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31일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AFC 본머스 vs.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경기.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황희찬 모습.

2022년 8월 31일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AFC 본머스 vs.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경기.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황희찬 모습. ⓒ REUTERS/연합뉴스

 
지난 2일(한국시간) 여름 이적 시장 마감일을 앞두고, 황희찬(울버햄튼)의 리즈 유나이티드 이적설이 영국 현지 언론으로부터 흘러나왔다. 하지만 울버햄튼은 리즈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황희찬은 올 시즌에도 울버햄튼과 동행하게 됐다. 이제 황희찬에게 기다리는 것은 주전 경쟁이다. 포르투갈 커넥션으로 재편된 울버햄튼에서 생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황희찬, 끝내 성사되지 않은 리즈 이적

 
황희찬은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레드불 잘츠부르크 시절 제시 마치 감독의 지휘 아래 리그 우승과 UEFA 챔피언스리그를 경험했다. 2019-2020시즌 43경기에 출전해 16골 24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기록한 황희찬은 2020년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로 이적하며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2021년 여름 라이프치히 사령탑으로 부임한 마치 감독과 프리 시즌 동안 짧게나마 호흡을 맞춘 황희찬은 곧바로 울버햄튼으로 떠났다. 만약 이번 여름 리즈행이 성사됐다면 누구보다 황희찬을 잘 아는 제시 마치 감독이 이끄는 팀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옵션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리즈는 현재 주전 공격수로 활약한 패트릭 뱀포드가 지난 시즌 큰 부상 여파로 인해 아직까지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주전 윙어 다니엘 제임스가 풀럼으로 임대됐다.
 
황희찬은 최전방과 2선 좌우 윙어로 모두 뛸 수 있는 데다 전방 압박 능력과 활동량을 갖추고 있어 리즈 전술에 잘 부합한다.
 
'포르투갈 커넥션'으로 재편한 울버햄튼... 황희찬의 미래는?
 
잔류가 확정된 이상 현재로선 마땅한 선택지가 없다. 황희찬은 결국 내부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올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황희찬의 장밋빛 미래가 그려지는 듯 보였다. 프리미어리그 1, 2라운드에서 주전 원톱으로 선발 출장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1라운드 리즈전에서는 1도움을 올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런데 불과 몇 주 사이 팀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포르투갈 대표팀 출신 윙어 곤살로 게데스가 울버햄튼 유니폼을 갈아입었으며, 주전 공격수 라울 히미네스는 부상에서 돌아왔다.
 
무엇보다 현재 울버햄튼은 포르투갈 커넥션을 형성하며 팀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포르투갈 국적의 브루누 라즈 감독과 함께 여러 명의 포르투갈 선수들이 합류했다. 

지난 3라운드 토트넘전에서는 선발 11명 중 무려 7명이 포르투갈 출신으로 채워졌다. 이에 앞서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토트넘전에서 처음으로 벤치에서 시작해야 했다. 황희찬의 교체 순번은 무려 다섯 번째였으며, 출전 시간은 9분에 불과했다.
 
비교적 비중이 낮은 프레스턴 노스엔드(2부)와의 카라바오컵(리그컵) 2라운드에서는 선발 출장해 62분을 소화했지만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마수걸이 골 사냥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후 4라운드 뉴캐슬전에서는 후반 39분에서야 그라운드를 밟았으며, 5라운드 본머스전은 끝내 결장했다. 본격적인 황희찬의 위기론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하지만 5라운드 본머스전 종료 후 라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은 우리에게 중요한 선수이며, 여전히 그를 믿고 있다"며 "기초군사훈련을 하느라 프리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복귀 후에도 부상으로 훈련량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인터뷰 내용이 황희찬의 주전을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날 본머스전에서 최전방은 게드스-히메네스-네투가 맡았다. 후반에는 황희찬이 아닌 포덴세, 아다마 트라오레가 교체 투입됐다. 라즈 감독의 플랜A에 황희찬이 제외됐음을 의미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적시장 마감 직전 장신 공격수 샤샤 칼라이지치가 울버햄튼으로 합류했다. 경쟁자가 한 명 더 늘어난 셈이다. 5라운드를 치른 현재 3무 2패로 리그 18위로 쳐진 울버햄튼으로선 상황이 급박하다. 황희찬에게 출전 시간을 얼마나 분배할지 미지수다.
 
오는 11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황희찬의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과연 황희찬이 치열한 경쟁 구도를 뚫고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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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울버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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