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수 현 SM 공동대표

이성수 현 SM 공동대표 ⓒ 이성수 대표 유튜브 캡처


이성수 현 SM 공동대표가 이수만 SM 전 총괄프로듀서를 공개 저격해 파장이 일고 있다.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하이브 측이 16일 SM 이사진을 발표한 가운데, 같은 날 이성수 SM 공동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SM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이성수 성명 발표_1차'라는 제목의 약 28분 분량의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이 대표는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역외탈세 의혹을 비롯해,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 욕심과 에스파의 컴백이 밀린 이유를 연결하여 설명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첫 성명 발표를 시작으로 앞으로 14차례에 걸쳐 이 전 총괄프로듀서에 관한 성명 발표를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SM 제국의 황제 이수만', '해외판 라이크기획 CTP', '이수만 일가를 위해 희생당한 자회사들', '이수만 + 하이브 = 적대적 M&A', 'SM을 헐값에 집어삼키려는 포식자 000' 등 14가지의 목차도 함께 공개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저희 SM이 어떻게 지금 이 상황에 이르게 됐는지 여러분들 앞에서 소상히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이수만 선생님, 오늘 발표 중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대표는 첫 폭로 영상에서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가 지난 2019년 홍콩에 'CT 플래닝 리미티드(CT Planning Limited)'라는 회사를 자본금 100만 달러로 설립했다고 밝히며 "이 회사는 이수만 100% 개인회사로, '해외판 라이크기획'이다. 이수만은 SM과 해외 레이블사 간의 정산 전에 6%를 선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해외를 거치는 이상한 구조는 이수만이 한국 국세청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한 것은 아니겠느냐. 맞지 않는 거래를 통해 홍콩의 CTP로 수익이 귀속되게 하는 것, 이것은 전형적인 역외탈세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CTP와 해외 레이블사 간의 앞선 계약은 작년 연말 종료된 'SM-라이크기획' 간의 프로듀싱 계약과는 무관하게 지금도 살아 있고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 겸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천228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원래 SM 1대 주주인 이수만의 지분율은 18.46%로, 하이브는 이번 거래로 단숨에 최대 주주에 등극한다. 사진은 10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앞.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 겸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천228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원래 SM 1대 주주인 이수만의 지분율은 18.46%로, 하이브는 이번 거래로 단숨에 최대 주주에 등극한다. 사진은 10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앞. ⓒ 연합뉴스


이 대표의 폭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월 20일께로 예정돼 있던 SM 소속 걸그룹 에스파의 컴백이 밀린 이유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때문이라고 밝히며 "이수만이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팀과 유영진 이사에게 SM에서 나올 모든 주요한 곡 가사에 나무심기,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투영하라고 지시했다"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그룹 에스파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나무심기를 투영한 가사를 넣은 노래를 부를 것을 지시한 것"이라며 "나무심기, 서스테이너빌리티, ESG를 표방한 메시지, 새로운 시장 개척과 문화 교류를 외치는 이면에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권 관련 욕망이 있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이수만이 주장하는 뮤직시티 건설에는 카지노가 연결돼있다. 이수만은 심지어 많은 관광객이 카지노와 페스티벌을 더욱 신나게 즐길 수 있도록 대마 합법까지 운운하는 것을 여러 사람이 듣고 목격했고 말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에스파 멤버들이 속상해하고 울컥해 있다"면서 "이러한 엉뚱한 디렉션으로 인해 그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콘텐츠가 나오게 되었고, 저희 공동대표는 에스파를 위해 이번 곡에 대한 발매를 취소해야 한다고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하이브 "ESG 관련 캠페인 세부 내용, 전달 못 받아"

이러한 폭로에 하이브 측은 "이 전 총괄의 해외 프로듀싱 허용은 SM엔터테인먼트와는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프로듀싱을 의미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해외 프로듀싱 업무 수행이 SM과 연계되어 진행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중략) 당사는 이 전 총괄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전 총괄이 CTP라는 회사를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CTP가 SM과 계약이 체결되어 있다는 내용도 전달 받은 바 없습니다. 그리고 당사가 인지하지 못하는 거래관계가 있을 경우를 대비하여 미처 인지하지 못한 거래관계가 발견되는 경우, 이 전 총괄이 이를 모두 해소하도록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하이브 측은 "이 전 총괄의 국내 프로듀싱을 3년으로 제한하는 것은 겸업금지에 관한 관행적인 내용이며, 3년이 경과한다고 SM으로 복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또한, "당사는 이 전 총괄과 SM 간의 거래 관계가 없음을 전제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였다"라고 알렸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1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1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나무심기에 관한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선  "이 전 총괄이 SM에서 추진하는 ESG 관련 캠페인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전달받지 못해서 알지 못한다"라면서 "해당 캠페인이 추진하고자 하는 ESG 활동의 범위 등이 사전에 구체적으로 상호 협의되어야하므로 세부 내용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라고 전했다.   

앞서 하이브는 사내이사 후보자로 이재상 하이브 아메리카 대표와 정진수 하이브 최고법률책임자,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을 포함해 3명을 제안한 상태다. 반면, SM 현 경영진은 아직 주주제안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SM 현 경영진과의 표 대결이 예상된다.

한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아직 직접적인 대응에 나서진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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