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승리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KT 위즈가 창단 첫 통합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KT는 1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서 두산 베어스에 6-1로 승리, 2연승을 거두었다. 남은 시리즈서 2승만 더 챙기면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 트로피까지 품게 된다.

두산과 KT 모두 기회는 충분했지만, 득점 연결 여부가 두 팀의 희비를 갈라놓았다. 특히 데뷔 첫해부터 두산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인 KT 선발 소형준이 위기 관리 능력을 뽐내면서 경기 내내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득점 기회에서 확연하게 차이난 두 팀의 집중력 차이

먼저 기회를 잡은 것은 두산이었다. KT 선발 소형준의 제구가 흔들리는 사이 허경민과 강승호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1, 2루의 상황으로 연결됐다. 그런데 후속타자 페르난데스의 강한 타구를 KT 2루수 박경수가 낚아챘고, 이것이 병살타로 이어졌다. KT로선 1차전의 기세를 몰아 두산을 압박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이후 두산은 2회초와 3회초에도 매 이닝 주자가 출루했음에도 김인태와 강승호 두 타자의 병살타가 발목을 잡았고, 반대로 소형준 입장에서는 적잖은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 없이 무난한 투구를 펼칠 수 있었다.

1회말 황재균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획득한 KT는 5회말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타자 박경수의 안타와 심우준의 기습번트로 두산 선발 최원준을 흔들기 시작했고, 조용호의 1타점 적시타로 기다렸던 추가 득점이 나왔다.

황재균의 희생번트와 강백호의 자동고의 4구로 1사 만루가 됐고, 유한준의 몸에 맞는 볼과 호잉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착실하게 추가점을 뽑아냈다. 결국 적시타를 포함해 5회말에만 3점을 내준 최원준은 더 이상 마운드에서 버틸 수 없었다.

김태형 감독이 꺼내든 '필승카드' 홍건희도 소용 없었다. 올라오자마자 장성우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하면서 어느덧 점수 차가 6점 차까지 벌어졌다. 아직 이닝이 남아있긴 했어도 이날 두산의 공격력을 고려하면 5회말 단 한순간으로 승패가 결정됐다.

이미 3개의 병살타를 친 두산은 7회초 김인태가 한 차례 병살타를 추가했는데, 이 타구로 1983년 MBC 청룡(vs 해태 타이거즈, 2차전) 이후 38년 만에 역대 한국시리즈 한 경기 최다 병살타 타이 기록 '불명예'를 떠안았다. 8회초 페르난데스의 1타점 적시타로 긴 침묵을 깨긴 했지만, 이미 KT는 멀찌감치 달아난 상태였다.

신구조화의 힘, 우승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KT

2차전 승리의 원동력에 대해서 어느 한 명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2경기 동안 그라운드에서 뛴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다. 특히 젊은 선수들과 중고참급 선수들의 '신구조화'가 발휘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 이상이었다.

마운드 쪽에서는 '겁 없는 2년차' 소형준이 6이닝을 홀로 책임졌고, 맞춰잡는 피칭으로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지난 6월 20일 수원에서 두산을 만났을 당시 병살타만 6개를 솎아냈던 소형준은 이날 경기서도 3개의 병살타를 유도하면서 이강철 감독의 마운드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

중심타선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강백호의 활약도 빠질 수 없다. 1, 2차전 통틀어 8번의 타석에 들어선 강백호는 단 한 차례도 아웃으로 물러난 적이 없을 만큼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1루 수비도 안정적으로 소화하면서 팀의 2연승에 크게 기여했다.

베테랑 야수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팀의 '핫코너'를 책임지는 황재균은 타격에서 홈런을 포함해 질 좋은 타구를 생산하는가 하면, 수비에서도 까다로운 타구를 매끄럽게 처리했다. 1차전에서 잔실수를 범한 두산 3루수 허경민과는 대조적이었다.

2차전서 페르난데스의 안타성 타구를 잡은 2루수 박경수, 쐐기타를 날린 장성우, 4번 타자 중책을 맡고 있는 유한준 등도 묵묵하게 제 몫을 해주었다.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이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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