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최면>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 현정 역을 맡은 조현.

영화 <최면>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 현정 역을 맡은 조현. ⓒ 제이티지 엔터테인먼트


아이돌 데뷔 5년 차인데 벌써 두 편의 영화에서 중심 캐릭터를 맡았다. 액션과 스릴러물에서 조현은 무대 경험에서 쌓은 순발력과 차곡차곡 배워 온 연기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용루각: 비정도시>에 이어 24일 개봉하는 <최면>에서 그는 아이돌 그룹 멤버 현정을 연기했다. 현정은 과거 특정 사건에 연루된 인물로 대학교 동기들이 자신도 모르게 걸린 최면에 이상 행동을 할 때 가장 크게 반응하는 캐릭터다.

캐스팅 과정에서 조현은 매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회사로 들어온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어서 오디션을 보러 갔다"며 조현은 "현정이라는 캐릭터의 성격, 정서, 그리고 그의 고민을 감독님과 많이 얘기하면서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룹 베리굿 멤버로 활동했기에 누구보다 아이돌 가수의 아픔과 특징을 잘 이해한다는 건 그가 안고 갈 하나의 이점이기도 하다.

<최면>에 빠진 이유

"최면이라는 소재가 독특하기도 하지만 죄의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나뉘어서 기억도 조작되고, 누가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돌이켜 볼 지점이 있더라. 저도 아무 생각 없이 했던 말과 행동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현정은 여자들 사이에서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 되지만 당차게 이겨내는 인물이다. 내면에 불안함이 있는데 좀 더 친구들에게 의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연기했다. 그래서 애정이 더 갔다.

어떻게 보면 저와 현정의 직업은 똑같아도 상황은 달랐던 거 같다. 시기와 질투를 겪는 현정이 어떡하면 더 멋있어 보일까를 연구했다. 그리고 여러 공포 영화를 찾아보면서 캐릭터를 분석했다. 누구나 공포감을 느끼지만 어떤 부분에서 느끼는지는 다 다르니까, 관객분들이 좀 더 보편적으로 믿을 수 있는 건 무엇인지 생각하려 했다."

 
 영화 <최면> 관련 이미지.

영화 <최면> 관련 이미지. ⓒ 더프라이데이픽쳐스

 
아무래도 집단 따돌림, 괴롭힘이 영화 소재 중 하나로 등장하기에 이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제가 그런 따돌림을 당하거나 누군가 당하는 걸 본 적도 없지만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누가 튀어 보이면 시기나 질투가 생기는 건 당연한 것 같다"라며 "좀 더 대화를 많이 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면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속생각을 밝혔다.

영화에서 현정이 연습실에 남아 홀로 현대 무용을 추는 장면은 배우와 감독 모두 많이 공들인 결과물이었다. "감정 표현뿐만 아니라 청각 효과도 중요해서 현정의 호흡과 발걸음 소리 등에 신경을 쓰려 했다"며 조현은 "김남식 교수님과 무용을 같이 만들었는데 그 장면을 위해 몇 개월간 연습한 것 같다. 현대 무용이 이렇게 매력 있는지 새삼 알게 됐다"고 전했다.

조현은 과거 쇼트트랙 유망주로 활동하다 부상을 입고 연예인으로 전향한 경우다. 활동을 시작하며 어머니와 함께 찾아간 작명소의 추천으로 신지원이라는 본명을 두고 중국 스타 배우 '왕조현'의 이름을 따오게 됐다. 어쩌면 연기 또한 가수 활동과 더불어 그에겐 운명과 같을 수 있어 보인다. 

"제가 운동을 좀 오래 했는데 대회에서 1등 해서 행복하기보단 노력해서 대가를 받는 과정을 봐주시는 관객분들에게 감동을 느끼곤 했다. 이런 스포츠의 속성과 비슷한 직업이 뭘까 생각해봤는데 연예인이더라. 어릴 적 극장에 자주 다니면서 희로애락을 간접적으로 느낀 게 있어서 언젠가 배우나 가수가 돼야지 하는 생각은 했다. 아무래도 제가 늦게 일을 시작하게 됐는데 대학 진학 후 엄마를 설득했다(웃음).

평소에 다양한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행동이나 성향을 공부했다. (그룹 씨스타 출신) 다솜 언니가 철학책 같은 걸 많이 추처해주셔서 읽기도 했다. 이번 현장에선 함께 호흡한 이다윗 선배를 보며 많이 배우기도 했다. 밥 먹는 시간에도 몰입해서 연습하고 계시더라. 저도 더 정신 차리며 촬영에 임하려 했다."


"배우와 가수 모두 좋은 모습 보일 것"
 
 영화 <최면>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 현정 역을 맡은 조현.

영화 <최면>에서 아이돌 그룹 멤버 현정 역을 맡은 조현. ⓒ 제이티지 엔터테인먼트

 
최근 몇몇 인터뷰에서 베리굿 활동을 중단한다는 식의 기사가 나왔기에 조현은 "가수로도 왕성하게 활동할 건데 (베리굿 활동이) 예정된 게 없어서 잘은 모르겠다"며 "연기자 일에 몰두하면서도 솔로곡도 준비하고, 회사에서 진행 중인 일이 있다면 (베리굿으로) 활동할 예정"이라 말했다. 

"연기를 연습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 재밌는 것 같다. 시나리오 안에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겨 있고, 이걸 관객분들에게 믿게끔 하는 게 매력적이다. 한번 시나리오를 읽기 시작하면 8, 9시간이 지나도 계속 연구하게 된다. 물론 연예인 일을 아이돌 활동으로 시작했기에 제겐 큰 의미가 있다. 가수와 연기자 둘 다 욕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데까지 정면 승부하고 싶다.

운동을 그만둔 건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사회에 나와서 택한 첫 직업이 연예인인데 1분 1초가 가는 게 아까울 정도다. 아이돌 활동 땐 쉴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빴는데 체력이 약해져서 요즘은 아버지와 함께 등산을 다닌다. 헬스장도 다니고 집중력을 기르기 위해 골프와 뜨개질을 배우고 있다(웃음)."


조현은 아이유와 수지를 언급하며 두 선배처럼 깊이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가수 조현과 또 다른 매력을 배우로서 보일 수 있길 바라는 모습에서 열정이 강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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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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