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KEB 하나은행 가드 이채은 하나은행 가드 이채은이 공을 잡고 플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 부천 KEB 하나은행 가드 이채은 하나은행 가드 이채은이 공을 잡고 플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 WKBL

 
지난 시즌 박신자컵 챔피언 부천 KEB 하나은행이 2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부천 KEB 하나은행은 지난 24일부터 속초 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2019 KB 국민은행 박신자컵 서머리그 대회에서 4연승을 달리며 A조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KEB 하나은행은 30일 오후 2시 아산 우리은행 위비와 결승행 티켓을 놓고 승부를 펼친다.
 
많은 유망주들을 보유하고 있는 KEB 하나은행은 이번 대회에서 신생팀 부산 BNK 썸과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팀의 주축인 강이슬과 신지현이 국가대표팀 차출로 인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김지영과 이하은, 김단비 등에 고아라, 백지은까지 출전 의사를 보이면서 우승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미리 보는 우승 결정전이었던 BNK 썸과의 첫 경기. 하나은행은 67-66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고아라와 이하은. 고아라는 베테랑답게 16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고, 부상에서 돌아온 이하은은 13득점 7리바운드를 보태며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그러나, 이들 뿐만 아니라 이날 경기를 통해 주목받은 선수가 있으니, 그가 바로 가드 이채은(171cm, G)이다. 이채은은 이날 4득점 4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했다. 평범한 기록일지 모르나, 이채은은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는 레이업 득점을 올렸고 공수 모든 부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이날 하나은행 가드진은 BNK 가드진에 밀리는 형국을 보였다. 지난 시즌 1군 무대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안혜지와 이소희를 선발로 나선 가드들이 쉽게 제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채은이 깜짝 투입되어 뛰어난 모습을 보였고, 결국 하나은행은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후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도 이채은의 활약은 이어졌다. 12득점 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이번 대회 처음으로 1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경기 중반 격차를 벌리는 3점슛 2개와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는 속공 레이업은 단연 압권이었다.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던 그는, 김천시청과의 경기에서는 3점슛 3개를 터트리며 11득점 3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했다. 17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기록한 수치이기에 이채은의 가치는 더욱 돋보였다.
 
이채은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3순위에 선발된 인성여고 출신의 가드이다. 이주연(삼성생명)의 동생으로 유명한 그는 지명 당시까지는 그리 주목받는 선수는 아니었다.
 
인성여고 2학년 시절 춘계 대회에서 어깨 부상을 당하며 1년을 통째로 쉬었던 그는 2018년, 3학년이 되던 해부터 본격적으로 팀을 이끌게 됐다. 지난 시즌 맹활약을 펼치며 스타덤에 올랐던 이소희와 함께 팀을 이끌며, 협회장기와 주말리그 왕중왕전 2관왕을 이끌었다.
 
하지만, 당시 인성여고는 이소희의 팀으로 주목받던 상황. 이채은의 소리 없는 활약에도 그의 공로를 알아주는 이는 많지 않았다. 가드 포지션에 뛰어난 패스 센스를 지녔음에도 팀 사정상 3번과 4번 포지션을 볼 수밖에 없었던 탓에 본인의 장점을 맘껏 뽐낼 수 없었다. 결국 이채은은 청소년 대표팀 탈락이라는 쓴맛을 맛보기도 했다.
 
드래프트에서도 이채은은 동기 박지현(우리은행), 이소희, 신이슬(삼성생명)에 비해 주목 받지 못하며 후순위에 선발됐다. 포지션 대비 신장이 작고, 슛과 득점력에 대한 의문이 있었던 그는 많은 팀들의 이목을 끌지는 못했다.
 
하지만, 프로 입문 이후 이채은은 연일 가능성을 뽐내고 있다. 지난 시즌 열렸던 퓨처스리그에서 포인트가드로 포지션을 변경한 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던 그는 첫 비시즌을 거쳐 이번 박신자컵에서도 기회를 부여받았다.
 
특히 이번 박신자컵에서는 자신의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득점력과 슛에서 엄청난 발전을 이뤄냈다. 평균 20분 안팎의 시간을 소화했지만, 평균 7.3득점을 기록했고, 40%가 넘는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를 거듭하면서 자신감을 찾으면서 자신의 장점인 패스 센스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의 경기에서 속공 상황에서 김지영에게 건넨 날카로운 노룩 패스는 이채은의 센스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제 KEB 하나은행은 우승까지 단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김지영과 강계리로 구성된 가드진이 점점 호흡을 맞춰가고 있는 상황. 이채은은 경기 중반 투입되어 분위기를 바꾸는 조커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과연 이채은이 예선의 활약을 결선 토너먼트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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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여자농구 유망주 하나은행 이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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