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매치업만 보면 결코 상대에 밀릴 게 없었는데, 결과는 2연패였다. 분명 KIA 타이거즈가 원했던 그림은 아니었다.

KIA는 2일과 3일 이틀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개막 2연전에서 모두 패배(2일 0-9, 3일 2-3)하며 시즌 첫승 신고를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특히 이틀 내내 1만 명이 넘는 관중이 입장했고, 홈 팀(3루) 관중석은 빈 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KIA 팬들이 개막 2연전을 찾았다. 그러나 선수들은 팬들의 성원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2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4회초 파울 타구를 잡아내지 못한 KIA 포수 김민식

2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4회초 파울 타구를 잡아내지 못한 KIA 포수 김민식 ⓒ KIA 타이거즈

 
결과보다도 내용이 아쉬웠던 2연전

아담 플럿코와 이민호를 선발로 꺼내든 LG에 비해 양현종, 션 놀린이 차례로 선발 마운드에 오른 KIA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는 시리즈였다. 놀린의 경우 갑작스럽게 강습 타구에 맞아 교체되기는 했지만, 두 투수 모두 마운드를 떠나기 전까지 제 역할을 다해줬다.

문제는 과정이었다. 타격과 수비 모두 낙제점에 그쳤다. 첫날 안타 3개, 사사구 5개를 얻어내면서 무득점에 그친 KIA는 이튿날 7회말을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가 출루하며 더 많은 기회(안타 10개, 사사구 6개)를 얻어내고도 단 2점에 그쳤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3일 경기 8회말과 9회말이었다. 8회말에는 1사 만루에서 박찬호가 병살타로 밥상을 걷어찼고, 9회말에는 LG의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상대로 2사 만루까지 끌고 갔으나 류지혁의 유격수 땅볼로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수비 집중력에서도 양 팀의 차이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첫 경기서 4회초 송찬의의 파울 타구를 놓친 김민식의 포구 에러, 5회초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김선빈의 연속 실책으로 개막전에서만 3개의 실책이 쏟아졌다.

이튿날에는 그나마 눈에 띄는 실수가 없었지만, LG 야수진의 집중력이 돋보이는 장면이 꽤 연출됐다. 특히 센터 라인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유격수 오지환과 중견수 박해민이 어려운 타구를 처리해 감탄을 자아냈다. 첫날과 다르게 점수를 적게 뽑고도 LG가 리드를 지킨 건 결국 수비 때문이었다.
 
희망 안고 시즌 시작한 KIA, 이제 2경기 끝났을 뿐
 
팬들에게 인사하는 KIA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2-3으로 팬한 KIA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팬들에게 인사하는 KIA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2-3으로 팬한 KIA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올 시즌 팀에 새롭게 합류한 나성범은 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는가 하면, 개막전에서는 팀 내에서 유일하게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4일 경기서 3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KBO리그 데뷔 첫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반면 시범경기에 이어 개막 2연전서도 소크라테스와 테이블세터에 배치돼 '대형 신인' 김도영은 이틀 연속으로 무안타에 그쳐 침묵을 지켰다. 또한 주전 좌익수로 시즌을 시작한 김석환도 개막전 4타수 무안타, 이튿날 3타수 무안타로 타선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전력 면에서 지난해보다 플러스 요인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특히 약점으로 꼽힌 포지션을 어느 정도 보강해 가을야구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 주말에 KIA가 보여준 경기력은 냉정하게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아직 144경기 중에 단 두 경기가 지나갔을 뿐 훨씬 많은 기회가 남아있다. 젊은 투수와 야수들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시점, 수비 집중력 등이 향후 KIA의 중상위권 경쟁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5일부터 한화 이글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주중 3연전을 치르는 KIA가 개막 2연전 패배의 아쉬움을 씻어내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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