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의 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각 리그에서는 우승팀과 유럽 챔피언스리그 진출 팀을 가리기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특히 프리미어리그는 토트넘, 첼시, 아스널, 맨유 등 4개 팀이 리그 4위 자리를 놓고 경쟁할 만큼 치열하다. 그러나 경쟁은 경기장 안에서만 펼쳐지지 않는다. 매년 여름 이적시장에도 전력 보강을 원하는 팀들의 열기로 가득 찬다. 특히 이적료 없이 영입할 수 있는 자유계약 선수는 많은 팀들이 탐내기 마련이다. '공짜'라고 해서 실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빅클럽에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선수들도 있다. 특히 미드필더의 경우, 여전히 수준급 기량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에딘손 카바니(중앙)의 득점에 환호하는 아드리앙 라비오(좌측)

에딘손 카바니(중앙)의 득점에 환호하는 아드리앙 라비오(좌측) ⓒ 아드리앙 라비오 공식 SNS

 
파리 생제르맹(PSG)의 아드리앙 라비오(24)가 대표적이다. 구단 유소년팀 출신인 라비오는 작년까지 팀의 핵심 미드필더였다. 잡음은 있었지만 재계약도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작년 러시아 월드컵 직전 문제가 발생했다.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되자 스스로 대표팀 예비 명단을 거부한 것이다. 프랑스 국민들은 그를 비난했고 그는 구단이 자신을 보호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라비오는 수비형 미드필드 위치에서 뛰는 것을 싫어해 포지션 변경도 요청했다. 더구나 월봉으로 60만 유로(약 7억 7천만 원)를 요구하면서 구단과의 사이는 더 악화됐다. 이후에도 라비오는 불난 집에 부채질만 해댔다. 챔피언스리그에서 PSG가 맨유에 패하자, 맨유의 승리에 기뻐하는 파트리스 에브라(37)의 SNS에 '좋아요'를 눌러 징계까지 받았다. 그러나 그의 실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 젊은 나이는 물론, PSG에서 200경기 이상 뛴 경험도 갖췄다. 이를 증명하듯 레알 마드리드와 토트넘, AT 마드리드 등 수 많은 클럽들이 그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 구단이 그에게 일시 해고 조치까지 내렸던 만큼 이적은 확실해 보인다. 
  
 에레라의 첫 골에 기뻐하는 맨유 선수들

안드레 에레라 선수와 맨유 동료들 ⓒ EPA/연합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안드레 에레라(29)도 이번 여름 빅클럽들이 탐낼만한 선수다. 스페인 매체 ABC와의 인터뷰에서 에레라는 "나와 구단은 생각이 서로 다르다"며 재계약 불발을 알렸다. 그는 맨유에서 다섯 시즌 동안 유로파리그와 FA컵, 카라바오컵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활약했다. 잦은 감독 교체, 성적 하락 속에서도 팀에 헌신했지만 주급에 대한 견해 차이로 이적이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 11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BBC는 에레라가 PSG와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물론 아직 이적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그의 친정팀 아틀레틱 빌바오도 그의 복귀를 원하고 있다. 곧 서른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그의 활동량은 여전하다. 
 
에레라의 팀 동료, 후안 마타(31)도 올여름 계약이 만료된다. 에레라보다 6개월 먼저 입단한 마타는 맨유에서만 200경기 이상 뛰었다. 입단 첫 시즌인 2014-2015시즌, 리그에서만 9골을 넣으며 활약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주전에서 밀렸다. 올 시즌도 리그 15경기 선발에 그쳤다. 하지만 아직 빅리그에서 활약할 만한 기량을 갖추고 있다. 지난 주말 첼시와의 경기에서는 선제골도 기록했다. 맨유는 그에게 재계약과 구단 앰배서더 자리를 제안했지만, 계약은 불확실하다. 마타의 에이전트는 11일(한국시간) 스페인 라디오 카디나 세르를 통해 '복수의 스페인 클럽에게 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스페인 매체 스포르트에 따르면 AT 마드리드가 마타에게 스페인 복귀를 제안했다고 한다. 많은 클럽들에게 관심을 받을 정도로 아직 그의 왼발은 날카롭다. 

축구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서 선수의 이적료는 천정부지로 뛰었다. 1000억 원 이상의 이적료가 발생하는 경우도 흔해졌다. 그러나 모든 팀이 막대한 이적료를 물 쓰듯 사용할 수는 없다. 빅클럽이라도 팀의 예산은 한정적이다. 적은 예산으로 성적을 내는 것은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으면서 이적료가 없는 자유계약 선수를 영입하면 된다. 2016년 맨유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를 공짜로 영입해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스널에서 뛰어난 활약으로 무패 우승을 차지한 솔 캠벨(44)도 자유계약 선수였다.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왔지만, '먹튀' 오명을 쓴 선수도 많다. 결국 선수의 이적료는 팀의 기대치일 뿐, 성공을 보장하지 못한다. 싸다고 다 비지떡은 아니다. 이적료는 '공짜'지만 실력만큼은 진짜배기인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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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박성균
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유 리그앙 파리생제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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