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벤투호가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 한국 대표팀 벤투호가 중국과의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 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가 중국을 손쉽게 제압하고, 동아시안컵 4연패를 위한 첫 시동을 걸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7시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중국과의 1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하루 전 홍콩에 6-0으로 승리한 일본(승점 3)에 이어 2위에 위치하게 됐다. 그리고 중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21승 13무 2패의 우위를 점했다.

자책골로 균형 깬 한국, 전반전 슈팅 0개 허용

이날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김동준이 골문을 지키고, 포백은 윤종규-조유민-권경원-김진수가 포진했다. 미드필드는 백승호-황인범, 2선은 엄원상-권창훈-나상호, 원톱은 조규성이 배치됐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이 일방적인 공 점유를 통해 지배적으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중국은 공수 라인을 최대한 뒤로 내린 채 소극적으로 임했다. 촘촘한 중국의 수비진을 공략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첫 번째 기회는 전반 9분에 찾아왔다. 나상호가 왼쪽에서 중앙으로 돌파를 시도한 뒤 오른발로 슈팅했지만 수비수를 맞고 골문 왼편으로 살짝 벗어났다.  

이후 황인범이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차적인 빌드업뿐만 아니라 상대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양질의 찬스가 생겨났다. 전반 21분 먼거리에서 황인범이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가 잡아냈다.

전반 25분에는 팀 플레이로써 좋은 장면이 나왔다. 왼쪽에서 조규성의 크로스를 엄원상이 머리로 떨궜고, 황인범의 슈팅이 아쉽게 골문 위로 떠올랐다. 전반 31분에도 황인범이 만들어준 패스를 조규성이 첫 번째 유효슈팅으로 가져갔다.

상대의 골문을 두들기고 두들기던 한국은 전반 39분 중국의 실수로 선제골을 따냈다. 권경원이 후방에서 긴 패스를 띄웠고, 중국 수비수 주 천제가 머리로 걷어낸 공이 자신들의 골문으로 들어갔다. 

1-0으로 앞선 한국은 주도권을 잃지 않고 중국를 한껏 몰아세웠다. 전반 43분 윤종규의 크로스에 이은 조규성의 헤더가 정확하게 맞지 않았다. 슈팅수 9-0, 점유율 74%의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전반을 리드한 채 마감했다.

권창훈 쐐기골...벤투호, 중국에 완벽한 승리
 
나상호 나상호가 중국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나상호 나상호가 중국전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후반 초반 권창훈과 윤종규가 좋은 기회를 만들어내며 중국 수비진을 위협했다. 전방에서 강하게 압박을 가하며 상대 실수를 유도했다.

한국은 후반 9분 멋진 합작 추가골을 창출했다. 황인범이 반대편으로 올린 크로스를 김진수가 헤더로 떨어뜨렸다. 이 때 문전으로 쇄도하던 권창훈이 왼발슛으로 마무리지었다. 

2골의 리드를 당한 중국은 후반 18분 3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반전을 꾀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중국에 전진을 허용하지 않았다. 패스의 속도를 높이고, 전반에 비해 작은 실수를 줄였다. 후반 19분 백승호가 벽을 넘기는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위력적이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후반 20분 권창훈, 나상호를 불러들이고 고영준, 송민규를 투입했다. 후반 28분에는 김문환, 강성진을 넣으며 새롭게 재정비했다. 

한국은 한 골을 더 추가했다. 후반 35분 고영준이 절묘하게 찔러준 스루 패스를 조규성이 골키퍼와 일대일에서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3-0으로 점수가 벌어지자 중국은 의욕을 잃었다. 한국은 3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종료 직전 김문환, 김진규, 송민규가 연이어 슈팅을 시도하며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골문을 열지 못했다. 

첫 단추 잘 꿴 한국, 동아시안컵 4연패 청신호

지난 2003년 출범한 동아시안컵은 올해로 9회째를 맞는다. 한국은 역대 동아시안컵에서 5회 정상에 오르며, 최다 우승팀으로 남아있다. 지난 2015년과 2017년, 2019년 대회에서 3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벤투호 체제에서는 이번이 두 번째 대회다. 지난 2019년 부산에서 열린 대회에서  벤투호는 무실점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동아시안컵에서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더 나아가 오는 11월 개최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을 대비하는 성격이 더욱 짙다. 이번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하는 공식 A매치 기간에 열리지 않는다. 이에 유럽파를 차출할 수 있는 강제 규정이 없다. 결국 벤투 감독은 동아시아에서 뛰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 명단을 꾸렸다.

반면 중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8위로 한국보다 크게 열세다. 중국의 지휘봉을 잡은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은 A매치 경험이 적거나 없는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이날 김동준, 조유민, 고영준, 강성진이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등 신예들을 새롭게 점검하면서도 결과를 모두잡은 경기였다. 중국은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한국은 압도적인 기량 차이를 선보이며, 비교적 손쉽게 승리를 거뒀다. 중국은 전반 종료 직전 어이없는 자책골로 힘없이 무너졌다. 이 한골로 한국은 부담을 덜었다. 

후반에도 경기의 양상은 고스란히 유지됐다. 강한 전방 압박으로 중국의 전진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후반 초반 황인범-김진수-권창훈으로 이어지는 완벽한 조직력에 의한 추가골로 중국을 무너뜨렸다. 후반 30분에도 고영준과 조규성으로 연결되는 과정과 득점이 깔끔하고 세련됐다. 좀 더 많은 추가골을 만들지 못했지만 승리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물론 한 가지 아쉬움도 있었다. 전반 내내 수비진과 김동준 골키퍼 간의 불협화음이 몇 차례 발생하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A매치 데뷔전이라는 부담을 간과할 수 없으나 수비의 실수는 실점으로 직결될 수 있다.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2022 EAFF E-1 챔피언십
(도요타 스타디움, 일본 아이치현 - 2022년 7월 20일)
대한민국 3 - 주 천제(OG) 39' 권창훈(도움:김진수) 54' 조규성(도움:고영준) 80'
중국 0
 
선수명단
대한민국 4-2-3-1 : 김동준 - 윤종규(73'김문환), 조유민, 권경원, 김진수 - 황인범(80'김진규), 백승호 - 엄원상(73'강성진), 권창훈(65'고영준), 나상호(65'송민규) - 조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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