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1일, 테일러 스위프트가 정규 10집 'Midnights'를 발표했다.

지난 10월 21일, 테일러 스위프트가 정규 10집 'Midnights'를 발표했다.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테일러 스위프트의 2010년대는 그 어떤 팝스타보다 화려했다. 11개의 그래미 어워드 상, 29개의 빌보드 뮤직 어워드 상, 34개의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상을 거머 쥐었다.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앨범상을 세 번 수상한 역사상 네 번째 뮤지션, 그리고 첫 번째 여성 가수로도 기록되었다. 상업적인 성공은 물론, 작품성에 대한 격찬 역시 단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컨트리 스타로 2010년대를 시작하고, 음악적인 거인으로서 2010년대를 마무리했다."는 CNN의 평가처럼, 테일러 스위프트는 10년 동안 음악적인 성숙을 거듭했다. 어쿠스틱 기타를 치는 '컨트리 소녀'로 등장했던 그는, 더 깊은 팝의 세계로 나아갔다. 코로나 19가 기승을 부렸던 2020년에는 두 정규 앨범 'Folklore'와 'Evermore' 등 두 장의 정규 앨범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음악 팬들을 놀라게 했다. 스위프트는 두 앨범에서 인디 음악의 문법을 적극적으로 수혈했고, 내면적인 음악과 함께 성숙을 꾀했다.

지난 10월 21일, 테일러 스위프트가 열 번째 정규 앨범 'Midnights'를 발표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지난 8월 29일,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 수상소감 도중 이 앨범의 발매 소식을 알렸다. 앞선 두 장의 앨범 때도, 테일러 스위프트는 발매를 몇 주 앞둔 상황에서 깜짝 발매 선언을 했던 바 있다. 'Midnights' 역시 테일러 스위프트의 개인적 서사를 담고 있다. 스위프트는 이 앨범을 "누워서 잠을 이루지 못 하고 뒤척이다가, 등불을 켜고 이유를 찾고자 나선 우릴 위한 노래가 담긴 앨범이다."고 소개했다. "시계가 12시 자정을 가리키는 순간, 진정한 우리 자신을 마주하길 바란다."는 바람 역시 덧붙였다.

앨범에 대한 그의 소개처럼, 테일러 스위프트는 여과없이 자신의 오늘을 노래한다.특히 대표 싱글 'Anti-Hero'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작곡한 곡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곡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이 곡은 슈퍼스타인 자신이 가진 불안감, 그리고 자기 혐오를 구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안녕, 나야. 내가 바로 문제야. 나야. 티타임마다 모두가 동의할 걸.
나는 태양을 직접 바라보겠지만,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지 않을 거야"

- 'Antri-Hero' 중


배우 조 알윈과 6년 째 나누고 있는 안정적인 사랑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20세기 중반, 사랑에 빠진 마음을 표현할 때 쓰였던 관용구였던 'Lavender Haze'를 그대로 빌려온 'Lavender Haze'와 함께 앨범의 문을 여는 것은, 사랑이 그의 삶에서 어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인디 팝의 아이콘인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가 참여한 'Snow On The Beach' 역시 진실한 사랑 고백으로 완성된다. 자신과 연인의 마음이 일치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 순간이 해변에 내리는 눈처럼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문학적인 가사는 지난 연작에 이어 다시 한번 빛을 발했다.

10년 가까이 음악적 여정을 함께 한 프로듀서 잭 안토노프가 이번에도 앨범에 참여했다. 오랜 파트너십이 만든 매너리즘 때문일까. 중후반부로 갈수록 비슷한 분위기의 신스팝이 반복된다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그런데도 이 앨범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동력이 있다면, 아티스트 개인의 이야기로 귀결된다는 진정성이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야기는 오직 테일러 스위프트만이 할 수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 MIDNI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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