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한팀으로 출격 11일 피겨 국제 단체전 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 팀 트로피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출국 전 김포공항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대회는 한국 첫 출전이다. 왼쪽부터 차준환, 이해인, 김예림, 이시형.

▲ 한국 피겨, 한팀으로 출격 11일 피겨 국제 단체전 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 팀 트로피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출국 전 김포공항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 대회는 한국 첫 출전이다. 왼쪽부터 차준환, 이해인, 김예림, 이시형. ⓒ 연합뉴스

 
'즐기러 간 무대', 역시 부담감을 덜어낸 한국 피겨 선수들이 시즌 베스트 기록을 써내고 있다. 첫 출전한 월드 팀 트로피에서 첫 출전 만에 메달을 따내기에도 충분한 기세다.

13일부터 일본 도쿄 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피겨스케이팅 월드 팀 트로피. 올림픽 단체전과 더불어 피겨 스케이팅 세계 무대에서 열리는 단 둘 뿐인 국가대항전인 월드 팀 트로피에서 한국 선수들이 선전을 펼치고 있다. 

14일까지의 경기를 포인트를 합산해 나온 성적은 75포인트. 한국은 일본을 한 점 차로 물리치고 미국의 90포인트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김예림이 프리 스케이팅에서 선보인 '인생 연기', 그리고 이해인이 우상이었던 사카모토 카오리를 누르고 프리 스케이팅 1위에 오른 것이 큰 요인이었다.

이어지는 시즌 베스트... 모두가 웃었다

13일 열린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차준환은 이날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쇼트 프로그램 점수에서 100점을 넘기는 기록을 써낸 데다, 지난 세계선수권에서 세운 개인 최고점도 한 달 만에 경신했다. 차준환은 마이클 잭슨 메들리에 맞추어 펼친 쇼트 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 54.70점, 예술점수 46.63점을 합쳐 101.33점을 받아 2위를 기록, 11포인트를 받았다.

이시형 역시 77.24점을 기록해 10위로 랭킹포인트 3점을 더 기록했다. 이시형과 차준환의 활약 속에 한국은 남자 싱글 쇼트에서 14점을 가져갔다. 이시형과 차준환은 15일 펼쳐지는 프리 스케이팅에서 메달을 마지막으로 가린다.

여자 선수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13일 펼쳐진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이해인은 기술 점수 41.00점과 예술 점수 35.90점을 합쳐 76.90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가장 큰 활약을 펼친 일본의 사카모토 카오리가 점프 실수를 범하며 이해인은 1위로 올라서며 12포인트를 가져갔다.

이해인은 14일 열린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쾌조의 경기력을 펼쳤다. 시즌 초 입고 나왔던 경기복을 다시 차려입은 이해인은 프리 스케이팅에서 완벽한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해인은 기술 점수 76.11점과 예술 점수 72.46점을 합쳐 148.57점을 기록, 프리에서도 1위를 가져갔다. 이해인은 홀로 24점을 따내는 활약을 펼쳤다.

김예림은 자신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 투혼 끝 극복을 거뒀다. 김예림은 쇼트 프로그램에서 62.65점을 기록, 7위를 기록했지만 프리 스케이팅에서 클린에 가까운 연기를 펼치면서 143.59점을 만들며 3위에 올랐다.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김예림은 링크 위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월드 팀 트로피로 시니어 무대에 첫 데뷔한 아이스댄스의 임해나-예콴 조는 13일과 14일 각각 펼쳐진 리듬 댄스와 프리 댄스에서 모두 6위를 기록, 총 14포인트를 가져갔다. 팀 트로피로 '데뷔전'을 치른 페어의 조혜진-스티븐 애드콕 조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6위를 기록, 15일 프리 스케이팅을 치른다.

"우리가 우리를 과소평가했구나 싶었다"

김예림 선수는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이번 시합을 축제의 분위기로 선수들이 다 같이 즐겁게 준비한 것 같다"며, "그래서 너무 부담갖지 말고 조금 더 즐기면서 목표를 '응원상'으로 잡기도 했다."고 대회 출전 소감을 밝혔다. 특히 김예림은 "우리 선수들이랑 함께 팀으로 참가하니 팀에서 주는 힘과 믿음, 에너지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며 웃었다.

특히 김예림은 "세계선수권이 끝난 이후 개인적인 충격도 컸고,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며, "그래서 훈련 때 마음이 잡히지 않아 힘들었지만, 오늘 이렇게 다시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게 되어 감동이 컸다"며 프리 스케이팅을 마친 후 흘린 눈물의 의미를 전했다.

김예림은 예상 밖 높은 순위에 대해 "중간 순위가 2등이어서 우리도 놀랐다"면서, "우리가 우리를 과소평가했구나 싶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선수들 모두 자부심을 갖고, 경기에 임하고, 그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해인 선수 역시 이번 대회가 만족스럽다. 이해인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이전까지는 경쟁이어서 함께 경기에 나서도 따로따로 있는 기분이었다"라면서, "이번에는 팀이 잘해야 하니까 편안하게 우리끼리 응원했다"며 웃었다.

특히 이해인은 '즐기면서'도 자신의 퍼스널 베스트를 갱신하는 성과를 냈다. 이해인은 "시즌 초 입은 의상으로 한 번이라도 잘 하고 싶었다"면서, "그런데 마지막 대회에서 이 의상으로 잘 하게 되어 좋은 기억이 되었다"며 웃었다. 그러며 이해인은 "솔직히 아무런 기대도 안 했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주장' 차준환 선수의 소감은 어떨까. 그는 "두 번째 단체전에 나섰지만, 평창 올림픽 때는 도핑 검사 탓에 응원도 제대로 못 해서 처음이나 다름 없다"며, "무엇보다 자랑스러운 것은 첫날부터 선수들이 즐기면서 그동안 연습한 것을 다 보여준 것이다. 그래서 모토였던 즐기는 경기를 만든 것 같아 자랑스럽다"며 웃었다.

차준환은 "팀 트로피를 재밌게 즐길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해외 선수들, 한국 선수들 모두 뭉쳐서 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그래서 서로 케미가 잘 맞은 덕분에 오늘 경기도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며 차준환은 피겨 팬들의 인기를 모은 '응원전'에 대해서도 말했다. "재밌게 준비했다"면서, "팀 트로피 소개 영상도 직접 만들었는데, 선수들끼리 아이디어도 많이 냈고 응원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각자의 캐릭터를 살려 응원하면 재밌지 않을까 싶어 그 점을 살려 준비했다"며, "그만큼 응원도 재밌게 잘 나온 거 같다"고 만족해 했다.

모든 경기를 끝낸 여자 선수들, 아이스댄스 선수들은 15일 펼쳐지는 경기에서 '응원전'을 펼친다. 그런 선수들의 응원 속에서 차준환·이시형·조해진-스티븐 애드콕이 펼칠 활약이 기대된다. 월드 팀 트로피에 나서는 선수들의 경기는 오후 3시부터 SBS Sports에서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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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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