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빠진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 선수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빠진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 선수 ⓒ 연합뉴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최충연은 최근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삼성 구단에 따르면 최충연은 지난 24일 대구 시내에서 차를 몰다 음주단속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의 스프링캠프 합류가 불발됐고 경찰 조사가 끝나면 KBO리그와 구단 자체 징계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 마운드 전력의 핵심인 최충연이 시즌 준비에 큰 차질을 빚게 되면서 허삼영 신임감독 체제로 분위기 전환을 노리던 삼성 구단으로서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야구계에서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건 최충연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유독 최충연을 바라보는 분위기가 냉담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최근 부와 명예를 거머쥔 프로선수들의 안이한 도덕성과 일탈로 야구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하락했고, 이에 따라 아구계의 위기의식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저마다 낮은 자세로 몸가짐을 조심해도 모자랄 시점에 또 사고가 터진 것이다. 

최근 들어 유명 선수들의 음주 사고가 누적되면서 여론도 민감해졌고, 사회적으로도 이제 음주운전을 실수가 아니라 심각한 범죄로 인식할만큼 분위기가 달라졌다. 윤창호법이 제정되는가 하면 체육계에서도 자체적으로 음주 관련 규정을 점점 강화해나가는 추세다. 최충연의 행동은 그동안 선배들이 저질렀던 실수와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학습효과가 전혀 없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처신이다.

또한 음주운전이 적발된 시점에 최충연이 이른바 병역특례라 불리는 체육요원 복무를 하고 있었다는 점도 여론을 더욱 들끓게 했다. 최충연은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출전하여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혜택을 받은 바 있다. 이 대회는 오지환-박해민의 발탁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으로 금메달을 따고도 팬들로부터 야유를 받는가 하면 선동열 전 감독이 국정감사까지 끌려나갔다가 불명예스럽게 자진사퇴하는 등, 국가대표팀의 흑역사로 기억된다.

이로 인하여 아시안게임이 프로야구 선수들의 합법적인 병역 면제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아시안게임 논란 당시의 여운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2년도 안 되어 이번엔 병역혜택자 중에서 음주운전까지 나왔으니 팬들의 여론이 다시 부글부글 끓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축구 국가대표였던 장현수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으나 2018년 병역대체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했던 사실이 적발돼 국가대표팀에서 영구퇴출을 당했다. 장현수나 최충연의 사례는 유명 운동선수들이 태극마크나 국제대회 병역혜택의 의미를 평소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팬들의 실망이 더 크다.

일각에서는 최충연을 아예 방출시키거나 병역특례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삼성의 경우 음주운전이 적발된 정형식과 박한이의 유니폼을 모두 벗겼다. 하지만 최충연과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정형식은 음주운전 사실을 구단에 알리지 않고 은폐하려고 했던 괘씸죄가 크게 작용했고 어차피 전력상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가 아니었기에 단호하게 임의탈퇴를 강행할 수 있었다. 박한이는 KBO로부터 90경기 출장 정지, 제재금 500만 원, 봉사활동 180시간 제재를 부과받았으나 징계 이전에 이미 은퇴가 멀지 않았던 탓에 구단과 논의 끝에 스스로 유니폼을 벗는 길을 택했다.

최충연은 2019시즌 부진했지만 아직 22세의 젊은 선수고 잠재력이 있는만큼 공백기를 감안할지언정 삼성이 당장 퇴출같은 강수를 택할지는 미지수다. 또한 최악의 경우, 구단에서 퇴출된다고 해도 법적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는 것이 아닌 이상 병역혜택은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대중의 여론은 이 기회에 관련 규정을 더 강화-보완해야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단지 최충연에 대한 처벌만을 고려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당사자들이 경각심을 느끼고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제는 말로만 이야기할 게 아니라 현실적이고도 강력한 규제장치가 있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야구계에서는 승부조작과 음주운전, 폭행 등 각종 범죄가 해마다 근절되지 않고 있다. 프로 선수가 가져야 할 기본 소양을 갖추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는 어설픈 온정이나 미화보다 일벌백계가 더 절실하다는 것이 시대적 요구이기도 하다.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안에 대해서는 KBO나 구단 자체적으로 '원아웃제'를 도입하여 어떤 스타급 선수라도 예외없이 잘못을 저지르면 철퇴를 맞을 수 있다는 긴장감을 줄 필요가 있다.

병역혜택에 대해서도 더욱 엄정한 기준이 요구된다. 병역혜택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장기간의 논의가 필요한 일이기에 당장 무언가를 결정하기 어렵겠지만, 적어도 병역혜택을 받은 이후 그 자격에 맞지 않는 행실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는 언제든 특례를 취소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병역혜택은 개인의 영달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국가가 병역복무 대신 사회적으로 더 많은 기여를 하라고 허용해준 배려라는 것을 잊지말아야할 것이다. 프로운동선수라는 이유만으로 이미 과분한 부와 명예를 누리면서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감을 외면하는 이들에게 국가가 제도적으로 특혜를 보장해주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앞으로 제2, 제3의 최충연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제도적 공론화를 다시 생각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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