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트롯2', '불타는 트롯맨'의 한 장면

'미스터트롯2', '불타는 트롯맨'의 한 장면 ⓒ TV조선, MBN

 
종편 예능의 간판,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뜨거운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TV조선 <미스터트롯2>, MBN <불타는 트롯맨>이 지난 12월 같은 주에 방영을 시작하면서 어느새 4회까지 소화했다. 연세 높은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인기 몰이를 해왔던 트로트 경연 예능은 특히 TV조선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고 이에 후발 주자 MBN이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을 취해왔다.

쉼 없이 진행된 오디션 예능 및 트로트 소재 프로그램에 대한 피로감을 지적하며 "이번엔 고전하지 않겠나?"라는 예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었지만 막상 방송 시작과 더불어 두 프로그램 모두 인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각각 20%, 10% 정도의 전국 시청률을 무난히 달성하면서 중장년층 시청자들을 TV앞으로 불러 모았다.

황영웅-에녹, 박지현-황민호 등 깜짝 스타 부각
 
 '불타는 트롯맨' 황영웅, '미스터트롯2' 박지현

'불타는 트롯맨' 황영웅, '미스터트롯2' 박지현 ⓒ MBN, TV조선

 
각각 예선전을 끝내고 팀 미션을 거쳐 1대1 데스매치를 앞두고 있는 이들 트로트 오디션 모두 방영 초반 깜짝 스타들을 속속 발굴하고 있다. 먼저 화요일에 방영중인 <불타는 트롯맨>에선 무명의 신예 황영웅, 뮤지컬 배우 에녹 등이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방의 여러 가요제 우승 경력자지만 황영웅은 자동차 부품 생산 업체에서 근무하다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대학로 뮤지컬계의 스타 에녹은 다른 장르에 도전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반면 기성 가수들이 대거 출전한 <미스터트롯2>에선 박지현, 황민호 등이 첫 Top3에 이름을 올리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20대 젊은 나이에도 구성지게 옛가락을 소화하는 박지현은 <미스, 미스터트롯> 시리즈 사상 최단 시간 올하트를 받았고 예선전 전체 1위에도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겨우 10살에 불과한 황민호는 '리틀 싸이'로 불리는 형 황민우와 참가해 주목을 받았고 쟁쟁한 가수들을 제치고 2위까지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기성 가수 vs 신예'로 차별화 도모
 
 '미스터트롯2', '불타는 트롯맨'의 한 장면

'미스터트롯2', '불타는 트롯맨'의 한 장면 ⓒ TV조선, MBN

 
냉정히 말해 <미스터트롯2>와 <불타는 트롯맨> 모두 이전에 치른 경연 예능과 내용 면에선 큰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 각 개인 별 예선을 통과한 사람끼리 팀을 짜서 단체 미션을 수행하는 것 역시 판박이다. 상금 규모를 키우고 적립 방식을 바꾸는 등의 시도가 있지만 이는 프로그램 구성과는 별개의 일이다. 시청자들이 직접 느끼는 사항은 역시 출연진 및 경연 내용에 달려있다.

<미스터트롯2>는 박서진, 진해성, 나상도 등 이미 활발히 활동중인 기성 가수들의 참가로 바람몰이를 일으키고 있다. 이미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덕분에 공식 영상 속 댓글, 관련 커뮤니티 게시물에서 응원글을 발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네이버 콘텐츠 크리에이터' 등 각종 검색 관련 통계 수치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프로그램 화제성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반면 <불타는 트롯맨>는 다소 생소한 인물로 출연진을 구성, 다른 형태의 바람몰이를 하고 있다. 사연이나 빼어난 실력에 주목하는가 하면 대학로 실력파 뮤지컬 배우 에녹은 주부 시청자들의 진진한 지지를 받고 있다. 여기에는 신선함이라는 요소가 크게 작용한 듯 보인다. 

차별화 없는 형식... 지나친 경쟁 속 과열 분위기
 
 '미스터트롯2', '불타는 트롯맨'의 한 장면

'미스터트롯2', '불타는 트롯맨'의 한 장면 ⓒ TV조선, MBN

 
OTT 보단 본방 시청 비중이 높은 연령대 특성을 감안하면 분명 양사의 트로트 오디션은 시청률 측면에선 성공적이다. 그런데 몇가지 문제점도 목격되고 있다.

가장 큰 아쉬움은 과거와 달라진 것 없는 진행 방식이다. 개인전→단체전→1대1 데스매치로 이어지는 경연 구성은 판박이나 다름이 없다. 기존 <미스터트롯> 제작진이 <불타는 트롯맨>으로 자리를 옮겨 만들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미스터트롯2> 또한 변화를 주기 보단 기존 방식의 유지에만 머무르고 있다. 

10여명 이상의 심사위원이 등장하지만 사실상 평가는 몇몇 고참 트로트 가수 및 작곡가들의 몫이고 비가수 연예인들은 관행적으로 합격 버튼만 누른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이밖에 <미스터트롯2>에선 참가자 박지현이 월등한 기량에도 심사위원 장윤정과 같은 소속사라는 점에서 일부 시청자 사이 논란이 되고 있다. 

때론 신경전도 목격된다. 이번주 TV 조선은 화요일 밤에 <미스터트롯2 미공개 올하트 스페셜>를 편성해 MBN에 맞불을 놓았다. 그 결과 <불타는 트롯맨>은 전주 대비 소폭의 시청률 하락을 겪었다. 반대로 MBN은 목요일 밤에 <불타는 트롯맨> 재방송을 편성하면서 반격을 벌인다. 미방분 vs 재방송이라는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경쟁사 프로그램을 향한 서로 간의 태클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일부 과몰입 시청자들의 행동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네이버 TV, 유튜브 등에 공개된 경연 영상 및 관련 게시물이 올라온 블로그에는 대개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댓글이 중심을 이루곤 한다. 그런데 몇몇 분들은 심사위원, 경쟁 출연자들에 대한 비방 혹은 상대 프로그램에 대한 안 좋은 내용의 글을 올리거나 상호 말다툼을 벌이면서 불쾌감을 조성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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