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가 또 마법을 부렸다.

kt는 1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9회말에 터진 앤서니 알포드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3경기 연속 끝내기 승리라는 진기록을 포함해 5연승을 질주했다. 또한 4위 kt 위즈는 3위 키움을 이틀 연속 꺾고 2경기 차로 추격했다. 반면에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키움은 3위 자리마저 위태로워졌다.

가을야구 못하게 될까 걱정하더니... 어느새 3위 넘본다 

키움의 에릭 요키시와 kt의 웨스 벤자민이 선발로 나선 이날 경기는 두 외국인 투수의 마운드 대결로 뜨거웠다. 그런 와중에 키움이 3회 김혜성의 솔로 홈런이 터지면서 선취점을 올렸다.

반면에 kt는 요키시의 역투에 눌려 반격의 기회를 잡는 것도 어려웠다. 역시 벤자민에 막혀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아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키움은 8회 이지영이 3루타를 터뜨린 뒤 상대의 수비 실책을 틈타 홈까지 밟으면서 점수를 겨우 2-0으로 벌렸다.

그러나 kt의 반격은 뒤늦게 시작됐다. 알포드의 2루타와 박병호의 볼넷으로 만든 1, 2루 찬스에서 조용호의 내야 안타 때 알포드가 홈으로 파고들어 한 점을 만회했다. 곧이어 대타 김민혁이 중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단숨에 2-2 동점을 만들었다.
   
마지막 정규이닝 9회가 되자 kt가 승부수를 던졌다. 마무리투수 김재윤을 마운드에 올린 것이다.

키움의 9회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kt는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강백호가 볼넷을 얻어내자 송민섭을 대주자로 내세웠고, 이어 등장한 알포드가 하영민의 초구를 받아쳐 외야 담장까지 굴러가는 장타를 터뜨렸다. 발 빠른 송민섭은 이 타구에 홈까지 들어오면서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알포드였다. 8회 공격 때 2루에 있던 알포드는 조용호의 내야 땅볼에 3루를 밟았고, 키움 내야진이 2루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틈을 타서 과감하게 홈으로 파고들며 kt의 첫 득점을 올렸다.

상대의 허를 찌른 알포드의 센스있는 주루 플레이 덕분에 그라운드의 분위기가 바뀌었고, 이어 kt의 동점 적시타까지 터졌다. 또한 알포드는 9회 끝내기 안타까지 터뜨리며 '원맨쇼'를 펼쳤다.

센스 넘치는 주루에 끝내기 안타까지... 알포드의 '원맨쇼' 
   
지난 6월 kt가 방출한 헨리 라모스를 대신해 한국 무대를 밟은 알포드는 현재 타율 0.281에다가 9홈런 3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도중 합류한 외국인 타자로서는 비교적 빠르고 적응했고, 성공적인 활약을 펼치며 kt의 중위권 안착에 큰 힘이 됐다.

강렬한 장면도 여러 차례 남겼다. 지난달 1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돌부처' 오승환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터뜨렸고, 30일 LG 트윈스전에서는 세이브 1위를 달리고 있는 고우석과의 대결에서 동점 쓰리전을 쏘아 올리면서 고우석에게 첫 블론세이브를 안겨주기도 했다.

선구안이 좋고 배트 스피드가 빨라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에게 더 강하다는 것이 알포드의 매력이다. 또한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까지 선보이며 동료 선수들에게도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 

kt는 이날 강백호가 부상을 털고 오랜만에 복귀하면서 반가운 소식까지 전했다. 1번 타자 조용호를 시작으로 강백호, 알포드, 박병호로 이어지는 kt 타선은 강투수라도 두려움을 느낄 만하다.  

다만 알포드는 서툰 수비가 약점이다. 시즌 중반에 합류한 데다가 비교적 부담이 덜한 외야수로 나서면서도 벌써 3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포스트시즌 같은 단기전에서는 작은 실책 하나가 승패를 결정한다. 장단점이 뚜렷한 알포드의 활약에 따라 kt의 최종 성적표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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