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아론 완-비사카에 이어 또 한 명의 잉글랜드 수비수 영입을 성사시킬 분위기다. 라이벌 맨시티와의 치열한 영입 경쟁에서 승리한 맨유가 해리 매과이어(레스터시티)를 품에 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지 시간으로 16일 <텔레그라피>와 <익스프레드> 등 복수의 영국 언론 매체는 맨유의 솔샤르 감독이 매과이어를 품게 될 것이라 보도했다. 또한 당초 알려졌던 이적료는 8000만 파운드였지만, 레스터시티가 더 높은 금액인 9000만 파운드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화로 약 1320억 원에 해당하는 천문학적 금액이며, 리버풀이 버질 반다이크의 영입을 위해 지불한 세계 수비수 이적료 신기록 7500만 파운드(한화 약 1100억 원)를 넘어서는 금액이다.
 
 비시즌에도 맨체스터의 두 팀이 경쟁하게끔 만든 레스터 시티의 중앙수비수 해리 맥과이어

비시즌에도 맨체스터의 두 팀이 경쟁하게끔 만든 레스터 시티의 중앙수비수 해리 맥과이어 ⓒ 해리 맥과이어 공식 SNS

 
일각에서는 매과이어에 대한 이적료가 선수의 기량에 비해 지나치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하지만 맨유는 이와 같은 거금을 들여서라도 매과이어를 영입하려는 의지가 확고하다. 이유인 즉, 지난 시즌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 불안을 하루 빨리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8-19시즌 맨유가 최종 6위로 리그를 마무리한 데에는 선수단의 기강 해이, 공격력의 부재 등 여러 문제점들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 것은 바로 수비라인의 부진이었다. 실제로 맨유는 38경기에서 54실점을 허용하며 구단 역사상 한 시즌 최다 실점 기록을 세우는 불명예를 안아야 했다. 게다가 이는 직전 시즌인 2017-18시즌에 기록한 28실점의 거의 2배 가까운 수치였다.
 
지난 시즌 맨유의 중앙 수비수들은 시즌 내내 부진하며 팀의 추락을 막는 데 실패했다. 특히나 에릭 바이는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결정적인 실책이나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고, 필 존스와 스몰링 역시 부진을 거듭하며 비난의 대상이 됐다. 그나마 린델로프가 분전하긴 했지만 혼자서 엉망이 된 수비라인을 이끌고 나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때문에 맨유가 거물급 중앙 수비수 매물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했다. 특히 리버풀이 반다이크 영입 후 안정된 수비와 우승권 팀으로 변모하는 것을 지켜본 맨유로서는 월드 클래스 센터백의 필요성을 더욱 간절히 느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맨유의 레이더망에 쿨리발리, 알더웨이럴트, 매과이어 등 빅네임 센터백들이 포착됐다.

이중에서도 매과이어는 맨유가 필요로 하는 선수상에 딱 들어맞는 선수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정상급 수비 실력과 빌드업 능력 등 갖가지 재능을 두루 갖춘 데다, 리그 적응 역시 따로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이미 래쉬포드, 린가드, 필 존스 등과 호흡을 맞춘 바 있어 영입하게 된다면 조직력의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자원이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 마커스 래쉬포드(좌)와 함께 훈련 중인 해리 맥과이어(우)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 마커스 래쉬포드(좌)와 함께 훈련 중인 해리 맥과이어(우) ⓒ 해리 맥과이어 공식 SNS

 
매과이어의 가장 큰 장점은 월등한 피지컬을 활용해 저돌적인 수비로 상대 공격수들을 압도하는 것이다. 매과이어는 신장 194cm에 체중 100kg으로 압도적인 피지컬을 자랑하는 수비수다. 때문에 수비에서는 타이트한 몸싸움과 육탄 방어를 위주로 플레이하는 성향이 짙다. 여기에 긴 다리를 활용한 정확한 태클 실력을 비롯해 상대 공격수들에게 끝까지 따라붙는 끈질김도 갖추고 있다.
 
공격적인 능력 또한 뛰어나다. 매과이어가 다른 수비수들과 차별화 되는 이유는 뛰어난 발기술과 빌드업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발밑이 좋아 수비 진영에서 안정적인 탈압박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공격 시에는 오버래핑이나 정확한 롱패스로 볼을 배급해주는 역할도 수행한다. 게다가 압도적인 신체조건을 활용한 제공권 장악에 능해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한 방을 종종 보여주기도 한다. 수비수로서의 능력도 출중하지만 공격의 측면에서도 다양한 옵션을 추가해주는 셈이다.
 
다만 단점 역시 극명하다. 육중한 신체조건 때문에 민첩성 등 스피드가 다소 부족하다는 것이 흠이다. 여기에 선수 본인의 스타일 상 공격적인 성향이 강하다보니 배후 공간 노출의 위험성이 크다. 때문에 레스터시티처럼 내려서서 수비하는 팀이 아니라, 맨유처럼 수비라인을 올려 공격을 주도하는 팀에선 턴오버가 발생했을 때 빠른 수비 전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또한 과도한 영입 경쟁과 홈그로운 프리미엄으로 인해 비약적으로 높아진 이적료 역시 선수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비싼 이적료가 선수 본인에게는 자신의 기량을 증명하는 훈장이 될 수도 있지만, 팀이 거금을 들여 영입한 선수가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을 때 떠안게 될 부담감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맨유는 매과이어가 필요하다. 2019-20시즌을 앞두고 수비진의 개편이 절실하다. 지난 시즌 저조한 성적으로 인해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된 상황에서 매과이어 외에 다른 빅네임 센터백 영입은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현재 맨유에게는 매과이어가 최선의 선택지인 셈이다.

맨유는 올 여름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통해 반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중이다. 이미 다니엘 제임스, 아론 완-비사카 등 젊은 피들을 수혈해 일부 포지션에서의 보강이 이뤄졌고, 이제는 매과이어 영입에 근접하며 중앙 수비라인에 변혁의 바람이 일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여름을 보내고 있는 맨유다. 과연 매과이어의 영입으로 맨유 팬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맨유, 그리고 매과이어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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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신희영
축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맥과이어 맨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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