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션 파서블>에서 특수요원 유다희 역을 맡은 배우 이선빈.

영화 <미션 파서블>에서 특수요원 유다희 역을 맡은 배우 이선빈. ⓒ KTH



이 영화를 택하는 건 고생길이라는 게 분명했다. 액션 하나를 제대로 하기도 어려울 텐데 코미디 액션에 활동성이 떨어지는 드레스와 하이힐까지 신어야 했다. 영화 <미션 파서블>에서 특수요원 유다희 역을 소화한 배우 이선빈 이야기다. 

유다희는 총기 밀매 사건을 추격하는 열정 가득한 신입이다. 여기에 흥신소 사장과 짝이 돼서 거대 범죄 조직 심장부까지 잠입한다. 과장된 설정과 다소 과장된 연기가 필요한 캐릭터를 통해 웃음을 담보한 해당 작품은 오히려 액션에선 제법 진지하다. 천만 관객을 모은 <극한직업>이나 지난해 나름 인기몰이를 한 <오케이 마담>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마침 <오케이 마담>에 출연한 이선빈의 분량이 아쉬웠다면 이번 작품으로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엉뚱한 매력의 흥신소 사장을 연기한 김영광과 함께 이선빈은 어설프면서도 의욕 넘치는 요원을 제법 잘 표현했으니 말이다.

각종 소품 이용한 액션, 그리고 코미디의 힘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웹툰을 보는 느낌이었다. 상황이 잘 묘사돼서 이미지 트레이닝 하기 수월했다. 김영광 오빠가 출연하는 걸 이미 안 상태여서 더 몰입이 잘 되더라. 오빠가 키가 커서 제가 박스를 놓고 연기하기도 했는데 쉽지 않더라(웃음). 유다희라는 역할이 다행스럽게도 접근하기 쉬웠다. 저도 열정이 강한 편이고 오히려 다희보다 제가 더 활달한 편이라 그 성격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임무에 대한 사명감을 장착해보자는 식으로 생각했다."

액션 면에서 이선빈의 캐릭터는 주변 사물을 이용한 즉흥성이 뛰어난 캐릭터다. 주방에선 돼지 족과 각종 조리 도구로 적과 대적하고, 운동화 끈을 이용해 포박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이선빈은 "처음엔 이런 걸로 (액션이) 가능할까 싶었다. 족발이나 말린 북어 등의 촉감이 되게 이상했다"며 "다행히 상황에 잘 맞으면서도 코믹하게 나왔다"고 말했다.

"이전 작품 때 액션 스쿨에 많이 다녀봤던지라 기본기는 어느 정도 있는 상태였다. 사실 촬영 전에 액션 스쿨에 가야 했는데 드라마 촬영과 겹쳐서 시간이 많이 안 났다. 다행히 무술 감독님과 감독님이 절 믿어주셨고, 단시간에 할 수 있는 액션을 짜주셨다. 이번에 나름 대역 언니 분량이 많이 쓰인 줄 알았는데 네 컷 정도만 썼다고 하시더라. 제가 직접 한 액션 비중이 그만큼 높다는 걸 언론 시사 때 처음 알았다(웃음).

하이힐 액션은 처음에 걱정이 있었다. 평소에도 힐을 잘 안 신고, 집에 힐이 하나도 없거든. 자꾸 발이 흔들리니까 테이프로 감고 연습하고 촬영도 했다. 저도 사람인지라 어느새 적응되더라(웃음). 스태프분들도 혼을 다해서 제가 위험하지 않게, 그리고 불편한 부분에 대해 잘 가려주시고, 보호해주셨다." 

 
 영화 <미션 파서블>의 한 장면.

영화 <미션 파서블>의 한 장면. ⓒ ㈜노시스컴퍼니

 
특히 코미디 연기에서 이선빈은 "중독에 빠진 것 같다"며 애착을 보였다. "제 전작인 <미씽 나인>과 <번외수사>가 비슷한 결이 있겠지만 코믹한 작품을 할 땐 현장만 가도 자유로워지는 기분이 있다"며 그는 "제일 나답게 편하게 할 수 있는 게 코미디 같다. 매료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미션 파서블> 현장에서도 처음엔 감독님께 '이렇게 하는 게 맞나요?' 이렇게 묻다가 나중엔 제가 욕심 나서 뭔가를 더 하고 있더라. 화이트보드에 뭔가 쓰는 장면에서도 제 손이 알아서 움직였다. 이게 코미디 연기의 무서운 맛인 것 같다(웃음)."

열정의 이유

스스로에게 냉정하면서도 타인에겐 밝은 모습을 보이곤 하는 이선빈은 개봉을 앞두고도 걱정이 많아 보였다. "촬영이 끝났을 때 엄청 홀가분했는데 개봉이 다가오면서 제 부족한 부분이 보일까 내심 걱정하고 있다"며 "그래도 이번 작품을 하면서 코미디의 매력에 푹 빠졌다. 전작과는 또 다른 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 같아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지난해 드라마 <번외수사> 영화 <오케이 마담>에 이어 예능 <나의 판타집> 출연까지, 말 그대로 그는 쉼 없이 매년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열일곱, 이른 나이에 <무적의 삼총사>로 무대 연기를 경험한 뒤 걸그룹 연습생 생활을 3년 넘게 하다 데뷔가 무산되는 등 데뷔 직전까지 겪었던 무명의 설움을 잘 알기에 그만큼 허투루 작품을 보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진짜 간절함이 가장 컸던 거 같다. 고1 때 뮤지컬을 경험했다가 학업 때문에 잠깐 포기했을 때 그 상실감이 크더라. 이후 걸그룹 연습생 생활도 나름 열심히 했다. 뭔가 될 것 같았거든. 행사도 뛰고, 뮤직비디오도 연습하고 노래도 만들었는데 데뷔가 무산됐다. 그 이후 간절함에 프로필도 돌리러 다니고 광고 보조출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절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생겨 기회를 얻었다. 

뭘 해도 무산되는 경험이 있다 보니 모든 작품에 제겐 기회로 다가왔다. 그때부터 뭐든 열심히, 그리고 나만 잘하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정말 간절함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저의 팬인 해콩이 분들, 언제나 제 편인 가족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기에 작품활동을 꾸준히 하려는 마음도 있다. 제가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이 결국은 내가 잘하고 있나,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이런 건데 주변에서 충분히 잘하고 있어, 잘해왔다고 해줘서 큰 위로를 받는다."


이선빈은 <미션 파서블>에 강한 애정을 드러냈다. 코로나 19로 개봉이 다소 밀리긴 했지만 그는 "어려운 시기지만 세상에 나와 관객분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이 영화를 보는 시간만큼은 편한 마음으로 보셨으면 좋겠다"며 "뭔가 골똘히 생각하는 영화는 아니다. 피식 웃어도 되고, 살짝 미소만 지으셔도 되니 오셔서 즐기고 가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 <미션 파서블>에서 특수요원 유다희 역을 맡은 배우 이선빈.

영화 <미션 파서블>에서 특수요원 유다희 역을 맡은 배우 이선빈. ⓒ KTH

 
 
이선빈 미션 파서블 김영광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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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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