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3일 오전(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의 알살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U-23 친선대회 1차전에서 개최국 이집트와 0-0으로 비겼다. 사진은 공을 바라보는 이승우.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3일 오전(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의 알살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U-23 친선대회 1차전에서 개최국 이집트와 0-0으로 비겼다. 사진은 공을 바라보는 이승우. ⓒ 대한축구협회

 
축구 올림픽 대표팀이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시간으로 13일 오전 3시, 이집트 알 살람 스타디움에서 '이집트 U-23 친선대회' 첫 경기인 대한민국과 이집트의 맞대결이 벌어졌다. 한국은 답답한 경기력 끝에 이집트에 간신히 무승부를 거뒀다.
 
훌륭한 스파링 파트너를 만나게 된 '이집트 U-23 친선대회'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A대표팀 못지않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황의조, 손흥민 등이 맹활약한 가운데 금메달을 목에 걸며 명예를 높였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다가오는 도쿄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과를 기대하는 눈길이 많다. 
 
한편 이번 이집트 U-23 친선대회는 내년 개최되는 도쿄 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한 평가전이다. 한국, 이집트, 브라질 세 국가가 이집트에서 경기를 벌인다. 한국 U-23 대표팀은 지난 1월 U-23 AFC 챔피언십 대회 이후 10개월 만에 공식 경기를 치르게 됐다.
 
오랜만에 공식 경기에서 맞붙게 된 첫 번째 상대 이집트는 만만히 볼 팀이 아니었다. 이집트는 지난해 벌어진 2019 U-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전승 우승'을 달성했다. 이집트는 이 대회에서 가나, 카메룬, 남아공, 코트디부아르 등 아프리카 축구를 대표하는 국가들을 상대로 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으로선 이번 대회에서 '설명이 필요 없는' 브라질 U-23 대표팀과 함께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이집트 U-23 대표팀을 상대하는 값진 기회를 얻은 셈이다. 김학범 감독은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과 함께 해외파 리거들까지 소집하며 이번 친선대회를 준비했다.
 
한국은 선발 명단으로 6명의 국내파 선수와 5명의 해외파 선수의 조합을 꾸렸다. 중원에 백승호, 이승우, 김정민이 포진한 가운데 최전방에 김대원, 조규성, 정우영이 투입된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한편 이번 대회의 소집 명단에는 A대표팀 차출로 인해 어느 정도 전력 공백이 발생했다. 올시즌 K리그에서 맹활약한 엄원상, 원두재, 정태욱, 이동준 등이 A대표팀에 차출된 가운데 U-23 대표팀 명단에 오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다.
 
한국,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0-0 무승부 거둬 
 
그라운드 바라보는 김학범 감독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3일 오전(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의 알살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U-23 친선대회 1차전에서 개최국 이집트와 0-0으로 비겼다.

▲ 그라운드 바라보는 김학범 감독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3일 오전(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의 알살람 스타디움에서 열린 U-23 친선대회 1차전에서 개최국 이집트와 0-0으로 비겼다. ⓒ 대한축구협회


한국은 경기 시작부터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가하며 이집트를 압도했다. 백승호와 김정민이 중원을 지키는 가운데 좌측에 김대원, 우측에 정우영을 활용한 공격이 전개됐다. 중간중간 침투하는 이승우의 움직임도 연출됐다. 수비 상황에선 4-2-3-1 형태를 유지하며 공격을 차단했다.
 
전반 8분, 상대의 소유권을 빼앗은 김대원이 직접 돌파를 시도했다. 이후 좌측에 비어있던 이승우에게 볼이 연결됐으나, 슈팅으로 연결하진 못하며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전반 10분에는 김대원의 과감한 슈팅이 골키퍼 정면에 가로막히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한국의 우세는 전반전 중반까지였다. 좌측면을 활용, 빠르게 역습을 전개하는 이집트의 공격에 한국은 조금씩 주도권을 내줬다. 이집트는 백5의 두꺼운 벽을 구축한 가운데 빠른 공수전환으로 역습을 시도했다. 이집트의 전방 압박 역시 거세지며 한국은 쉽게 볼을 전진할 수 없었다.
 
살아난 이집트의 공격은 몇 차례 결정적인 슈팅까지 연결됐지만, 위기마다 한국을 구한 건 골키퍼 송범근이었다. 송범근은 전반전에만 2번의 슈퍼세이브를 통해 골문을 지켰다. 이집트의 최전방 살라 모흐센, 라이얀, 아슈르 등이 좋은 호흡을 보여줬지만 번번이 골문에서 좌절했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최전방의 조규성을 빼고 천성훈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여전히 이집트의 분위기는 꺾이지 않았다. 한국 선수단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이집트는 빠르게 측면 공간을 파고들어 공격을 시도했다. 후반 10분에는 송범근이 또다시 극적인 선방을 보여주며 위기를 모면한 한국이었다.
 
한국은 이후 김강산, 이수빈, 조영욱, 김동현, 이동경, 송민규 등 7장의 교체 카드를 모두 꺼내 들었지만 분위기를 뒤집진 못했다. 공격적인 카드 이동경, 송민규는 종료 직전에 투입돼 활약할 시간이 부족했으며, 그나마 이른 시간 투입된 조영욱이 측면에서 상대방으로부터 파울을 얻어내는 등 많은 활동량을 가져간 것이 전부였다.
 
수많은 과제를 남긴 이집트전
 
결국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이 났다. 전반전 중반까지 좋은 흐름을 유지했던 한국은 이후 이집트에 완전히 경기를 내주며 끌려갔다. 송범근의 '선방쇼'가 없었다면 대량 실점도 일어날 수 있었던 경기였다. 한국은 이번 이집트와의 평가전에서 수많은 과제를 안게 됐다.
 
먼저 중원 조합에 대한 고민이 크다. 중원에 선발 출전한 3명의 해외파 선수들은 모두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백승호가 낮은 위치에서 중심을 잡아준 것은 좋았지만, 상대 압박이 거세지며 높은 지역으로의 볼 전달 등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했다.
 
공격진 역시 마찬가지다. 좌측 김대원이 돌파, 크로스 등 준수한 활약을 펼친 가운데 중앙 조규성, 우측 정우영은 아쉬운 활약을 보여줬다. 한국은 이날 단 3개의 슈팅을 기록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조금 더 이른 시간 송민규, 이동경 등 공격적인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수비 또한 계속해서 왼쪽 측면을 공략하는 이집트의 공격을 저지하지 못한 것, 공간으로 침투하는 상대의 움직임을 막지 못한 점 등에서 합격점을 주기 힘들다. 볼 처리나 선수 마크 등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여럿 있었다.
 
한편 한국 U-23 대표팀은 다가오는 14일(토) 저녁 10시, '세계 최강' 브라질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다. 경기 종료 후 약 40시간 만에 또 다른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
 
평가전의 의의는 단순히 경기 결과에 그치지 않는다. 경기력 향상, 선수들 간의 호흡, 다양한 포메이션 실험 등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다. 한국 U-23 대표팀은 이번 이집트전을 통해 얻은 '뼈아픈 교훈'을 체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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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글쓰는것을 좋아하여 스포츠 기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https://m.blog.naver.com/filippo_hazag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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