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TV '플레이유'

카카오 TV '플레이유' ⓒ 카카오TV

 
유재석의 첫 번째 카카오 TV 고정 예능 <플레이유>가 15일 오후 4시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지난해 유재석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산하 기획사 중 한 곳인 안테나와 전속 계약을 맺고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최근 들어 모바일 기반 독자 OTT 플랫폼인 '카카오TV'를 통해 이경규, 강호동, 김구라 등 기존 TV 매체 예능인 위주 신규 프로그램을 꾸준히 생산한 카카오로선 '국민MC'의 합류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지난해 안테나 자체 예능인 <우당탕탕 안테나>로 잠시 모습을 드러내긴 했지만 본격적인 고정 출연은 이번 <플레이유>가 최초인 유재석의 선택은 생방송+실시간쌍방향 소통 예능이었다. <플레이유>라는 제목은 사용자들이 "너를 플레이 하겠다" 혹은 "유재석을 조종하겠다"라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었다. 본격 방영에 앞서 진행된 사전 홍보 방식도 화려한 색감의 그래픽과 더불어 '사전 예약'이라는 문구를 앞세우는 등 마치 모바일 신규 게임 출시를 방불케 했다.  

100분 안에 로그인해라​
 
 지난 15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카카오TV '플레이유'의 한 장면

지난 15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카카오TV '플레이유'의 한 장면 ⓒ 카카오TV

 
드디어 진행된 <플레이유> 첫 번째 생방송은 유튜브, 카카오TV 2개 플랫폼을 통해 중계되면서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동시 접속자 1만 명 이상(유튜브 기준)을 기록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다. 첫 번째 생방송에 등장한 유재석은 마치 영화 <프리가이> 속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 마냥 하나의 게임 캐릭터 역할을 부여 받고 시청자들과 합심해서 미션 수행에 임하게 되었다. 

여타 버라이어티 예능처럼 유재석은 눈을 가린 채 사람 흔적이 전혀 없는 폐공장에 미리 도착해서 생방송 즈음에서야 안대를 풀고 본격 임무 수행에 돌입했다. <플레이유>의 첫 번째 생방송 미션은 '로그인'. 제작진은 미리 수거한 유재석의 휴대폰을 어딘가 감춰두고 수시로 벨소리를 울리게 해서 100분 안에 찾도록 설계했다. 이 과정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실시간 방송에 참여한 시청자들의 댓글 뿐이다.  

​어떠한 사전 고지 없이 오직 모니터 화면을 통해 지시를 받아야 하는 유재석으로선 그저 막막할 수밖에 없었다. 게임에 도움을 주는 댓글부터 유재석을 놀리기 위한 유머와 재치 넘치는 일명 '주접댓글' 등이 혼재하는 상황에서 그는 어렵사리 망치, 도끼 등의 도구로 밀폐된 방을 빠져 나오는 것까진 성공한다. 하지만 일정한 간격 속에 울려퍼지는 휴대폰 소리의 위치는 워낙 넓은 공장 규모 때문에 좀처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각종 TMI 난무하는 쌍방향 토크+방탈출 게임의 결합
 
 지난 15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카카오TV '플레이유'의 한 장면

지난 15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카카오TV '플레이유'의 한 장면 ⓒ 카카오TV

 
​무서운거 싫어하는 유재석의 특징을 이미 잘 알고 있는 제작진은 수시로 공포영화 BGM 음악도 섞어 들려주면서 유재석의 판단력을 더욱 흐리게 만들었다. 간신히 시청자들과 의기 투합해 공장 주변을 차근차근 살펴보던 도중 드디어 휴대폰을 발견하는가 싶었지만 찾아낸 건 동일 기종의 전혀 다른 전화기였다.  

​일련의 과정을 PC와 휴대폰 등으로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이거 PPL 아닌가요?" , "비밀번호 (박)명수형 생일로 넣어봐요", "뒤에 좀비 있어요" 등 쉴새없이 재미난 댓글을 실시간으로 달라주면서 미션을 수행하는 유재석을 꾸준히 괴롭히면서 게임에 동참한다.   공포 영화를 많이 본 탓인지 어두컴컴한 공간 속 미심쩍은 물건에 대해 깜짝 놀라는 유재석의 반응이 이어지면서 <플레이유>는 마치 공포 코미디 영화 같은 분위기 속에 빠르게 진행되었다.

​각종 컨테이너, 밀실 등을 거쳐 도달한 곳은 당초 처음 유재석이 생방송에 등장했던 공장 안이었다.  간신히 휴대폰 벨소리가 나오는 장소를 정확히 찾아낸 그는 생방송 종료 12분 여를 남기고 자신의 전화기를 찾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페이스 로그인 방식으로 본인의 휴대폰에 접속하면서 이날의 생방송은 곧바로 종료되었다.  일련의 과정과 더불어 온라인 게임 마냥 이뤄지는 사용자 보상 등은 차후 진행될 본 방송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빠른 전개 속에 흥미진진한 재미
 
 지난 15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카카오TV '플레이유'의 한 장면

지난 15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카카오TV '플레이유'의 한 장면 ⓒ 카카오TV

 
​실시간 생방송이라는 특징은 남들과 쉴 틈 없이 대화하기 좋아하는 유재석의 강점에 더 없이 좋은 수단이기도 했다. 출연자가 단 한 명 뿐이고 카메라도 메인 카메라 1대와 보조 카메라 1대 등 단 2대만으로 진행되는 단촐한 방식이지만 나름 공포 스러운 현장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몰입감을 키워줬다.  

그리고 유재석은 수시로 올라오는 댓글에 일일이 응대하면서 우리가 묻지도 않은 시시콜콜한 근황을 털어놓으며 웃음을 유발시킨다. 미션 수행해야 하는데 제작에 도움 주신 광고주를 위한 PPL 진행조차 시청자들의 재미를 끌어 모은다. <플레이유>의 첫회는 '방 탈출'이라는 과정이 삽입되었지만 기존 tvN <대탈출>과 같은 추리 게임 보단 몇 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액션 어드벤쳐 게임 쪽에 가까운 형식을 띄고 있었다.  

​제작진이 공장 곳곳에 배치한 의문의 사물들은 특별히 추리 혹은 힌트를 제공하는 수단이 아니라 유재석과 시청자들을 속이기 위한 역습의 도구였다. 접는 최신 휴대폰처럼 보일 수 있는 각종 잡다한 물건 및 커피집 진동벨 등을 여러 개 비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그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미리 녹화를 진행한 후 재기발랄한 자막+오디오를 삽입한 잘 가공된 TV 혹은 웹 예능에 비해 투박한 방식이었지만 약 2시간 가까운 <플레이유> 생방송은 특별히 지루한 감 없이 빠른 전개 속에 흥미진진한 재미를 만들어줬다. 모바일 혹은 PC 기반의 인터넷 환경을 적극 활용하면서 <플레이유>는 사전 예약한 구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플레이유 유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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