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손흥민이 16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안면 보호대를 착용한 채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손흥민이 16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안면 보호대를 착용한 채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은 '부상 월드컵'이라는 부제를 붙여도 될 만큼 각 나라의 주력 선수들이 많은 부상에 허덕이고 있다. 실제로 전 대회 우승팀 프랑스의 폴 포그바(유벤투스FC)와 은골로 캉테(첼시FC)를 비롯해 아르헨티나의 미드필더 지오바니 로셀소(비야레알 CF),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포르투갈의 스트라이커 디오구 조타(리버풀FC) 등이 부상으로 이번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힘들게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도 월드컵 출전이 끝내 좌절된 선수들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세네갈의 절대적인 에이스 사디오 마네(바이에른 뮌헨 FC)다. 마네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 도중 종아리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세네갈은 마네를 최종엔트리에 포함시키면서 회복을 기다렸지만 결국 마네는 수술을 받기로 하면서 월드컵 출전이 최종적으로 불발되고 말았다.

사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한국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FC) 역시 안면부상으로 수술을 받았지만 마스크를 쓰고라도 경기 출전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선수에게 '몸이 재산'이라는 것은 선수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지만 월드컵 출전은 선수생활을 하면서 자주 찾아오는 기회가 아니다. 적지 않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무릅쓰고 일생일대의 중요한 경험이 될 수 있는 월드컵 출전을 강행하려 하는 이유다.

두 번째 영광 노리는 벨기에 최고 스트라이커
 
플젠 상대 골 넣은 루카쿠… 인터 밀란, UCL 16강 진출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 밀란의 로멜루 루카쿠(29·벨기에)가 10월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5차전 빅토리아 플젠(체코)과의 경기 후반 42분에 팀의 4번째 골을 넣은 뒤 손뼉을 치며 기뻐하고 있다. 인터 밀란은 이날 플젠을 4-0으로 제압, 잔여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UCL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 플젠 상대 골 넣은 루카쿠… 인터 밀란, UCL 16강 진출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 밀란의 로멜루 루카쿠(29·벨기에)가 10월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5차전 빅토리아 플젠(체코)과의 경기 후반 42분에 팀의 4번째 골을 넣은 뒤 손뼉을 치며 기뻐하고 있다. 인터 밀란은 이날 플젠을 4-0으로 제압, 잔여 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UCL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 AP=연합뉴스

 
191cm 103kg. 사실 체격조건만 보면 축구보다는 복싱이나 종합격투기 헤비급에 더 어울릴 법한 선수다. 하지만 벨기에의 스트라이커 로멜루 루카쿠(FC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는 엄청난 거구임에도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드리블, 그리고 침착한 마무리 능력까지 겸비한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다. 실제로 첼시 이적 초기에는 첼시 구단 역사상 최고의 스트라이커 디디에 드록바를 연상케 한다는 의미로 '아기 드록바'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

2014년 브라질 월드컵부터 벨기에 대표팀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루카쿠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2경기 연속 멀티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경쟁에 뛰어 들었다. 루카쿠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6경기에 출전해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6골의 해리 케인(잉글랜드), 4골 2도움의 앙투안 그리즈만(프랑스)에 이어 브론즈 부트를 수상,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로 도약했음을 증명했다.

루카쿠는 2021년에 열린 유로 2020 대회에서도 조별리그에서만 3골을 터트렸고 벨기에가 8강에서 이탈리아에게 패해 탈락했음에도 대회 베스트11에 선정되며 유럽 정상급 공격수의 위용을 과시했다. 하지만 루카쿠는 지난 8월 발목과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최근 2개월 동안 재활에만 전념했다. 대표팀 합류 전 세리에A 경기에서 득점포를 재가동했지만 월드컵에서도 좋은 기량을 유지할 거라고 장담하긴 힘들다.

벨기에의 공격진에는 에덴 아자르(레알 마드리드FC),드리스 메르턴스 갈라타사라이 SK) 등 축구팬들에게 익숙한 스타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중앙 스트라이커 자원은 아직 큰 대회에서 이렇다 할 실적이 없는 미시 바추아이(페네르바흐체 SK)와 2000년대에 태어난 젊은 선수들 밖에 없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과 벨기에의 축구팬들이 벨기에 대표팀의 A매치 최다득점(68골) 선수 루카쿠의 빠른 회복과 활약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이유다.

브라질의 '만능 재주꾼' 카타르행 꿈 이뤘다

역대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이면서도 2002년 한·일 월드컵 우승 이후 결승무대조차 밟지 못했던 브라질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20년 만에 6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실제로 네이마르 주니오르(파리 생제르맹FC)에게 크게 의존했던 지난 두 대회와 달리 이번 대회에는 공격진에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호드리구(이상 레알 마드리드), 가브리엘 제주스(아스날FC), 하피냐(FC 바르셀로나) 등 화려한 스타선수들이 대거 포진돼 있다.

이번 브라질 대표팀에는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될 뻔했다가 극적으로 합류한 선수가 있다. 바로 손흥민의 팀 동료이자 지난 여름 브라질과 토트넘의 한국투어 때 친근한 매력으로 축구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히샬리송(토트넘)이 그 주인공이다. 히샬리송은 뛰어난 피지컬과 운동능력을 앞세운 헤더가 뛰어나고 손흥민처럼 양발을 모두 잘 쓰는 선수다. 최전방은 물론 윙어로도 활약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능력도 겸비했다.

주전으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지만 경기 후반에 투입하는 '조커'로도 활용가치가 매우 큰 히샬리송은 A매치 38경기에서 17골을 터트리며 브라질 대표팀의 붙박이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히샬리송은 월드컵을 약 한 달 앞둔 지난 10월 16일 에버튼FC와의 경기에서 후반 초반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교체됐다. 히샬리송은 교체 후 월드컵 출전이 좌절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락커룸에서 굵은 눈물을 쏟아냈다.

하지만 히샬리송은 착실한 재활로 부상에서 빨리 회복했고 브라질의 치치 감독은 지난 8일 발표한 카타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히샬리송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히샬리송 역시 지난 13일 리즈 유나이티드 FC와의 홈경기를 통해 그라운드에 복귀하며 월드컵 출전을 자축했다. 부상을 극복하고 극적으로 카타르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히샬리송이 자신의 첫 번째 월드컵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에릭센이 보여줄 인간승리 드라마 결말은?
 
 2020년 9월 8일 UEFA 네이션스 리그 덴마크 대 잉글랜드, 덴마크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경기 모습.

2020년 9월 8일 UEFA 네이션스 리그 덴마크 대 잉글랜드, 덴마크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경기 모습. ⓒ 로이터/연합뉴스

 
2021년 6월 13일 유로2020 조별리그 1차전 필란드전에서 전반 40분 경 사이드라인에 있던 한 선수가 갑자기 쓰러졌다. 덴마크의 에이스이자 핵심 미드필더, 그리고 토트넘 소속으로 손흥민과도 약 5년간 호흡을 맞추며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크리스티안 에릭센(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이었다. 경기 도중 갑작스런 심정지가 온 에릭센은 응급치료 후 병원으로 실려갔고 결국 유로2020의 잔여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처음 경기장에서 쓰러졌을 때만 해도 목숨이 위태로웠던 에릭센이 선수생활을 지속하기는 힘들 거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에릭센은 자동 제세동기(심장에 전기충격을 줘서 정상리듬을 회복하는 데 사용되는 장치)를 심는 수술을 받은 후 빠르게 복귀를 준비했다. 비록 에릭센이 뛰고 있는 세리에A는 제세동기를 설치한 선수의 활동을 금지시켰지만 에릭센은 올해 1월 브랜트포드FC로 이적하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했다.

2021-2022 시즌 11경기에 출전해 1골 4도움을 기록하며 '클래스'를 증명한 에릭센은 지난 7월 명문구단 맨유로 이적했다. 에릭센은 맨유에서 13경기에 출전해 1골 4도움을 기록하며 러버풀의 앤드류 로버트슨, 레스터시티FC의 제이미 바디 등과 함께 도움 공동 7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지난 3월 유로2020 이후 9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에릭센은 네덜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 복귀골을 기록하며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도 무난히 포함됐다.

덴마크는 에릭센이 조별리그 40분 밖에 뛰지 못한 지난 유로 2020 대회에서 4강에 진출하며 크게 선전했다. 하지만 에릭센은 여전히 덴마크 대표팀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다른 선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같은 조에 포함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가 주축 선수들의 부상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대표팀의 상징 에릭센이 합류한 덴마크는 이번 대회에서 축구팬들의 예상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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