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굿바이> 관련 이미지.

영화 <굿바이> 관련 이미지. ⓒ 에이원엔터테인먼트

 
오랜 꿈을 겨우 이뤘나 싶었는데 현실의 벽에 막히고 말았다. 도쿄에 신혼살림을 차리고 한 오케스트라에 입단했다가 하루아침에 그만두게 된 첼리스트 이야기다. 

유치원 때부터 첼로를 연주해 온 다이고(모토키 마사히로)는 재정난으로 오케스트라가 사라지자 고향인 야마가타로 돌아간다. 그의 곁엔 늘 지지하고 응원해 온 아내 미카(히로스에 료코)가 있다. 변변한 직업을 구하지 못하던 그는 여행사로 추측되는 구인광고를 보고 면접을 보고 사장(야마자키 츠토무)은 다짜고짜 그를 합격시킨다.

알고 보니 여행산 줄 알았던 회사는 '영원한 여행의 동반자'를 모토로 하는 일종의 납관전문회사였고, 사장은 시체를 염하는 일부터 납관까지 자신을 돕과 함께 일을 진행할 사람을 뽑고 있었던 것이다. 영화 <굿바이>의 주요 내용은 이처럼 첼리스트에서 초짜 납관사가 된 이가 인생을 돌아보게 되고 결핍의 과거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2008년 10월 국내 개봉해 14만 관객을 모은 <굿바이>는 2009년 아카데미상 외국어 영화상을 받으며 세계 무대에서도 인정받은 바 있다. 12년 만에 재개봉을 하는 셈인데 여전히 이 영화가 품고 있는 메시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등장인물은 저마다 결핍과 슬픔을 겪었거나 겪고 있다. 다이고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불륜으로 우울한 성장기를 보냈다. 알고 보니 납관 회사 사장 또한 9년 전 아내를 직접 염하고 화장한 일로 납관사가 됐다. 다이고가 입사하기 전까지 유일한 직원이던 유리코(요 키미코) 또한 사랑을 택한 나머지 어린 자식과 남편을 저버린 전력이 있다.

 
 영화 <굿바이> 관련 이미지.

영화 <굿바이> 관련 이미지. ⓒ 에이원엔터테인먼트

  
 영화 <굿바이> 관련 이미지.

영화 <굿바이> 관련 이미지. ⓒ 에이원엔터테인먼트

 
<굿바이>엔 이런 슬픔과 인생의 과오에 대한 편견의 시선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다. 죽은 사람을 상대로 하는 사업에 대한 동네 사람들의 편견으로 다이고 또한 다소 힘들어하는데 진심으로 자신의 일을 하는 모습에 이내 그 편견은 사라진다. 또한 아버지를 내내 원망했던 다이소가 납관일을 하며 점차 그의 선택을 받아들이는 모습 또한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영화에선 그 누구도 악하거나 나쁜 마음을 품지 않는다. 아무래도 인간의 마지막, 그것을 대하는 사람들에 이야기다 보니 경건할 수밖에 없을 터. 그것을 염두에 둔 듯 영화엔 종종 소소한 웃음이 나오게 하는 유머 코드가 담겨 있다. 

다이고의 아내로서 누구보다 넓은 마음과 지혜를 지닌 유리코가 다소 수동적으로 묘사됐다는 점은 이 영화의 한계다. 하지만 전성기의 히로스에 료코를 영화를 통해 다시 만나는 건 영화팬 입장에선 반가운 일일 것이다. 

한줄평: 12년이 지나도 가슴을 울리는 잔잔한 감동
평점: ★★★★(4/5)

 
영화 <굿바이> 관련 정보

감독: 타키타 요지로
출연: 모토키 마사히로, 히로스에 료코, 야마자키 츠토무 등
수입 및 제공: 에이원엔터테인먼트
배급 및 공동제공: 드림팩트엔터테인먼트
러닝타임: 130분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0년 12월 31일
 





 
굿바이 납관사 히로스에 료코 일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