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2019시즌에 LG 트윈스는 대다수 전문가들의 하위권 예상을 뒤집고 4위에 올라 3년 만에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NC 다이노스를 물리치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키움 히어로즈에 1승 3패로 밀려 탈락했다. 

준플레이오프는 전력에서 열세로 평가받은 LG가 내용상 선전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캡틴 김현수의 부진이 못내 아쉬웠다. 김현수는 준플레이오프에서 17타수 3안타 타율 0.176에 홈런 없이 2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398로 극도의 부진을 노출했다. 김현수가 날린 숱한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면 시리즈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김현수의 부진은 정규 시즌 막판인 9월부터 급작스레 찾아왔다. 그는 9월부터 시즌 종료까지 타율 0.159 2홈런 5타점 OPS 0.455로 방망이가 맞지 않았다. 9월 부진으로 인해 김현수는 시즌 타율 0.304로 가까스로 3할 타율 턱걸이로 시즌을 마쳤다.  

공교롭게도 이 시점은 외국인 타자 페게로가 1루수 불가 판정을 받은 시점과 겹친다. 주 포지션이 외야수인 페게로는 LG에서 1루수로 나섰지만 바운드 타구 처리에 심각한 약점을 노출해 지명 타자 혹은 외야수로 나서기 시작했다. 주전 좌익수 김현수가 페게로를 대신해 1루수를 맡았다. 

2019시즌 김현수는 좌익수일 때와 1루수일 때 타격 지표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좌익수로 나설 때는 타율 0.339 8홈런 57타점 OPS 0.902였다. 그러나 1루수일 때는 타율 0.210 1홈런 11타점 OPS 0.547에 불과했다. 1루수로서의 수비 부담이 김현수의 방망이를 잦아들게 만들었다고 풀이된다. 류중일 감독 역시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김현수의 1루수 수비가 타격에 부담을 안긴다며 인정한 바 있다. 

▲ LG 김현수 최근 2시즌 주요 기록
   
타순에 따라서도 김현수는 지표의 차이가 분명했다. 3번 타자일 때는 타율 0.333 9홈런 55타점 OPS 0.914였다. 하지만 4번 타자일 때는 타율 0.269 2홈런 21타점 OPS 0.676에 그쳤다. 4번 타순에 대한 부담을 숨기지 못했다. 

김현수가 4번 타자를 맡게 된 이유도 외국인 타자와 연관이 있다. 2019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조셉은 허리 통증으로 인해 정상 가동이 어려웠고 결국 7월 10일 방출되었다. 

조셉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페게로는 장타력은 갖췄지만 정확성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페게로는 4번 타자로 75타석, 6번 타자로 112타석 출전해 6번 타순에 배치되는 일이 더 많았다. 
   
4번 타자로 기대하고 영입된 외국인 타자들이 제몫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김현수가 4번 타자 역할을 떠안게 되고 말았다. 하지만 '4번 타자 김현수'는 대안이 되지 못했음이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LG는 외국인 타자 페게로에 대해서는 교체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즌 내내 '1루수 4번 타자'를 맡길 수 있는 외국인 타자가 영입되어야만 '좌익수 3번 타자'로 김현수의 고정이 가능하다. 2020년 LG 타선이 LG에서 3년차를 맞이할 김현수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재편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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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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