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이강인이 친정팀 발렌시아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한 이후 두손을 올리며 미안함의 표시를 보이고 있다.

▲ 이강인 이강인이 친정팀 발렌시아를 상대로 득점에 성공한 이후 두손을 올리며 미안함의 표시를 보이고 있다. ⓒ 마요르카 트위터 캡쳐


이강인(마요르카)가 친정팀 발렌시아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리그 2호골을 신고했다. 

마요르카는 23일 오전 1시 30분(한국 시각) 스페인 발렌시아 에스타디오 데 메스타야에서 열린 2022-23 스페인 라 리가 11라운드 발렌시아 원정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승점 3을 챙긴 마요르카는 3승 3무 5패(승점 12)를 기록, 15위에서 12위로 뛰어 올랐다.

공격의 중심으로 활약한 이강인, 종료 직전 환상적인 결승골

마요르카는 5-3-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강인은 무리키와 최전방 투톱으로 포진했다. 미드필드는 데 갈라레타-바타글리아-산체스가 맡았으며, 수비는 하우메 코스타-코페테-라이요-발렌트-마페오, 골문은 라이코비치가 지켰다.

홈팀 발렌시아는 리노-카바니-클루이베르트를 전방에 놓는 4-3-3으로 응수했다. 미드필드는 알메이다-곤살레스-무사, 포백은 가야-디아카비-파울리스타-코헤이아, 골키퍼 장갑은 마마르다슈빌리가 꼈다. 

발렌시아가 좀 더 유리한 흐름이었다. 점유율에서 68%를 확보하며 공격할 기회를 여러차례 잡았다. 좌우 측면 돌파를 통해 카바니를 조준하는 패스를 주로 공급했다. 

마요르카는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렸다. 간헐적인 공격 시도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의 발끝에서 나오는 플레이는 날카로웠다. 이강인의 전반 5분 발렌시아의 거센 압박을 버텨내며 볼을 지켜낸 뒤 파울을 얻어냈다. 

전반 13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마페오의 크로스를 골키퍼가 막았다. 이후 세컨 볼이 떨어지자 이강인이 헤더로 밀어넣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24분에는 이강인이 왼쪽에서 빠르게 얼리 크로스를 시도했는데, 아쉽게 발렌시아 수비진에게 클리어 당했다. 

승부의 균형추는 발렌시아가 깨뜨렸다. 후반 6분 발렌시아가 페널티킥을 얻었다. 카바니의 롱 패스로 역습 상황을 전개할 때 리노의 드리블을 저지하기 위해 산체스가 발을 뻗었지만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카바니가 성공시키며 발렌시아는 1-0으로 앞서나갔다. 

후반 10분 마요르카의 아기레 감독은 바타글리아, 코페테, 산체스를 불러들이고 이드리수 바바, 다니 로드리게스, 아마트 은디아예를 투입했다. 5-3-2에서 4-4-2 포메이션으로 전환하는 공격적인 변화였다.

후반 들어 공격에 비중을 높인 마요르카는 마침내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21분 은디아예가 돌파하는 과정에서 얻어낸 페널티킥을 무리키가 마무리지었다. 

기세를 몰아 마요르카는 후반 38분 전세를 뒤집었다. 해결사는 이강인이었다. 로드리게스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이 박스 안 왼쪽에서 터치한 뒤 파울리스타를 제쳤다. 그리고 감각적인 바디 페인팅으로 코헤이라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왼발 강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강인은 세레머니 대신 두 손을 모으고 머리 위로 올리며 친정팀 발렌시아 팬들에게 사과의 인사를 전했다. 

결국 이강인의 득점은 결승골이 됐다. 마요르카는 2-1 승리를 거두고, 4경기 연속 무승의 종지부를 찍었다. 

친정팀 발렌시아를 향한 예우

시즌 초반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절정의 기량을 선보인 이강인은 최근 들어 부진을 겪었다. 알메리아, 바르셀로나, 엘체, 세비야, 소시에다드까지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0개에 그친 것이다. 이에 팀도 4경기 연속 무승으로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러나 이번 발렌시아전에서 날아올랐다. 후반 38분 결승골은 이강인의 클래스를 새삼 재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날 이강인은 90분 동안 1골을 포함, 슈팅 2회, 드리블 성공 2회를 기록했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평점 7.7을 부여했다. 동점골을 넣은 팀 공격수 베다트 무리키(평점 7.8) 다음으로 높은 평점이었다. 

무엇보다 친정팀 발렌시아에 터뜨린 결승골이라서 의미가 남달랐다. 이강인은 득점 이후 특별한 세레머니 없이 두 손을 모아 위로 올렸다. 발렌시아 팬들에게 미안함과 감사함을 표시하는 행동이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스부터 시작해 1군 프로 무대로 입성했다. 하지만 꾸준하게 주전으로 출장하지 못하자 결국 이강인은 발렌시아와 이별했다. 지난해 여름 마요르카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에 따르면 경기 후 이강인은 "발렌시아는 내게 모든 걸 준 팀이다. 내가 성장한 곳이기도 하다. 행운이 있길 바란다"라며 "내가 발렌시아에서 뛸 때 응원해준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골을 넣었을 때 이곳에서 보낸 10년의 시간이 떠올랐다.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6경기 만에 공격 포인트를 추가한 이강인은 올 시즌 11경기에 출전해 2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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