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실망스러웠던 리오 루이즈를 대신할 새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다.

LG 트윈스 구단은 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19년 시카고 컵스와 2021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활약했던 스위치히터 내야수 로벨 가르시아와 연봉18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도미니카 공화국과 이탈리아 국적을 함께 가지고 있는 가르시아는 뛰어난 장타능력과 안정된 수비를 겸비한 내야 자원으로 LG는 가르시아가 남은 시즌 내야 한 자리를 맡아주며 중심타선에서 활약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2019년 컵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년 동안 77경기에 출전한 가르시아는 타율 .174 6홈런19타점16득점으로 빅리그에서는 큰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컵스의 트리플A에서 활약한 올 시즌 41경기에서 타율 .295 12홈런3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3으로 좋은 성적을 올린 바 있다. 과연 가르시아는 기대에 부응하는 활약을 통해 루이즈로 우울했던 LG팬들의 마음을 위로할 수 있을까.
 
 스위치히터내야수 가르시아는 2019년 마이너리그에서 27홈런을 터트리기도 했다.

스위치히터내야수 가르시아는 2019년 마이너리그에서 27홈런을 터트리기도 했다. ⓒ LG트윈스

 
히메네스-라모스 제외 실망스러웠던 LG 외국인타자

2017년 루이스 히메네스(베나도스 데 마사틀란)가 부상으로 떠난 이후 LG는 지독한 외국인 타자 부재에 시달렸다. 2017년 히메네스의 대체 선수로 영입했던 LA다저스 출신의 '거물' 제임스 로니는 23경기에서 타율 .278 3홈런12타점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양상문 감독(SPOTV해설위원)의 2군강등 지시에 불만을 품은 로니는 제 멋대로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LG의 끔찍한 '흑역사'가 되고 말았다.

2018년 LG는 현재 텍사스 레인저스의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고 있는 아돌리스 가르시아의 친형 아도니스 가르시아를 영입했다. 가르시아는 KBO리그에서 .339의 고타율을 기록했지만 잦은 부상을 당하면서 출전경기가 고작 50경기에 불과했다. 가르시아는 시즌 초반부터 많은 부상을 당하고 회복속도가 늦었음에도 LG는 교체시기를 잡지 못한 채 시즌 끝까지 가르시아를 데리고 있었고 결과적으로 시즌을 망치는 원인이 됐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시절 2년 연속 20홈런을 때렸던 토미 조셉 역시 2019년 LG 유니폼을 입고 55경기에서 9홈런을 때렸지만 고질적인 허리부상으로 결장하는 경기가 늘어나면서 중도퇴출됐다. 조셉의 대체 선수였던 카를로스 페게로도 52경기에서 9홈런44타점으로 괜찮은 장타력을 선보였지만 1루수비가 워낙 불안하고 좌투수에게도 약점을 보이면서 시즌이 끝나고 재계약에 실패했다.

LG는 2020년 빅리그 경험이 없는 멕시코 출신의 거포 1루수 로베르토 라모스를 새 외국인 타자로 영입했다. 영입 당시에는 50만 달러의 적은 몸값과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 때문에 라모스의 활약여부에 의문을 품는 시선도 있었지만 라모스는 2020년 38홈런으로 LG의 프랜차이즈 최다홈런 기록을 갈아 치웠다. 하지만 라모스 역시 작년 시즌 2할대 초·중반 타율에 허덕이며 부진하다가 51경기 만에 퇴출됐다.

LG가 라모스를 내보내고 작년 6월 말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의 '마지막 퍼즐'로 영입한 선수는 바로 빅리그 6년 동안 통산 92홈런303타점을 기록했던 거포 저스틴 보어였다. 하지만 역대급 커리어를 가지고 있던 보어는 KBO리그에서 활약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고 32경기에 출전해 타율 .170 3홈런17타점7득점이라는 민망한 성적만 남기고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한 채 쓸쓸하게 귀국했다.

트리플A OPS 1.013 강타자, 기대에 부응할까

LG는 KBO리그에 외국인 타자가 출전할 수 있게 된 2014년 이후 히메네스와 라모스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다. '올해야말로 우승의 적기'라고 외쳤던 LG가 2019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탈락한 것도 외국인 타자들의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LG는 올 시즌 외국인 타자 선발에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LG가 고민 끝에 선택한 외국인 타자는 '하필이면' 어중간한 유틸리티 플레이어 루이즈였다. 2루와 3루를 오가며 27경기에 출전한 루이즈는 타율 .155 1홈런6타점으로 최악의 활약에 그치고 말았다.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 부진한 외국인 타자에 미련을 보이다 교체 타이밍을 놓치곤 했던 LG는 지난 5월30일 루이즈를 웨이버 공시하고 일주일 만에 새 외국인 선수 가르시아의 영입을 확정하는 발 빠른 행보를 보였다.

가르시아는 139타석에서 51개의 삼진을 당할 정도로 삼진이 비교적 많은 선수다. 하지만 올 시즌 41경기에서 12개의 홈런과 함께 .619의 장타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장타생산능력 만큼은 충분히 검증된 선수다. 특히 2019년에는 더블A와 트리플A를 거치며 98경기에서 27개의 홈런을 때린 적도 있다. 많은 외국인 타자들이 고전하는 한국투수들의 유인구에 말려 들지 않는다면 충분히 일정 수준 이상의 타격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다.

가르시아는 메이저리그에서 2루수로 가장 많은 이닝(177.1이닝)을 소화했지만 3루수(102이닝)와 유격수(81이닝)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수비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스위치히터이기 때문에 상대 투수의 유형과 관계없이 출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10개 구단 유격수 중 최다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오지환은 해당사항이 없지만 2루수 경쟁 중인 송찬의와 서건창은 물론, 3루수 요원 문보경과 김민성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사실 LG는 외국인 타자 없이 치른 6월의 5경기에서 3승1무1패로 선전했다. 하지만 시즌이 후반기로 접어들수록 결정적인 순간에 터지는 장타 한 방에 승부가 결정 나는 경기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는 외국인 타자의 '한 방'이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을 원하는 LG구단과 팬들이 새 외국인 타자 가르시아의 순조로운 KBO리그 적응과 활약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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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로벨 가르시아 스위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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