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IA 타이거즈와 kt wiz의 경기. 4회초 1사 1, 3루 KIA 소크라테스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2.10.13

13일 오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IA 타이거즈와 kt wiz의 경기. 4회초 1사 1, 3루 KIA 소크라테스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2.10.13 ⓒ 연합뉴스

 
2017년 이후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렸던 KIA 타이거즈의 도전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멈추고 말았다. KIA는 이적생 나성범이 팀의 새로운 간판타자로서 확실하게 제 역할을 해냈고 작년 신인왕 이의리는 2년 차 징크스 없이 두 자리 승수를 기록했다. '대투수' 양현종 역시 미국에서 돌아온 첫 시즌에 12승을 챙기며 이강철 감독(kt 위즈)을 제치고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다승 투수(159승)에 등극했다.

하지만 이처럼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음에도 KIA의 정규리그 성적은 10개 구단 중 5위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팀 내 최고령 선수 최형우가 후반기 분전에도 .264 14홈런71타점의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고 프로 데뷔 8년 만에 최고 시즌을 보낸 황대인도 붙박이 중심타선으로 활약하기 위해선 더 많은 성장이 필요하다. 잔부상으로 인해 3번이나 부상자명단에 다녀온 장현식의 잦은 이탈도 KIA에게는 상당히 뼈 아팠다.

그렇다면 팀 전력에서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의 활약은 어땠을까. 사실 KIA의 세 외국인 선수는 풀타임으로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해주진 못했다. 하지만 KIA가 내년 시즌 더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지금의 검증된 선수들을 포기하는 것은 상당히 큰 모험이 될 수 밖에 없다. 과연 KIA의 세 외국인 선수는 내년에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를 누빌 수 있을까.

외국인 선수 전원 재계약이 유력한 SSG와 삼성

그 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팀은 해외진출 등을 이유로 외국인 선수가 자진해서 팀을 떠나는 경우를 제외하면 좀처럼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려 하지 않는다. 정규리그부터 한국시리즈까지 함께 하면서 만든 우승전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다음 시즌에도 우승권의 전력을 유지하는 비결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승전력 유지'라는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팀을 우승으로 이끈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개인성적도 뛰어난 경우가 많다.

올해 정규리그 우승팀 SSG랜더스 역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기까지 외국인 선수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에이스 윌머 폰트는 후반기 흔들리며 단 2승에 그쳤지만 전반기에만 11승을 올리며 작년 8승에 머물렀던 아쉬움을 털어 버리고 'KK' 김광현과 함께 SSG의 원투펀치로 맹활약했다. 전직 메이저리거 이반 노바의 대체 선수 션 모리만도 역시 12경기에서 7승 1패 평균자책점 1.67을 기록하며 후반기 SSG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전형적인 '공갈포'였던 케빈 크론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후안 라가레스의 활약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라가레스는 7월 말에 팀에 합류해 단 49경기를 소화하는데 그쳤지만 타율 .315 6홈런 32타점 24득점 OPS(출루율+장타율) .826라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만약 SSG의 외국인 선수 3인방이 한국시리즈에서도 변함 없는 활약으로 통합 우승을 이끈다면 이들은 내년에도 SSG의 유니폼을 입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사실 SSG를 제외한 나머지 상위권 팀들은 LG 트윈스의 로벨 가르시아, 키움 히어로즈의 타일러 애플러, kt 위즈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처럼 최소 한 명 정도는 아쉬운 활약을 한 외국인 선수가 있었다. 그런 가운데 올해 7위에 머물렀던 삼성 라이온즈는 올 겨울 스토브리그의 최대목표가 외국인 선수 전원 재계약이다. 그만큼 올 시즌 삼성의 외국인 선수 3명이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는 뜻이다. 

한국생활 3년 차를 맞은 데이비드 뷰캐넌이 11승 8패 ERA 3.04로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낸 가운데 알버트 수아레즈가 6승8패에 그친 지독한 불운 속에서도 19번의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2.49의 평균자책점(4위)을 기록했다. 이정후(키움)가 없었다면 올 시즌 강력한 MVP후보로 거론됐을 호세 피렐라는 말할 것도 없다. 외국인 선수 재계약에 있어 삼성의 유일한 걸림돌은 내년 400만 달러로 제한될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 뿐이다.

쏠쏠한 활약의 외국인 3인방, 전원 재계약할까

사실 KIA는 SSG나 삼성처럼 외국인 선수들이 눈부시게 화려한 개인 성적을 올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KIA가 본격적으로 중·상위권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하던 5월, 그리고 가을야구를 위한 순위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후반기에 외국인 선수들은 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KIA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경쟁력을 증명한 외국인 선수들이 내년 시즌 다른 유니폼을 입고 KIA를 상대한다면 엄청난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KIA 유니폼을 입자마자 자동으로 '테스형'이라는 별명이 붙은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4월 한 달 동안 타율 .227 1홈런 9타점으로 부진하며 퇴출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5월 한 달 동안 타율 .415 5홈런 28타점을 폭발하며 KIA타선의 희망이 됐다. 5월의 대폭발에 비하면 17홈런 77타점 83득점의 시즌 성적이 다소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KIA가 내년 소크라테스 이상의 외국인 타자를 구할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사실 좋은 외국인 선수의 필수조건이 '내구성'이라고 한다면 KIA의 션 놀린은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놀린은 올 시즌 팔꿈치 통증과 종아리 근육파열로 인해 무려 75일이나 1군에서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놀린은 후반기 복귀 후 13경기에서 6승 3패 ERA 1.90이라는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2이닝 3실점(2자책) 부진 하나만 보고 재계약을 포기하기엔 너무 아까운 투수라는 뜻이다.

KIA는 지난 6월 말 로니 윌리엄스의 대체 선수로 좌완 토마스 파노니를 영입했다. 당시 적지 않은 KIA팬들은 양현종과 이의리, 놀린이 있는 상황에서 또 한 명의 좌완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며 원성이 자자했다. 하지만 파노니는 14경기에서 3승 4패로 승운은 썩 좋지 않았지만 2.72의 평균자책점으로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13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3.1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만약 KIA가 3명의 외국인 선수와 모두 재계약에 성공하고 상무에서 전역한 김기훈이나 루키 윤영철이 5선발 경쟁에서 승리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게 되면 KIA는 내년 놀린과 파노니, 양현종, 이의리, 김기훈(윤영철)으로 이어지는 사상 초유의 '선발 전원 좌완 로테이션'이 탄생하게 된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한숨을 돌릴 여유도 없이 곧바로 내년 시즌을 위한 고민이 시작된 KIA의 프런트에게 주어진 첫 번째 미션은 바로 외국인 선수 재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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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IA 타이거즈 소크라테스 브리토 션 놀린 토마스 파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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