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손흥민이 지난 2일 열린 브라질전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 한국 대표팀 손흥민이 지난 2일 열린 브라질전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브라질전 대패로 예방주사를 맞은 벤투호가 이번에는 칠레를 상대로 월드컵 본선을 대비한 모의고사를 치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FIFA랭킹 28위)와 맞붙는다. 

'남미 강호' 칠레, 노장 대신 신예들로 구성

한국 대표팀은 이번 6월 A매치 기간 동안 총 네 차례 경기를 갖는다. A매치 4연전 가운데 무려 3경기가 남미팀일 만큼 월드컵 본선 첫 경기 우루과이에 대비해 고른 스파링 상대가 대표적으로 칠레, 파라과이다. 

칠레와의 역대 전적에서는 1무 1패로 열세다. 2008년 1월 평가전에서는 0-1로 패했고, 2018년 9월에는 0-0으로 비겼다. 당시 벤투 감독의 지휘봉을 잡은 지 두 번째 치른 경기였다. 4년 만에 이뤄지는 리턴매치다.

칠레는 지난 10년 동안 남미를 호령하는 강호 중 하나였다.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2회 연속 16강에 올랐으며, 2015년과 2016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모두 우승하는 등 황금기를 보냈다. 

하지만 세대교체 실패로 인한 스쿼드의 노령화를 극복하지 못하며, 2018년 남미예선 탈락에 이어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에서도 7위에 그치며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칠레는 FIFA랭킹 28위로 한국보다 1계단 더 높다. 

이번에 내한한 칠레 대표팀의 스쿼드는 익숙한 이름이 많지 않다. 아르투로 비달, 알렉시스 산체스, 에두아르도 바르가스 등 30대 노장들이 모두 제외됐다. 그 대신 젊은 선수들을 대거 포함해 새로운 대표팀으로 구성했다.

칠레 대표팀을 이끄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에두아르도 베리조 감독은 지난 5월 사령탑으로 부임해 치르는 첫 번째 경기다. 2024 코파 아메리카, 2026 월드컵을 목표로 세대교체를 위한 시작 단계라는 점에서 동기부여가 높을 수밖에 없다.
 
파울루 벤투 감독 벤투 감독이 6일 칠레전에서 브라질전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파울루 벤투 감독 벤투 감독이 6일 칠레전에서 브라질전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대한축구협회


브라질전서 통하지 않은 벤투식 '후방빌드업'

지난 2일 첫 경기인 브라질전에서는 1-5 대패를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어려움이 예상된 경기였지만 이토록 호되게 무너질줄은 몰랐다. FIFA랭킹 1위 브라질은 한 두 단계 높은 레벨차를 선보였다.

무엇보다 이날 벤투호는 브라질의 빠르고 조직적인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을 완전히 내준 채 실수를 연발했다. 벤투 감독이 추구하는 후방에서 세밀하게 전진해 나가는 빌드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위험지역에서 무리한 패스 시도는 곧바로 위기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먹혀든 벤투 감독의 철학이 브라질전에서 발휘되지 않자 월드컵 본선을 향한 걱정어린 시선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지금의 기조를 바꿀 수 없다. 선수들 모두 현 전술에 큰 지지를 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벤투 감독 역시 실수를 줄이고, 현재의 스타일을 유지해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브라질전 패배 이후 4일 만에 열리는 칠레전에서 분위기를 바꾸고, 그동안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벤투 감독은 칠레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5일 진행된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칠레의 압박 방식에 따라 최상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며 "수비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 모든 순간 실수 없이 완벽한 축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전통적으로 칠레는 쉴새 없는 질식 압박과 기동력이 매우 뛰어나다. 스쿼드가 다수 바꼈지만 전체적인 팀 컬러는 어느정도 유지될 수 밖에 없다. 벤투호의 입장에서는 상대의 강한 압박 대처 능력을 키울 절호의 기회다.

벤투 감독은 "상대 압박 방식에 따라 최선의 해결책을 준비하겠다. 수비 방식도 공 경합 상황에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쪽으로 발전시키겠다"라며 "선수들이 위치를 잘 잡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칠레전에 출전할 경우 A매치 100경기를 채우게 된다.

▲ 손흥민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칠레전에 출전할 경우 A매치 100경기를 채우게 된다. ⓒ 대한축구협회

 
일부 바뀔 선발 라인업, 벤투호의 실험은 계속된다

이번 칠레전에서는 약간의 라인업 변화가 예상된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전 이후 회복에 집중했으며, 전술 훈련은 조금 진행했다. 최대한 우리 스타일을 계속해서 고수하고, 빌드업은 상대 압박 과정에 따라 최선의 준비를 바탕으로 모든 순간을 완벽하게 경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발 라인업에는 변화가 있을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브라질전에서 가동한 김영권-권경원 센터백 라인 대신 다른 조합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벤투 감독은 오른발 잡이-왼발 잡이 센터백을 내세우는 편이다. 하지만 주발이 오른발인 김민재, 박지수가 부상으로 제외됐다. 이에 김영권에게 다소 낯선 오른쪽 센터백으로 기용했는데, 결과적으로 대실패였다. 

그렇다면 권경원을 벤치로 내리고, 김영권이 본 자리인 왼쪽 센터백에 포진할 경우 남은 파트너로 대체 발탁된 정승현 혹은 조유민의 출전 가능성이 높다. 

또, 미드필드에서는 황인범, 정우영과 함께 호흡을 맞출 왼쪽 메짤라 자리에 새로운 실험을 예상할 수 있다.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된 이재성 자리에 백승호가 브라질전에서 시험 가동되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진규, 김동현, 고승범 중 한 명이 벤투 감독의 낙점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손흥민의 센추리 클럽 가입 여부다. 지난 브라질전에서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훈한 손흥민은 이번 칠레전에서 출전할 경우 A매치 100경기를 채우게 된다. 이는 한국 대표팀 역대 16번째 '센추리 클럽' 가입이다.

손흥민은 2010년 12월 30일 시리아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후 12년 동안 꾸준하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현재 A매치 99경기 31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이 브라질전 무득점의 아쉬움을 칠레전에서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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