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 김광현이 호투하고도 불펜의 방화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광현은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5이닝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1실점으로 호투했다. 맷 카펜터의 역전 3점 홈런에 힘입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김광현은 불펜의 방화로 승리가 날아갔고 경기는 승부치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세인트루이스가 4-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김광현에게 필라델피아는 지난 18일 시즌 첫 등판에서 3이닝5피안타1볼넷4탈삼진3실점의 부진을 안겨준 팀이다. 하지만 김광현은 약 2주 만에 다시 만난 필라델피아를 5회까지 1점만 내주는 효과적인 투구를 펼치며 첫 등판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시즌 첫 연승은 무산됐지만 여전히 빅리그 진출 후 11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된 김광현은 1승의 성적을 유지한 채 평균자책점을 3.29로 낮췄다.

3회 2사 후 리얼무토에게 맞은 적시 2루타
 
 지난 4월 23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이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지난 4월 23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이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광현이 지난 24일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5.2이닝1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따낸 후 세인트루이스는 5경기에서 3승2패로 비교적 좋은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신시내티전 3연승 이후 만난 필라델피아와의 안방 4연전에서는 첫 3경기에서 1승2패를 기록하며 만족스런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개인적인 설욕은 물론 4연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김광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작년부터 공수에서 김광현에게 '특급도우미' 역할을 했던 포수 야디어 몰리나가 발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세인트루이스는 백업포수 앤드류 키즈너가 6번타순에 배치되며 선발 출전했다. 유격수 폴 데용의 자리에도 유틸리티 플레이어 에드문도 소사가 나섰다. 이에 맞서는 필라델피아는 전날 머리에 사구를 맞은 브라이스 하퍼가 제외된 가운데 리스 호스킨스,J.T.리얼무토,오두벨 에레라로 중심타선을 구성했다.

1회 마운드에 올라 필라델피아 타자들과 만난 김광현은 올해 타율 .162로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선두타자 앤드류 맥커친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1사 후 알렉 봄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홈런 공동 1위(8개) 호스킨스를 중견수 직선타로 잡아냈다. 김광현은 2사 후 리얼무토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에레라에게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며 첫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세인트루이스가 1회 공격에서 삼자범퇴로 물러난 가운데 김광현은 2회 선두타자 스캇 킹게리에게 슬라이더로 3루 땅볼을 유도했다. 1사 후 로만 퀸을 좌전안타로 출루시킨 김광현은 퀸에게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닉 메이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김광현은 메이튼의 땅볼 과정에서 퀸을 3루까지 진루시켰지만 투수 애런 놀란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3루주자 퀸을 잔루로 만들었다.

3회 필라델피아 상위타선을 다시 만난 김광현은 선두타자 맥커친을 좌전안타로 출루시켰지만 봄의 3루 땅볼 때 1루 주자 맥커친을 잡아냈다. 1사 후 호스킨스를 3볼에서 중견수 직선타로 잡아낸 김광현은 2사 후 4번타자 리얼무토에게 1볼에서 체인지업으로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다가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어진 득점권 위기에서 에레라를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추가실점을 막았다.

낮은 구속에도 노련한 투구로 5이닝1실점 호투

24일 신시내티전에서 빅리그 데뷔 첫 안타를 기록했던 김광현은 3회 말 첫 타석에서  무사1루에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지만 3개의 파울이 나오면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 투구에서 선두타자 킹게리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김광현은 퀸을 3루 땅볼로 유도하며 선행주자를 지웠다. 1사 후 퀸의 2루도루를 잡은 김광현은 메이튼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지만 놀라를 투수땅볼로 처리하며 4회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세인트루이스 타선이 놀라에 막혀 4회까지 2안타 무득점 빈공에 시달린 가운데 4회까지 투구수가 68개였던 김광현은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4회 선두타자 맥커친을 빠른 공으로 삼진 처리한 김광현은 1사 후 봄을 중견수플라이로 잡아냈다. 김광현은 2사 후 호스킨스를 시속 110km의 커브를 통해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5이닝 만에 이날 경기의 첫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세인트루이스는 5회 말 공격에서 키즈너의 2루타와 소사의 고의사구로 2사1,2루의 기회를 잡았고 마이크 쉴트 감독은 김광현 타석에서 카펜터를 대타로 내보냈다. 그리고 카펜터는 역전 3점 홈런을 터트리며 김광현에게 승리투수 요건을 선물했고 김광현은 5이닝7피안타 무사사구4탈삼진1실점으로 시즌 세 번째 등판을 마쳤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는 7회 불펜진이 동점을 허용하며 김광현의 승리요건을 날려 버렸다.

김광현은 이날 4회까지 7개의 안타를 맞으면서 1회 2사 1,2루, 2회 2사3루, 3,4회 무사1루 등 거의 모든 이닝마다 주자를 내보내며 힘든 경기를 했다.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백업포수 키즈너와 호흡을 맞추면서 몰리나가 마스크를 썼을 때와 비교해 투구템포가 다소 느려지기도 했다. 여기에 구속도 신시내티전 만큼 잘 나오지 않았고 5회까지 84개의 공을 던졌으니 경제적인 투구를 했다고 평가하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김광현은 3회 2사 후 리얼무토에게 맞은 적시 2루타 한 방을 제외하면 시즌 첫 등판에서 3이닝 동안 3점을 허용했던 필라델피아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사사구는 하나도 없었고 구속이 썩 잘 나오지 않았음에도 삼진을 4개나 잡아냈다. 비록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필라델피아에게 어느 정도 설욕에 성공한 셈이다. 아쉽게 시즌 첫 연승을 놓친 김광현의 다음 등판은 오는 5월 6일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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