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테니스 랭킹 1위 권순우가 미국 델레이 비치 오픈에서 난적 아드리앙 마나리노를 세트 스코어 2-1로 꺾고 16강전에 진출했다. 권순우는 한국 시간으로 18일 새벽 벌어진 경기에서 첫 세트를 1-6으로 내줬으나, 두 번째와 세 번째 세트를 각각 6-3, 6-2로 가져와 2시간 남짓 벌어진 접전을 마무리 지었다.
 
직전 뉴욕 대회에서 윔블던 준우승 경력의 밀로스 라오니치를 꺾은 지 1주일도 안 돼 또 다시 시드권자를 꺾고 일궈낸 소중한 승리이다. 권순우는 이에 따라 한국 시간으로 20일 열릴 예정인 2회전에서 라이언 해리슨(미국 27세)과 8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권순우와 이날 처음 만난 마나리노는 현재 세계 랭킹 42위이며, 최고 랭킹은 약 2년 전에 기록한 22위의 견고한 경기력을 가진 선수다. 권순우는 오스트레일리아 오픈(AO)을 포함해 이번 대회까지 연이은 4개 대회 출전의 강행군 탓인지 첫 세트에서 몸이 무거워 보였다. 받아치기와 템포 플레이에 능한 마나리노에게 허망하게 1-6으로 세트를 내줘야 했다.
 
그러나 2번째 세트 들어 리듬이 되살아난 권순우는 6-3으로 세트를 가져왔고, 마지막 세트에서는 두 번이나 마나리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해냈다. 특히 게임 스코어 3-2로 리드하던 6번째 서브 게임에서 브레이크 당할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지켜낸 것이 이날 승리로 가는 길목에서 마지막 고비였다.
 
 권순우의 2회전 상대인 라이언 해리슨. 경기력이 들쭉날쭉한 것이 약점이지만 투어대회 1회 우승과 3번 준우승한 경력을 갖고 있는 강자이다.

권순우의 2회전 상대인 라이언 해리슨. 경기력이 들쭉날쭉한 것이 약점이지만 투어대회 1회 우승과 3번 준우승한 경력을 갖고 있는 강자이다. ⓒ 위키미디어 커먼스

   
2회전 상대인 해리슨은 현재 랭킹 433위지만, 방심할 상대는 아니다. 2017년 미국 테네시 주 멤피스에서 열린 멤피스 오픈 타이틀을 따내며 자신의 최고 성적인 세계 40위까지 오른 적도 있다. 이밖에 ATP 250 투어 대회에서 3차례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해리슨은 경기력이 안정되지 않고 들쭉날쭉한 것이 가장 큰 약점이며, 하드 코트에서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이는 선수이다. 1번의 우승과 3번의 준우승을 모두 하드 코트에서 기록한 것도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서브와 스트로크는 위력적이지만, 기술이 다양한 편은 못 되기 때문에 마나리노보다 권순우로서는 상대하기가 조금 덜 까다롭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해리슨은 자국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내는 경향이 있고 홈팬들의 응원도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코트 분위기는 권순우에게 불리한 편이다. 게다가 해리슨이 부상 등에서 회복해 다시 경기력이 올라오는 중이므로 가볍게 봐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권순우가 해리슨을 잠재우고 8강에 오른다면 시드 상으로 볼 땐, 4번 시드의 레일리 오펠카와 대적이 유력하다. 물론 과거 톱10에 든 적이 있는 어네스츠 걸비스를 상대할 수도 있다. 둘 다 강력한 서브라면 둘째가라고 해도 서운한 선수들이어서 4강 진출을 위해서는 권순우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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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테니스 해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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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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