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백만장자 사부들이 예측하는 '2022년 돈의 흐름'을 둘러싼 난상토론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1월 16일 방송된 SBS 예능 <집사부일체>(아래 집사부)에서는 임인년 새해를 맞이하여 주식 전문가 김동환, 부동산 컨설턴트 박종복, 암호화폐 전문가 김승주, 연예계 대표 저축왕 배우 전원주가 출연하여 '백만장자 클럽 오찬 모임'을 개최하며, 각 분야의 투자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재테크 노하우가 다뤄졌다.
 
사부들은 재테크 고수답게 모두 남다른 스케일을 드러냈다. 부동산 사부 박종복은 <집사부> 촬영 이후 "삼성동에 100억짜리 건물을 장만했다"고 밝혀 출연자들을 놀라게했다. 저축 사부 전원주는 금테크를 선호하며 은행에 금만 10억을 저축했다고 밝혔다. 전원주는 "금은 가지고 있으면 든든하다. 무거워도 돈이니까 안 무겁다"라는 어록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암호화폐 사부이자 정보대학원인 교수인 김승주는 본인은 백만장자가 아니지만, 자신의 암호화폐 강연을 듣고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본인의 제자 중에는 석사 1학년에 암호화폐로 벌써 100억 이상을 번 사람도 있다고. 김승주는 "투기와 투자는 다르다"고 지적하며 최근 핫트렌드인 암호화폐와 NFT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강조했다.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전문가들의 말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 SBS

 
<집사부> 멤버들은 각자 성향에 따라 유수빈-박종복(부동산), 양세형-김동환(주식), 이승기-전원주(저축), 김동현-김승주(암호화폐)의 네 팀으로 나누어 앉았다. 박종복은 김동현이 운동선수 출신이라 '쉬운 한 방'만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부동산 투자가 더 어울리는 스타일인데, 암호화폐는 최악의 선택이다"며 디스했다. 김승주는 "암호화폐는 365일 24시간 거래. (운동선수같은) 체력이 필수다"라며 김동현을 옹호했다.
 
암호화폐가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 나오자, 김승주는 "거품이 끼어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잠재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변동이 커도 우상향으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2010년 1비트코인 가격이 0.04달러(40원)였는데 지금은 8000만 원(2021년 10월 기준)까지 올랐다"고 밝히며 놀라움을 자아냈다. 만일 10년 전에 비트코인을 100만 원 산 사람이라면 지금은 2조 원이 된 것. 유수빈은 충격에 자리까지 이탈하여 김승주을 '삼촌'이라고 부르는 등 변심한 모습으로 박종복을 당황하게 했다.
 
박종복은 "10년간 200만 배가 오르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반격했다. 이에 김동현은 강남 초기의 부동산을 비유하며 비트코인도 같은 원리라고 반박했다. 박종복은 "1960~1970년대의 강남과 지금의 폭등은 다르다"며 재반박했다.

전원주도 박종복의 의견에 동의하며 "너무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 비트코인에 투자할 기회가 있었다고 해도, 너무 위험한 것에는 투자 안 한다"며 소신을 드러냈다. 전원주는 "엘리베이터 타듯 한 번에 올라가려고 하지 마라. 아끼면서 모으는 돈이 진짜 내 돈이고, 땅이 굳듯 굳는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김동현은 두 사람의 지적에 동의하면서도 "부동산은 가격이 너무 많이 올랐고 큰 돈이 필요한다. 일단 암호화폐로 벌고 10년 뒤에 부동산으로 넘어가겠다"라고 밝혔다. 박종복은 "절대 못 온다. 2030년에 돈 빌려달라고 연락하지나 마라"라고 응수하며 폭소를 자아냈다. 박종복은 "암호화페는 자산으로 보기는 어렵지 않나"라는 소신을 밝혔고, 김동현은 "2030년에 이 영상을 다시 틀어달라"며 이를 악물었다.
 
김승주는 박종복이 암호화폐에 부정적인데 대하여 "부동산은 잘 된 케이스, 암호화폐는 투기에 가까운 케이스만 언급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전세계 암호화페 종류는 1만 가지가 넘는다. 우량한 코인에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안정적"이라고 주장했다.
 
박종복은 "주식은 차라리 필요한 투자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암호화페는 뭘 보고 투자를 판단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김승주는 "암호화폐는 프로그램 코드, 사업계획서 등 관련된 모든 내용을 인터넷에 공개하도록 되어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종복은 "코인이나 주식은 내 자산의 가치가 타인의 힘으로 수시로 계속 변동되는 게 싫다"며 거부감을 드러냈다. 

가장 좋은 투자처는?

이번에는 김동환이 "부동산 수익은 개인은 좋아도, 나라 경제에는 과연 도움이 될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동환은 "주식 투자금은 회사의 운영비가 된다. 주식이 시장을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흔히 사고파는 가격만 생각하지만, 알고보면 주식은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종복은 "부동산도 경제활성화나 인력창출에 기여한다. 집 한 채 지으려면 토목공사나 인테리어, 이사까지 관련 산업을 놓고 보면 부동산만한 게 없다"고 반박했다.

김승주는 "주식하면 개인은 가난하고 회사만 배불린다, 거대 기업들이 악의 축이 되어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면서 "암호화폐는 이익을 분배하고 공유하게 해주는 특징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수수료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스라엘에서는 암호화폐를 활용한 콜택시 서비스를 개발하여 수수료 없는 협동조합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김승주는 "주식이 미래가치에 투자한다고 하지 않나. 암호화폐는 그보다 더 먼 미래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전히 암호화폐라는 분야는 개념에서 용어까지 많은 이들에게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김승주는 "암호화폐는 인터넷 공간에서 쓰는 현찰"이라고 정의하며, "현실에서는 현금을 쓰지만, 인터넷 공간에서는 신용카드-계좌이체말고 결제수단이 없다. 그래서 나온 게 암호화폐"라고 정의했다.
 
블록체인에 대해서는 "현금이 위조의 가능성이 있듯, 암호화폐도 위조될 수 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하여 나온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이라고 알기쉽게 설명했다. 누군가 코인을 사용했다면 정기적으로 사용 내역을 공유하고 장부를 합친다는 것.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는 모든 사용자들이 공유한다. 김승주는 최근 방역관리에 활용되는 '쿠브'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어플이라고 설명했다. 일종의 협동조합형 기술인 블록체인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지적재산권의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승주는 정작 부동산과 주식도 암호화폐와 비슷하게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왜 수익이 높은 암호화폐를 가장 많이 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저는 등락폭이 높은 건 별로"라며 박종복과 똑같은 발언을 해 출연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김승주는 "암호화폐는 긴 안목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 하나에 올인하여 한방을 노리는 것은 투기"라고 지적하며 김동현을 머쓱하게 했다. 김승주는 "암호화폐도 주식처럼 분할매수-분할매도 원칙만 잘 지키면 그렇게 낭패를 보지 않는다"며 임호화폐로 일확천금을 노리다가 큰 손해를 보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백만장자들의 공통점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 SBS

 
백만장자들의 공통점은 시드머니(종잣돈)을 마련할 때까지 알뜰하게 저축을 한다는 점이다. 전원주는 자택에서의 일상을 통하여 사은품으로 모아둔 샘플과 휴지, 수십년된 가구, 추울 때 1시간만 돌리고 끄는 보일러, 세수한 물을 화장실 청소용으로 재활용하는 등 차원이 다른 절약정신으로 '쩐더우먼'이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2022년에 1억이 생긴다면 어떻게 투자할 것인가?'를 주제로 재테크 고수들의 토론이 펼쳐졌다. 전원주는 저축왕답게 금테크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김동환은 약 20년전에 돌잔치 단골선물이었던 금반지가 사라진 이유는 당시 한돈에 4만 원이었던 가격이 30만 원대까지 올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동환은 주식에서 "정해진 미래에 투자하라"면서 전기차와 컨텐츠 산업 등을 예로 들었다. 앞으로 친환경 사업에 세계의 자금이 집중되는 추세이며,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을 통하여 K-컨텐츠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데 주목했다. 주식은 그 시대의 시장 판도를 대변하는 만큼, 당장 인기있는 종목이나 테마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서, 앞으로 어떤 분야가 흥할 것이며 왜 그럴 수밖에 없는지 시대와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는 요지였다.
 
박종복은 1억이 생기면 꼬마빌딩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박종복이 "꼬마빌딩으로 주거와 부수입까지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자, 김동환은 콘텐츠에 투자하겠다는 발언까지 철회하며 큰 관심을 보여서 웃음을 자아냈다.
 
박종복은 2022년 부동산 전망에 대해서는 "오르는 지역과 안 오르는 지역이 극명하게 나뉘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종복은 지난해에 비하여 입주물량(3만→1만 8000)이 더 줄어들었고,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으며, 대선을 앞둔 임기말 정부에서 어떤 집값 안정화 정책을 내놓을지를 변수로 지적하며 "올해까지는 집값 상승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만약 1~2년 이내에도 집값 거품이 빠지지 않을 경우 "2025년경에는 예상보다 더 심각한 부동산 폭락이 올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SBS 예능 <집사부일체>의 한 장면. ⓒ SBS

 

김동환은 "부동산은 보통 대출이 껴서 개인 자산보다 투자 규모가 큰 경우가 많다. 마치 인생을 걸고 베팅하는 것과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박종복은 "부동산은 투자처이면서 거주용 상품이기도 하다. 그런데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산 사람들은 집값이 좀 떨어져도 버티려고 하기에 가격하락폭이 크지 않고 튼튼하다. 등락폭이 큰 주식이나 암호화폐와는 본질이 다르다"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김동환은 "상대적으로 가장 유리한 자산이 거주용 부동산"이라는 생각을 밝히며 한국과 미국의 부동산 차이를 예로 들었다. "미국의 집들은 생김새와 구조가 천차만별이라면, 한국은 세대별로 똑같은 구조의 아파트가 많은 편이다. 인터넷만 봐도 평수, 구조, 방향이 다나오기에 집을 직접 안 보고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K-부동산의 장점이라는 것. 한편으로 김동환은 자신이 팔았던 같은 아파트에 전세로 살았다가 가격이 쭉쭉 오르는 것을 지켜봐야했던 씁쓸한 경험을 회상하며 자폭성 웃음을 자아냈다.
 
김승주는 1억투자로 암호화폐와 NFT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암호화폐를 스타트업 초창기 투자와 비교하여 "암호화폐 산업는 지금부터가 성장을 위한 시작점"이라는게 김승주의 주장이었다. 또한 김동현은 전기와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의 충격과 비교하여 처음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신기술들이 세상을 바꾼 것처럼 암호화폐의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김동현은 암호화폐의 가격이 너무 올라서 "2030년에는 비트코인 1개를 가진 사람도 만나기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동환도 이에 동의했지만, 현재 코인당 5100만 원인 암호화폐의 가격이 10년 뒤에는 '대박 아니면 쪽박'이 될 것이라며 결이 약간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투자자 입장에서 변동성이 지나치게 높은 암호화폐에 1억을 모두 투자한다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것.

NFT는 '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한 토큰)'의 약자로 블록체인에 기록한 등기권리증(집문서)라고 할 수 있었다. 등기권리증처럼 소유권, 거래이력 등을 블록체인에 저장해주는 가상인증서였다. NFT에 제품거래 이력이 기록되고 블록체인 사용자라면 누구든 NFT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중고시장에서도 가품 유통을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김승주는 "NFT는 콘텐츠 산업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개인의 사진같은 저작물도 NFT 인증으로 기록을 남기면 영원히 개인의 소유권이 보장되며 원작자 정보가 남는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양세형은 NFT가 흥미로운 또다른 이유로, 중계 플랫폼이 없는 대신 하나의 콘텐츠가 거듭해서 판매-유통될 때마다 설정만 해놓으면 기록이 남아 원작자에게 수익이 돌아오는 구조를 설명했다. 급기야 박종복과 전원주도 NFT에 솔깃한 반응을 보이며 "왜 진작 이야기 안 하셨냐", "마음이 그쪽으로 열린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김승주는 "암호화폐나 NFT 산업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호재가 많다"면서도 하지만 중요한 건 공부를 해야만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식보다도 공부를 안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어두운 면을 지적했다. 김승주는 "과연 암호화폐에 대하여 충분한 공부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의문을 제기하며 "유튜브 등을 봐도 투자곡선이나 차트 이야기만 나오고, 해당 산업이 어떤 기술적 가치를 가지고 있고 우리가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를 말하는 곳이 별로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집사부> 멤버들은 투자 고수들의 강의로 많은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유수빈은 "그동안 관심은 있었지만 공부할 엄두가 안 들었다. 사부들의 좋은 말씀을 듣고 이제는 정말로 공부를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새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동현은 "부자는 한번에 쉽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고 밝혔다.
 
김동환은 마지막으로 모든 출연자들과 시청자들에게 "투자는 평생 함께하는 반려다. 여러분이 하고 있는 본진을 훼손하지 않고 잘 지키면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막연한 한방과 일확천금에 대한 환상이 아닌, 충분한 공부를 바탕으로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우라는 고수들의 조언은 시청자들에게 의미있는 여운을 남겼다.
집사부일체 암호화폐 2022주식 2022부동산 NFT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