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KBO LG 대 두산 경기를 찾은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26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KBO LG 대 두산 경기를 찾은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프로스포츠의 잠정 중단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KBO리그와 K리그는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예년보다 늦은 5월에 무관중 경기로 개막했고, 최근 제한적으로 관중입장을 늘려가던 상황이었으나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높아지면서 다시 무관중 경기로 전환한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는 2주 평균 세 자릿수 이상 감염자가 발생하고 환자가 하루새 두 배 이상 증가하면 발령하도록 되어있다. 이미 사회 곳곳에선 수도권 지역 전체에 대해 고3을 제외한 초·중·고 학생들의 등교 중지와 전면 온라인수업 전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전국 확대, 다중이용시설 및 고위험시설에 대한 운영중단 등 사실상 3단계에 준하는 조치들이 잇달아 발표되고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사회와 경제 전반과 미칠 파급효과를 고려하여 완전한 3단계 시행에 대해선 최대한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만일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방역 지침에 따라 현재 무관중으로 진행중인 프로스포츠 경기도 전면 중단하도록 되어있다. 다만 리그를 완전 종료하는 것은 아닌 잠정 중단이다.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면 리그를 재개할 수 있다.

문제는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누구도 알수 없다는 것이다. 겨울스포츠인 프로농구와 배구는 올해초 코로나 1차 유행 당시 리그를 잠정중단했으나 끝내 시즌을 재개하지 못하고 조기 종료한 바 있다. 현재 상황은 오히려 그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평가다.

현재 프로야구는 팀당 144경기 중 87~94경기를 소화했고 프로축구는 전체 27라운드중 17라운드(K리그2는 16라운드)까지 치러진 상황이다. KBO와 프로축구연맹은 일단 완주를 목표로 하되 리그가 중단될 경우 올해 말인 12월까지는 스케줄을 재조정해서라도 일정을 소화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만일 정상적으로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경기수를 줄이는 것이 차선책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KBO는 135경기→126경기 등으로 이미 시즌 개막 전부터 상황에 따라 일정을 축소하는 시나리오를 만들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포스트시즌 일정은 정규시즌 진행 여부에 따라 유동적이다. K리그는 전체 12개팀이 돌아가며 홈앤 어웨이 일정을 균등하게 소화하게 되는 22라운드(K리그2는 18라운드)까지 마치고 난 후 상하위 그룹으로 나뉘어 치르는 스플릿라운드(5경기)를 생략할 수도 있다.

만약 리그가 중단되어 재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될까. 프로농구의 경우 정규시즌 순위와 성적은 인정했지만 1위팀에 우승 자격을 부여하지 않고 그대로 시즌을 마감한 바 있다. 프로축구는 리그 최소 성립요건인 22라운드까지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우승 자격이 달라진다. 현재 치열한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는 울산이나 전북은 조마조마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우승보다 더 민감한 것은 강등권 팀들이다. 상주 상무가 올시즌 성적과 상관없이 연고지 이전에 따라 다음 시즌 자동 강등이 예정된 상태에서 올시즌 성적순으로 강등되는 것은 최하위 한 팀뿐이다. 현재 최하위 인천 입장에서 가장 불리한 시나리오는 리그 최소성립요건인 22라운드까지 소화한 상태에서 스플릿라운드만 취소되고 시즌이 종료되는 경우다.

프로야구는 아직 순위 자격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최소 126경기 이상을 소화하지 못하거나 포스트시즌 일정을 치르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올해 리그 자체가 아예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창단 첫 우승을 노리던 NC 다이노스나 키움 히어로즈 등에게는 더욱 아쉬운 시즌이 될 수 있다.

리그 중단 및 파행은 결국 해당 산업의 경제적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이미 프로스포츠는 올시즌 예정된 리그 일정과 경기수에 따라 중계권료, 구장 광고료, 각종 스폰서 후원 비용 등이 집행된 상태다. 가뜩이나 리그 대부분의 일정을 무관중 경기로 치르며 매출 수익에 큰 타격을 입은데다 경기수 축소로 인한 추가 손실까지 감수하게되면 피해는 더 늘어난다. 코로나 사태와 경제 악화로 프로구단들의 운영을 의존하고 있는 모기업의 지원금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재정난이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프로 선수들 개개인도 연봉 감액, 선수단 축소같은 고통분담을 피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리그 중단만큼은 최대한 피해야할 이유는 대중들에게 미치는 사회적 파급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모두 힘든 시국에서 한가롭게 스포츠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3단계로 격상돼 국민들의 경제활동과 자유로운 일상이 위협받으며 심리적으로도 많은 스트레스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럴 때 비록 '집관'으로나마 스포츠라도 즐길 수 있는 것은 국민들에게 작지만 큰 위안이 된다. 누군가에는 그저 평범한 공놀이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게는 삶의 큰 희망이자 줄거움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우리 사회 방방곡곡, 각종 집회나 다중이용시설 등에서 코로나 확산으로 인하여 크고 작은 고통을 겪을 때도, 국내 프로스포츠계는 지금까지는 현장에서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을만큼 철저한 방역 준수의 모범사례로 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적 요인으로 인하여 어렵게 운영되어온 리그가 중단되거나 파행을 겪는다면 스포츠계와 팬들 모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디 끝까지 프로스포츠가 정상적으로 완주할 수 있도록,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하는 것은 물론, 정부에서도 신중하게 판단을 내려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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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거리두기 프로야구일정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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