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모스, '2점이요'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LG 트윈스 대 KT 위즈의 경기. 2회초 2사 만루에서 KT 라모스가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 라모스, '2점이요'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LG 트윈스 대 KT 위즈의 경기. 2회초 2사 만루에서 KT 라모스가 2타점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올시즌 첫 시리즈 스윕 패배를 당했다. 우승후보라는 기대가 무색하게 토종 선발진과 타선의 파괴력 부족이라는 약점이 너무 빨리 드러났다는 평가다.
 
LG는 4월 21일 홈구장인 잠실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2대 6으로 패했다. LG는 19일 KT와의 1차전에서는 0-5로 영봉패를 당했고 2차전에서도 3-5로 무릎을 꿇었다. KT 창단 이후 LG가 3연전을 모두 내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서 LG는 10승 7패를 기록하며 같은날 승리한 두산 베어스에 2위 자리를 내주고 키움과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투타에서 모두 약점 노출

LG는 3연전 내내 선발싸움에서 KT에게 철저하게 밀렸다. 1차전에선 고영표가 LG 타선을 상대로 7이닝 무실점, 2차전에선 소형준이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챙겼다. 3차전에서는 데스파이네가 6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역투하며 승리를 챙겼다. KT 선발진은 모두 LG전에서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였던 투수들이었다. 3연전 동안 영봉패 한 차례를 포함하여 LG 타선이 올린 점수는 모두 합쳐서 고작 5득점에 불과했다.
 
반면 LG 선발진은 2차전에서 나선 애덤 플럿코(7이닝 3실점)만이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역투했으나 고비에서 홈런 2방에 무너졌고, 1차전의 김윤식은 4.1이닝 8피안타 5실점(4자책), 3차전의 손주영은 2이닝 3피안타 4실점으로 조기강판 당하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LG는 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막강한 불펜에 비하여 선발진은 최하위권으로 꼽히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은 제몫은 해주고 있지만 토종 선발 중에서 믿을 만한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3~4선발급으로 믿었던 이민호와 임찬규의 동반 부진이 뼈아팠다. 이민호는 올시즌 선발 등판한 3경기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했고 평균자책점이 무려 12.10(9.2이닝 13자책)에 이르는 극도의 부진 끝에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임찬규도 3경기(11.1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7.15에 그쳤다.
 
대체 자원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기복이 심하다. 애초에 5선발로 분류된 김윤식과 손주영은 호투한 경기도 있지만, 매 경기 많은 이닝을 꾸준히 소화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LG 불펜이 아무리 강력하다고 해도 선발진이 조기에 무너지면서 끌려가는 경기 양상이 거듭되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타선이다. LG는 KT와 3연전에서 매 경기 상대 선발을 무너뜨릴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잡고도 살리지 못하는 고구마 야구를 펼쳤다. 1차전 6회에서 고영표, 2차전 1회부터 선발 소형준에게 무사 만루, 5회에는 데스파이네에서 2사 만루의 기회를 각각 잡았다. 3번의 대량득점 찬스에서 LG 타선이 뽑아낸 점수는 2차전에서 희생플라이로 뽑아낸 1점에 불과했다.
 
제 몫을 해줘야 할 주전급 타자들이 동반 부진에 빠져있다. FA로 무려 60억을 들여 영입한 박해민(1할 5푼 9리), 외국인 타자 리오 루이즈(1할 8푼 2리, 1홈런 3타점)가 모두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지환, 채은성, 서건창 등도 이들과 큰 차이없는 2할대 초반의 타율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LG 타선을 이끌던 김현수와 문보경도 최근 10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1할대 후반-2할대 초반의 타율에 그치며 많은 찬스를 허공에 날렸다. 그나마 부상에 회복하여 뒤늦에 합류한 홍창기가 타율 3할 5푼 7리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게 위안이다. 그러나 현재 LG에 절실한 것은 찬스메이커보다 화룡점정을 찍어줄 해결사다.
 
LG, 분위기 반전 시킬까

LG의 전력이 시즌 초반 운이 따라준 연승 때문에 실제보다 과대평가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LG는 개막 후 8경기에서 초반 7승 1패로 신바람을 달리며 SSG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는 듯했다. 하지만 당시 만난 상대인 KIA-키움-NC는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전력이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상황이었고, 로테이션상 KIA 양현종과 션 놀린을 빼면 상대 에이스급 투수들을 만나지 않는 행운도 겹쳤다.
 
하지만 이후 최강 전력의 선두 SSG를 만나 첫 루징시리즈를 기록한 것을 기점으로 최하위 한화에게 위닝시리즈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연장 접전까지 치르는 등 고전을 면치못했다. 이어 타선 침체로 하위권에 처져 있던 KT를 만났음에도 3연전을 모두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LG가 최근 9경기에서는 3승 6패로 추락할 동안 무려 6경기에서 3점 이하의 빈공에 그쳤다. 선발싸움에서 번번이 밀리는데다, 타선은 상대 1~2선발급을 만날 때마다 제대로 공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좀처럼 계산이 서지 않을 수밖에 없다.
 
LG는 내심 올시즌 1994년 이후 무려 28년 만의 우승까지 꿈꿀 만큼 기대가 높았다. 지난해 플레이오프에 올랐던 KT, 삼성, 두산 등은 모두 전력누수가 있었지만 LG는 플러스 요소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외부 FA 영입과 내부 육성 등으로 투타가 모두 안정된 신구조화를 이루며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였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보자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탈락했던 SSG가 막강한 전력으로 초반부터 역대급 페이스를 펼치고 있다. 꾸준히 가을야구 단골손님이었던 두산-키움의 저력은 여전하고, 약체로 평가되었던 롯데가 의외로 선전중인데다가,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 KIA까지 그야말로 중위권도 만만한 팀이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을 보이던 디펜딩챔피언 KT도 하필 LG와의 3연전을 '보약'삼아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독주체제를 구축한 SSG나 최약체 한화 정도를 제외하면 아직은 어느 팀도 순위를 예측할 수 없는 대혼돈 양상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개막 초반 벌어놓은 승수 덕분에 LG는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최근 드러난 공수에서의 약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위치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시즌 초반임에도 벌써 선발 트레이드 같은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해야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는 이유다.
 
설상가상 좋지 않은 흐름속에 LG는 22일부터 2위 두산과 잠실 3연전을 가진다. 최근 몇 년간 두산에게 늘 약세였던 LG로서는 여기서 분위기를 어떻게 반전시킬 수 있느냐에 따라 상위권 탈환과 중위권 추락의 갈림길에 놓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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