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신트트라위던 이승우가 앤트워프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렸다.

▲ 이승우 신트트라위던 이승우가 앤트워프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렸다. ⓒ 신트트라위던 공식 트위터 캡쳐

 
이승우(22)가 마침내 벨기에리그 진출 이후 고대하던 데뷔골을 터뜨렸다.
 
이승우는 13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벨기에 신트트라위던 헬 반 스타엔에서 열린 2020-2021 벨기에 주필러리그 5라운드 앤트워프와 홈경기에서 전반 1분과 23분 멀티골을 쏘아올렸다.
 
이로써 이승우는 지난해 8월 신트 트라위던에서 데뷔한 이후 무려 13개월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그동안의 설움을 날렸다.

이승우, 촌철살인의 골 결정력으로 팀 공격 주도
 
신트트라위던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은 이승우-스즈키 유마-파쿤도 콜리디오로 구성됐다. 이승우는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명단에 포함됐다.
 
이승우가 존재감을 발휘하는 데는 경기 시작 1분이면 충분했다. 역습 상황에서 콜리디오가 이승우에게 패스했고, 이승우는 침착하게 왼발슛으로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골에 목말랐던 이승우는 포효했다.
 
신트트라위던은 전반 16분 주클레로드에 동점골을 내줬지만 전반 23분 다시 이승우의 추가골로 리드를 잡았다. 이번에는 오른발이었다. 상대 수비수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모리 코나테가 빼앗은 뒤 이승우에게 내줬다. 이승우는 골키퍼와의 일대일에서 오른발 슈팅을 성공시켰다.
 
문제는 신트트라위던의 수비 조직력이었다. 전반 33분 코너킥에서 셰크에 동점골을 다시 헌납했다.
 
후반에도 신트트라위던 공격은 이승우가 주도하다시피했다. 활발한 움직임과 센스 있는 플레이로 공격의 창의성을 높였다.

후반 19분 역습 상황에서 이승우 돌파에 이어 쇄도하던 콜리디오에게 기회를 열어줬지만 마무리 슈팅이 벗어나며 도움 달성에는 실패했다.
 
신트 트라위던은 후반 27분 앤트워프 수비수 딜란 바튜빈시카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다. 또, 사무엘 아사모아, 덕켄스 네이존, 이토 타츠야 등 공격 자원을 차례로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는데 오히려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후반 43분 세트 피스에서 주클레로드의 프리킥 골에 무너지며 결국 2-3으로 패했다.

부활의 서곡 울린 이승우, 전환점이 될 앤트워프전 멀티골
 
지난 1년 동안 이승우는 시련의 나날을 보냈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큰 주목을 받은 이승우는 성인 1군팀 데뷔를 노렸지만 결국 출전 기회를 위해 2017년 이탈리아 헬라스 베로나로 이적하며 본격적인 1군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2시즌 동안 44경기에 출전해 2골에 머물렀다.
 
이승우는 지난 시즌 헬라스 베로나에서의 생활을 마감하고, 다소 생소한 벨기에리그 신트트라위던으로 이적하며 화제를 모았다. 비록 빅리그는 아니지만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도전을 택한 것이다. 
 
등번호 10번을 부여받으며 기대를 높였지만 이승우의 출전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전반기 동안 마르크 브라이스 감독은 이승우를 벤치에 앉혔다. 성적 부진으로 인한 감독 경질 후 임시적으로 팀을 지휘한 니키 하이옌 감독대행 역시 이승우를 중용하지 않았다.

이승우는 21라운드에서야 데뷔전을 치렀다. 이마저도 후반 25분 교체 투입돼 20분을 누빈 것이 전부였다.

후반기 밀로스 코스티치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이승우는 조금씩 출전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운이 닥쳤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시즌이 조기 종료된 것이다. 이승우는 입단 첫 시즌 4경기 0골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절치부심한 이승우는 휴식기 동안 국내에서 피지컬 훈련에 주력하며 도약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신트트라위던 역시 2020-21시즌 개막을 앞두고 케번 머스캣 감독을 선임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2년차를 맞이한 이승우는 비로소 제대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잡았다. 올 시즌 1라운드에서 후반 중반 교체 투입됐다. 2라운드에서는 결장했지만 3, 4라운드에서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4라운드 외펀전에서는 벨기에 리그 진출 이후 첫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예열을 마쳤다.
 
그리고 이번 5라운드 앤트워프전에서 잠잠하던 득점 본능을 깨웠다. 이날 이승우는 3개의 슈팅 가운데 2골을 적중시키며 높은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앞서 이승우가 공식 경기에서 마지막으로 골 맛을 본건 지난 2018년 12월 30일 세리에B 포지아전이다. 무려 623일 만에 나온 득점이었다. 또, 벨기에리그 진출한지 약 13개월 만에 첫 골을 신고했다.

이날 드리블 성공은 없었으나 한 차례 결정적인 키패스로 콜리디오에게 만들어줄 만큼 이타적인 면모 또한 돋보였다.
 
이승우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신트트라위던은 무기력하게 패하며 빛이 바랬다. 그럼에도 이번 멀티골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번뜩이는 경기력과 공격의 활로를 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정작 공격수로서 득점과 도움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득점력이 약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잠재우고, 팀내 핵심임을 입증한 것과 다름없다. 이승우에게 앤트워프전은 새로운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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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신트트라위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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