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

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 ⓒ 매치컷㈜


한국 최초의 서핑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파도를 걷는 소년>이다. 근사한 레저인 서핑에 소년이 등장하는 청춘물이라니, 언뜻 보면 파도처럼 청량하기만 한 영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그렇지 않다. 이주노동자 2세, 일용직 청년 등과 같이 소외받는 주인공들이 서핑을 통해 삶의 희망을 모색하는 내용이다.

6일 오전 <파도를 걷는 소년>의 온라인 언론시사에 참여했다.

희망 없는 청춘의 어둠과 빛나는 파도의 만남
 
 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

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 ⓒ 매치컷㈜

 
제주에서 외국인 불법 취업 브로커 일을 하는 이주노동자 2세 김수(곽민규 분). 폭력전과로 출소한 수는 사회봉사로 해안을 청소하다가 바다에서 서핑하고 있는 서퍼들의 모습에 빠진다. 쓰레기통에서 우연히 주운 보드를 가지고 무작정 바다에 뛰어든 수. 그런데 제주 서퍼 해나(김해나 분)가 위험하다며 수에게 태클을 건다. 수는 서프샵을 운영하는 똥꼬(민동호 분)와 서퍼 해나에게 천천히 서핑을 배우게 되고, 서핑에 빠져들수록 외국인 불법 취업 브로커 일은 점점 잊게 된다.

"그 해 여름, 삶을 바꾼 파도와 만나다"라는 홍보문구처럼 이 영화의 핵심은 '삶을 바꾼' 파도라는 것이다. 위의 줄거리처럼 소외된 채 살아가는 제주의 청년이 서핑을 만나면서 삶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보시다시피 이 영화의 배경은 제주도다. 아름다운 바닷가가 그려진다는 건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예상할 것이고, 그보다 눈길을 끄는 건 소외된 이주노동자 2세들의 절망과 해맑은 파도가 극명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 영화가 특별한 건 이런 대비를 통해 젊은이들의 방황과 성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

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 ⓒ 매치컷㈜

 
사회적 이슈인 이주노동자 문제를 다루면서도, 서핑이라는 트렌디한 소재를 결합시켜 무겁기만 하지 않게 그려낸 이 영화는 최창환 감독의 작품이다. 최 감독은 전작 <내가 사는 세상>에서 청년예술가들의 실업 문제를 디제잉이라는 트렌디한 소재와 엮어서 담아낸 바 있다.

최 감독은 <파도를 걷는 소년>을 준비하고 제작하는 1년 여 동안, 아예 제주로 집을 옮겨 생활했다. 많은 서퍼들을 만나고 실제 서핑도 배우면서, 삶의 태도를 바꾸는 서핑의 힘에 대해서도 알아갔다고 한다. 최 감독은 단편 <호명인생(2008)>, <그림자도 없다(2011)>때부터 노동 문제와 청년 실업에 대해 천착해왔다.

이 영화는 2019년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를 뜨겁게 달궜던 화제작이다. 이 영화제에서 '한국장편경쟁부문 배우상'과 '심사위원 특별언급'의 2관왕을 달성했으며 당시 관객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소재들을 청량한 이미지의 서핑과 연결해서 풀어낸 것이 천재적이다", "정말 서핑을 하고 싶어졌다" 등 관객들의 찬사가 이어졌다.

라이징 스타들의 담백한 연기
 
 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

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 ⓒ 매치컷㈜


<파도를 걷는 소년>의 주인공 김수 역의 배우 곽민규는 최근 독립영화계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라이징 스타다. 또한 인기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 출연해 주목받은 신인 김현목이 김수의 절친 필성 역을 맡았다. 곽민규는 이주노동자 2세라는 방황하는 이방인에서 서핑을 통해 내면의 변화를 서서히 겪어가는 청춘의 심리를 잘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는다. <내가 사는 세상>에 이어 <파도를 걷는 소년>까지 곽민규 배우를 연이어 주연으로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최 감독은 공식자료를 통해 다음처럼 대답했다.

"곽민규 배우의 얼굴이 주는 그 선량함, 순진함이 좋다. 처음에는 <파도를 걷는 소년>의 주연으로 곽민규 배우를 생각하지 않았다. 이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는 캐스팅을 담당하는 조연출 역할로 곽민규 배우가 합류했는데,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김수 캐스팅에 어려움이 있었고 회의를 하던 중, 곽민규 배우가 자신이 '김수'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

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 ⓒ 매치컷㈜


"처음엔 파도 잡겠다고 막 안간힘을 쓰면서 탔는데, 가만히 보니 길이 보이더라"는 해나의 대사처럼 서핑이 주는 삶의 지혜가 담긴 <파도를 걷는 소년>이 올 여름을 특별하게 만들어줄 예정이다.

서핑 영화가 전무하던 우리나라 영화계에서 2020년에는 <파도를 걷는 소년>를 시작으로 이어서 <죽도 서핑 다이어리>, <어서오시게스트하우스> 등 서핑을 다룬 독립영화들이 선보여질 예정이라고 하니 이도 기대된다.

한 줄 평: 삶의 파도에 묻히기보단 위로 올라타 즐길 것 
평점: ★★★★(4/5) 

 
영화 정보

제목: 파도를 걷는 소년 (The Boy From Nowhere)
감독: 최창환
출연배우: 김수(곽민규), 필성(김현목), 해나(김해나), 갑보(강길우), 똥꼬(민동호)
배급: 매치컷㈜
장르: 드라마
제작: ㈜컬쳐플랫폼
러닝타임: 97분
관람등급: 15세이상 관람가
국내개봉: 2020년 5월 14일
 
 
 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

영화 <파도를 걷는 소년> ⓒ 매치컷㈜

 
파도를걷는소년 곽민규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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