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또 불필요한 침묵으로 일을 크게 만들었다. 선수단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여파로 리그가 중단됐다. 역학조사 내용을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등 코로나19 대유행 수습으로 바쁜 방역 당국도 혼선을 겪었다. 사진은 원정 숙소에서 벌인 외부인 여성들과의 술자리로 이번 사태를 일으킨 NC 박석민(왼쪽부터),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또 불필요한 침묵으로 일을 크게 만들었다. 선수단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여파로 리그가 중단됐다. 역학조사 내용을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등 코로나19 대유행 수습으로 바쁜 방역 당국도 혼선을 겪었다. 사진은 원정 숙소에서 벌인 외부인 여성들과의 술자리로 이번 사태를 일으킨 NC 박석민(왼쪽부터), 권희동, 이명기, 박민우.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또 불필요한 침묵으로 일을 크게 만들었다.

선수단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여파로 리그가 중단됐다.

역학조사 내용을 두고 '진실 공방'이 벌어지는 등 코로나19 대유행 수습으로 바쁜 방역 당국도 혼선을 겪었다. 경찰까지 나서 진실을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다.

원정 숙소에서 벌인 외부인 여성들과의 술자리로 이번 사태를 일으킨 선수들도 무분별하게 떠도는 소문에는 오해가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피해를 줬다. 국가대표 2루수 박민우의 하차로 올림픽 야구 2연패를 목표로 하는 '김경문호'는 선수 구상부터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이런 혼돈의 소용돌이의 책임은 NC 구단에 있다. NC 구단이 상황 발생 시점부터 투명하게 대응했더라면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다.

NC는 서울 원정 숙소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선수단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지난 8일부터 경찰 수사 의뢰가 들어간 14일까지 상황 전개를 지켜보기만 했다.

지난 12일 KBO 이사회가 리그 중단을 결정한 직후 사과문을 냈지만,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진 원인인 '방역수칙 위반 의혹'에 대해서는 '방역 당국 조사 결과를 기다린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구단은 숙소에서 음주 모임을 한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의 부적절한 행동을 모를 리 없었지만, 시간을 끌었다.

당국 조사 결과라는 객관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징계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구단은 조사에 성의껏 응하지도 않았다. 강남구청이 선수 등 확진자들이 허위진술했다며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NC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가 상황을 악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NC는 투수 이성민의 승부조작 의혹을 인지하고도 은폐, kt wiz가 특별지명으로 이성민을 데려가도록 한 뒤 보상금을 받은 혐의로 2016년 경·검의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성민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롯데 자이언츠까지 피해를 본 일이다.

2018년에는 강민국의 음주운전 적발을 숨기고 kt에 트레이드 보내기도 했다. 트레이드 후 이 사실이 알려져 강민국은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고, kt는 전력 손실 피해를 봤다.

2016년 외국인 선수 에릭 테임즈의 음주운전 적발을 며칠간 숨겼다가 신뢰를 잃은 일도 있었다. 가을야구 축제에 찬물을 끼얹은 사건이다.

NC가 불필요한 침묵을 할 때마다 프로야구 전체가 흔들렸다.

이번 방역 논란에서도 끝내 입을 연 것은 구단이 아니라 선수들이다. 선수들은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박석민이 사과문에서 '숙소 술자리' 정황을 설명했다.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된 사과문이지만, 구단은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황순현 NC 대표도 사과문을 냈지만, "방역 당국의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선수뿐 아니라 대표이사 이하 구단 관계자들도 경중에 따라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번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NC는 일단 "사실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김종문 단장의 직무를 배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단장이 전면에 나서 상황을 수습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한발 뒤로 물러나 있는 모습이다. 과거에도 김 단장은 구단의 '침묵'에 관여한 바 있다.

KBO는 이번 일에 대해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른 징계를 넘어 '품위손상행위' 등 더 큰 범위의 징계를 내릴 수 있다. KBO 관계자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라도 징계할 가능성이 있다"며 상벌위원회 일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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