을 갖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한국 대표팀의 2023 아시안컵 최종 명단 26명 가운데 유럽파만 무려 12명이다. 역대 아시안컵을 통틀어 가장 많은 유럽파가 출전한다.
 
우승으로 가려면 총 7경기를 치러야 한다. 1차전부터 삐끗하면 토너먼트까지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국의 역대 아시안컵 조별리그 첫 경기 성적은 5승 6무다. 패배는 없지만 승리가 무승부보다 적었던 것은 이례적이다.

1996년부터 2007년 대회까지는 4회 연속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비긴 바 있다. 하지만 2011, 2015, 2019년 대회에서는 승리를 챙겼다.
 
특히 바레인과의 첫 경기에서 대량 득점 승리는 필수다. 조1위를 조기 확정지어야만 마지막 3차전에 대한 부담을 줄이게 된다. 부분적인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컨디션을 조절한 뒤 16강 토너먼트부터 좀 더 수월하게 임할 수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빠르고 직선적이면서 공격 숫자를 늘려 최대한 많은 골을 넣는 것을 선호한다. 밀집 수비를 깨뜨리려면 이른 시간 선제골을 넣어야 한다.
 
지난 11경기에서 클린스만호의 성적표는 6승 3무 2패. 24득점 6실점으로 경기당 평균 2골 이상을 터트린 바 있다. 아시아 국가와의 전적도 5전 전승, 16득점 무실점을 기록했다. 사우디 아라비아, 이라크 등 중동 국가와의 평가전을 통해 미리 예방 주사를 맞은 바 있다.
 
비록 바레인전에서 황희찬의 결장이 유력하지만 클린스만호 최다 득점자(6골)이자 주장 손흥민의 발 끝이 예리하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2골 5도움으로 절정의 골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이강인의 창조적인 플레이, 조규성의 제공권 능력까지 더해진다면 바레인전에서 시원한 승리를 기대할 수 있겠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아시안컵 클린스만 손흥민 황희찬 바레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