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표팀 새로운 황금기를 연 프랑스가 2018 월드컵에 이어 2연속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를지 관심을 모은다.

▲ 프랑스 대표팀 새로운 황금기를 연 프랑스가 2018 월드컵에 이어 2연속 메이저대회 정상에 오를지 관심을 모은다. ⓒ 프랑스 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쳐

 
이번 유로 2020에서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가장 집중시키는 곳이 죽음의 F조다. 우승후보 3팀이 한 곳에 모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 독일, 디펜딩 챔피언이자 유로 2016 우숭국 포르투갈,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국 프랑스까지. 죽음의 조에 속한 헝가리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는 꼴이 됐다.

헝가리 : 이보다 최악일 수 없는 조편성, 죽음의 조 생존법 찾을까

헝가리는 피파랭킹 37위로, 지난 유로 2016에 이어 2대회 연속 본선에 올랐다. 특히 지난 대회에서는 우승팀 포르투갈과 3-3으로 비기는 등 조별리그를 넘어 16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조편성이 문제다. 이보다 더 최악일 수는 없다. 하필 우승후보 세 팀과 한 조에 편성됐다. 이들 모두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 확실한 1승 제물인 헝가리전에서 사력을 다할 것이 분명하다.

헝가리는 유로 2020 예선에서 슬로바키아, 크로아티아, 웨일스, 아제르바이잔과 같은 조에 편성, 4승 4패의 성적으로 조 4위에 그쳤다. 하지만 2018-19 UEFA 네이션스 리그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특혜를 받아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따냈고, 불가리아와 아이슬란드를 차례로 격파하며 어렵게 본선 티켓을 획득했다.

최근 페이스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10월 불가리아전 승리를 시작으로 11경기 연속 무패다. 특히 이 가운데 터키에 승리했으며, 러시아와 폴란드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둘만큼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인 바 있다.

한 가지 악재라면 2선에서 에이스 역할을 해줄 소보슬라이의 부상이다. 개인기와 창의성을 불어넣어줄 소보슬라이가 빠지면서 아담 살라이, 롤란드 살라이의 어깨가 무겁다. 결국 헝가리가 이번 조별리그에서 강대국들과 맞서려면 수비력에 달렸다. 라이프치히 듀오 굴라시 골키퍼와 센터백 오르반이 프랑스, 포르투갈, 독일의 예리한 창을 어떻게 막아낼지 관건이다.
 
포르투갈 호날두 포르투갈의 유로 2대회 연속 우승은 호날두의 발 끝에 달렸다.

▲ 포르투갈 호날두 포르투갈의 유로 2대회 연속 우승은 호날두의 발 끝에 달렸다. ⓒ 포르투갈 축구협회 트위터 캡쳐

 
포르투갈 : 완벽한 신구 조화, 2대회 연속 유로 우승 도전

2016년은 포르투갈 축구 역사상 최고의 한 해로 기억된다. 유로 2016에서 개최국 프랑스를 물리치고, 역사상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이 이끌던 포르투갈은 조별리그에서 3무에 그치며, 조 3위까지 주어지는 와일드카드를 통해 간신히 16강에 합류했다. 이후 끈끈한 수비와 역습 전술로 토너먼트에서 한 계단씩 올라갔고, 결국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16강에 머물렀지만 2018-19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한 번 유럽 최고임을 입증했다.

3년 전까지 유망주에 불과했던 선수들이 어느덧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며 포지션 곳곳에서 한 자리씩 꿰차고 있다. 베르나르두 실바를 비롯해 주앙 펠릭스, 후벵 디아스, 브루누 페르난데스, 지오고 조타 등이 대표적이다. 호날두, 페페와 같은 경험 많은 노장들과 더불어 혈기 왕성한 유망주들이 주축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포르투갈은 신구 조화가 잘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르투갈의 약점은 상대 진영에서의 세밀한 부분 전술 부족과 호날두에 대한 높은 의존도다. 기본적으로 수비로 내려앉으며 역습 위주의 전술을 펼치는 산투스 감독은 내용보단 결과를 중시하는 실리축구에 능통하다. 사실상 플랜B가 없는 단조로운 전술 운용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의 실패를 재현할 소지가 있다.

조타의 활약은 포르투갈 공격진에 큰 힘이다. 조타는 지난 3월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예선 3경기에서 모두 득점포를 가동하며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조타의 등장에 힘입어 호날두, 베르나르두 실바와 함께 삼각편대 공격라인을 형성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물 오른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2선에서 공격을 이끌 것으로 보이며, 중앙 미드필더 후벵 네베스, 다닐루 페레이라, 윌리엄 카르발류의 존재감 역시 든든하다.

30대 중반을 훌쩍 넘은 페페, 폰테만으로 믿고 가기엔 불안했던 수비진은 최근 확실한 No.1 옵션으로 자리매김한 디아스의 성장세가 산투스 감독을 미소짓게 한다. 좌우 풀백은 게레이루, 칸셀루가 주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골문은 파르리시우가 지킬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포르투갈 우승의 방점을 찍어줄 에이스는 단연 호날두다. 1985년생의 적지 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A매치에서 100골 이상을 터뜨릴만큼 팀내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호날두는 유로의 사나이로도 불린다. 플라티니와 함께 역대 공동 득점 1위(9골)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이번 대회에 나설 경우 종전 마테우스, 슈마이켈을 넘어 최초로 5개 대회 연속 유로에 출전하는 선수가 된다.

프랑스 : 벤제마로 채운 마지막 퍼즐조각, 우승후보 1순위인 이유

바야흐로 프랑스 축구의 전성시대다. 기존의 화려한 스쿼드에 화수분처럼 쏟아진 유망주들이 더해지며 최적의 신구조화를 이뤄낸 프랑스는 이번 유로 2020에서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받는다.

현재 프랑스 대표팀은 디디에 데샹 감독이 이끌고 있다. 선수 시절 1998 프랑스 월드컵과 유로 2000에서 주장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데샹은 지도자로 변신 후 프랑스의 영광을 재현하고 있다. 데샹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8강, 유로 2016 준우승에 이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으로 이끌며 황금기를 열었다. 이러한 성적에 힘입어 데샹 감독은 9년째 장기집권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오르막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독일, 네덜란드와 한 조에 속해 조 2위에 그치며 4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유로 2020 예선에서도 찜찜한 구석은 남아있었다. H조에서 8승 1무 1패 조1위로 본선행을 확정지었지만 아이슬란드, 알바니아, 안도라, 몰도바 등 약체팀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조1위를 놓고 다툰 터키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1무 1패로 열세를 보였다. 터키의 단단한 수비와 카운터 어택에 고전하며 많은 과제를 남겼다.

지난 3월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지역예선에서는 2승 1무를 거뒀지만 겨우 3골에 그친 공격력이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지루, 음바페가 무득점에 그치며 데샹 감독의 고민을 키웠다. 

결국 데샹 감독은 이번 유로 2020 최종 명단에 벤제마를 선발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과거 팀 동료 발부에나의 성관계 비디오 유출사건 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카림 벤제마를 배제했지만 무려 6년 만에 다시 동행하기로 했다.

최근 웨일스, 불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벤제마-음바페 투톱, 그리즈만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포진시키는 4-3-1-2 전술을 시험하며, 이번 대회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벤제마의 가세로 공격의 유연성이 더해졌고, 그리즈만과의 시너지 효과로 다채로운 공격력을 선보이게 됐다.

프랑스는 지난 2경기에서 총 6골을 쏟아내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파바르-바란-킴펨베-에르난데스로 구성된 포백과 3선에서 중심을 잡아줄 포그바-캉테-라비오 라인 또한 프랑스의 강점으로 손꼽힌다.   

독일 : 15년 감독직 종지부 찍을 뢰브의 마지막 불꽃

월드컵 4회 우승, 유로 3회 우승. 유럽에서 최고의 팀을 꼽으라면 독일을 빼놓을 수 없다. 스페인(3회)과 더불어 가장 많은 유로 우승국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독일은 유로 1996 이후 25년 동안 앙리들로네(유로 우승컵)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독일은 최근 잇따른 세대교체 실패와 요하임 뢰브 감독의 성적 부진으로 '녹슨 전차'란 오명을 듣는 신세로 전락했다.

비극의 시작은 2018 러시아 월드컵이었다. 독일은 조별리그 첫 경기 멕시코전에서 0-1 패하며 불안감을 노출하더니 스웨덴에 극적으로 승리하며 기사회생했지만 한국과의 최종전에서 0-2로 덜미를 잡혔다. 이른바 '카잔의 비극'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독일의 역대 월드컵에서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한 첫 번째 패배이자, 1938년 대회 이후 80년 만의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이후에도 독일의 행보는 순탄치 못했다. 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에서는 스페인 원정 경기에서 0-6 대패를 당했다. 독일이 6골 차로 패한 것은 지난 1931년 5월 오스트리아전 0-6 패배 이후 무려 89년 만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유럽예선에서도 아이슬란드, 루마니아에 승리했지만 약체 북마케도니아와의 홈 경기에서 1-2로 패하며 20년 만에 월드컵 유럽 예선 패배를 기록했다.

결국 뢰브 감독은 유로 2020 본선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사임할 뜻을 내비쳤다. 마지막 대회인 유로 2020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지 여부가 관심이다. 그런데 하필 험난한 조에 편성돼 불안감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골키퍼 노이어를 비롯해 토니 크로스, 킴미히, 귄도안이 버티는 미드필드진은 충분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반해 최후방 수비와 전형적인 스트라이커의 부재가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결국 뢰브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소집하지 않았던 센터백 훔멜스, 2선 공격수 뮐러를 다시 대표팀으로 복귀시켰다.

뢰브 감독은 유로2020 독일 최종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2018년에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때였다. 그러나 계획대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팀 내 리더십 측면에서 많은 부분을 가져다 줄 훔멜스와 뮐러를 선발하기로 했다. 그들은 독일 대표팀 내에서 큰 존경을 받는 선수들"이라고 밝혔다. 

훔멜스는 수비 라인을 지휘할 최적의 적임자로 손꼽힌다. 뮐러는 특유의 골 냄새를 맡는 움직임과 어시스트 능력을 겸비하고 있어 독일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랑스 포르투갈 독일 유로2020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