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테니스의 희망이라 불리는 장수정의 메이저 대회 본선 첫 도전은 역시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 세트를 완벽하게 따내며 마지막 세트를 더욱 박진감 넘치게 만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라 할 수 있겠다. 

여자 테니스 세계 랭킹 212위 장수정이 우리 시각으로 18일(화) 오후 5시 호주 멜버른 파크에 있는 16번 코트에서 벌어진 2022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단카 코비니치(몬테네그로, 99위)와의 1라운드에서 3시간 9분이나 걸리는 보기 드문 접전 끝에 1-2(3-6, 6-2, 4-6)로 아쉽게 패했다.
 
 여자프로테니스 국내 최고 랭커 장수정이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장에서 열린 WTA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단식 1회전에서 공을 받아치고 있다(2021년 12월 20일, 자료사진).

여자프로테니스 국내 최고 랭커 장수정이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장에서 열린 WTA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단식 1회전에서 공을 받아치고 있다(2021년 12월 20일, 자료사진). ⓒ 코리아오픈조직위원회 제공

 
84분 걸린 마지막 세트 고비 못 넘어

5년 동안 10번 넘게 두드려온 메이저 대회 본선 무대가 장수정 앞에 드디어 열렸다. 여자 프로 테니스의 경우 해마다 10대 선수들의 거센 돌풍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예선 통과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바로 이번에 예선 3게임을 내리 이겨 그 뜻을 이룬 것이다.

본선 토너먼트 128강(1라운드)에 명함을 내밀기조차 어려운 212위 장수정의 상대는 이번까지 메이저 대회 일곱 번째 시즌을 뛰고 있는 99위 단카 코비니치였다. 코비니치는 윔블던을 제외하고 '호주 오픈, 롤랑 가로스(프랑스 오픈), US 오픈' 세 개의 메이저 대회 본선 2라운드(64강) 경험이 각각 두 번씩이나 있는 경험자이기에 장수정에게는 버거운 상대였다.

53분 걸린 첫 세트를 3-6으로 내준 장수정은 메이저 대회 본선 첫 게임을 뛰는 선수답지 않게 두 번째 세트를 멋지게 따냈다. 특히 세 번째 게임에서 과감한 네트 앞 플레이를 펼치며 백핸드 발리로 3-0을 만드는 순간이 압권이었다.  

이후 장수정은 자기 서브 게임을 빼앗길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침착한 그라운드 스트로크 싸움을 펼치며 게임 흐름을 뒤집어냈다. 장수정이 메이저 대회 본선 도전 첫 라운드에서 두 번째 세트를 6-2라는 압도적인 게임 스코어로 따낸 것이다.

그녀의 상대 단카 코비니치는 끈질긴 장수정의 스트로크 싸움에 흔들린 나머지 허리와 왼쪽 다리에 이상 증세를 호소하며 세 번째 세트를 앞두고 메디컬 타임 아웃을 요청하기도 했다. 역전승을 노리며 과감하게 나온 장수정은 마지막 세트 초반 공격적인 게임 운영을 펼치다가 스트로크 실수가 많아지며 흐름을 넘겨주고 말았다.

자기 서브 게임으로 시작한 3세트 첫 게임부터 포핸드 크로스가 너무 길어 옆줄 밖에 떨어진 것부터 아쉬운 순간이었다. 세 번째 게임은 결정적인 더블 폴트로 흔들렸다. 마지막 세트 0-3까지 벌어진 게임 스코어는 결코 쉽게 따라잡기 힘든 거리였다.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날카로운 백핸드 크로스 앵글샷을 자랑하며 내리 두 게임을 따라붙었지만 장수정의 뒷심은 거기까지였다. 

여자 단식 게임에서 보기 드물게 이 마지막 세트는 84분이나 걸렸고 단카 코비니치의 매치 포인트가 코트 구석 깊숙한 곳에 떨어지며 1라운드가 끝난 것이다. 장수정의 메이저 대회 본선 첫 도전이 이렇게 3시간 9분만에 아쉽게 끝났지만 두 번째 세트를 압도한 내용은 분명히 좋은 경험으로 기억될 순간들이었다.

한편, 장수정보다 하루 먼저 호주오픈 본선 도전 첫 번째 승리의 감격을 누린 남자단식 53위 권순우는 19일(수)에 세계 랭킹 14위의 실력자 데니스 샤포발로프(캐나다)를 만난다.

2022 호주 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1라운드 결과
(1월 18일(화) 오후 5시 , 멜버른 파크 16번 코트)

장수정 1-2(3-6, 6-2, 4-6) 단카 코비니치

주요 기록 비교
서브 에이스 : 장수정 1개, 단카 코비니치 0개
더블 폴트 : 장수정 3개, 단카 코비니치 4개
첫 서브 성공률 : 장수정 76%(86/113), 단카 코비니치 53%(59/111)
첫 서브 득점률 : 장수정 58%(50/86), 단카 코비니치 64%(38/59)
세컨드 서브 득점률 : 장수정 44%(12/27), 단카 코비니치 48%(25/52)
네트 포인트 성공률 : 장수정 78%(18/23), 단카 코비니치 64%(9/14)
리시빙 포인트 득점 : 장수정 40%(44/111), 단카 코비니치 42%(48/113)
브레이크 포인트 성공률 : 장수정 31%(4/13), 단카 코비니치 27%(4/15)
위너 : 장수정 26개, 단카 코비니치 38개
언포스드 에러 : 장수정 52개, 단카 코비니치 57개
서브 최고 속도 : 장수정 168km/h, 단카 코비니치 180km/h
첫 서브 평균 속도 : 장수정 148km/h, 단카 코비니치 159km/h
세컨드 서브 평균 속도 : 장수정 129km/h, 단카 코비니치 124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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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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