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분, 인천 유나이티드 골잡이 무고사가 페널티킥 동점골을 성공시키는 순간

61분, 인천 유나이티드 골잡이 무고사가 페널티킥 동점골을 성공시키는 순간 ⓒ 심재철

 
기다리던 K리그가 다시 열리는 날이라 예상했지만 이렇게 많은 축구팬들이 찾아올 줄은 몰랐다.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2019 시즌 첫 경기가 열린 날 공식 집계된 유료 관중수는 1만8541명이었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홈 그라운드를 문학경기장에서 숭의 아레나(인천축구전용경기장)로 옮기고 처음 맞이했던 2012년 3월 11일 열린 수원 블루윙즈와의 홈 개막전에 들어온 1만7662명 최다 관중 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 해 K리그 1 순위표에서 바닥을 치면서 2부리그(K리그 2)로 미끄러질 위기에서 극적으로 벗어나 또 한 번 '잔류왕'이라는 쑥스러운 꼬리표를 붙인 인천 유나이티드이지만 새 시즌에 거는 기대감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이 구름 관중들이 말해준 셈이다.

제주 MF 아길라르, 친정 팀을 흔들다

욘 안데르센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2일 오후 2시 숭의 아레나에서 열린 2019 K리그 1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1라운드 개막전에서 1-1로 비겼다.

먼저 웃은 팀은 제주 유나이티드였다. 지난 해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코스타리카 출신 미드필더 아길라르와 함께 제주 유나이티드의 허리를 책임진 공격형 미드필더 이창민이 36분에 비교적 먼 거리에서 기습적인 오른발 무회전 중거리슛으로 골을 터뜨린 것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새 주장 남준재의 오른발 전진 패스

인천 유나이티드 새 주장 남준재의 오른발 전진 패스 ⓒ 심재철

 
이창민에게 공을 밀어준 도움 주인공이 마침 아길라르였기에 전 소속 팀 인천 유나이티드로서는 더 아쉬운 순간이었다. 아길라르와 이창민은 이후에도 인천 골문을 위협하는 중거리슛을 계속 퍼부어 인천 유나이티드의 수비 라인 발을 묶어놓았다. 유효 슛 숫자에서 홈 팀보다 3개가 더 많은 9개를 기록한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제주 유나이티드 이창민과 아길라르가 입증한 것이다.

구름 관중들의 성원 앞에 인천 유나이티드가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후반전에 더 공격적으로 과감한 운영을 선택한 것이다. 그 중심에 골잡이 무고사와 허용준이 서 있었다. 

특히, 전북으로 떠난 문선민 자리에 전남 드래곤즈에서 데려온 허용준이 뛰었는데 무고사와의 호흡만 잘 어우러진다면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67분, 제주 유나이티드의 후반전 교체 선수 마그노의 재치있는 발뒤꿈치 슛을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정산이 기막히게 쳐내고 있다.

67분, 제주 유나이티드의 후반전 교체 선수 마그노의 재치있는 발뒤꿈치 슛을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정산이 기막히게 쳐내고 있다. ⓒ 심재철

   
콩푸엉까지 뛸 수 있다면

58분에 인천 유나이티드의 동점골 기회가 생겼다. 허용준과 무고사의 공격 조합이 페널티킥을 만든 것이다. 허용준이 제주 유나이티드 골문 바로 앞에서 수비수들과의 몸싸움을 이겨내며 밀어준 공을 무고사가 오른발 인사이드 슛으로 골을 노렸을 때 주장 박진포의 왼팔에 공이 맞고 떨어졌다.

김대용 주심은 이 핸드 볼 반칙을 곧바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VAR(비디오판독심판) 룸의 조언을 듣고 2분 뒤에 페널티킥 판정을 내렸고 무고사가 틀림없이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이에 1만8541명 인천 홈팬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환호성을 내지르며 구름 관중 효과를 널리 알렸다.
 
 인천 유나이티드 센터백 부노자가 높은 공을 이마로 따내는 순간

인천 유나이티드 센터백 부노자가 높은 공을 이마로 따내는 순간 ⓒ 심재철

 
67분에 제주 유나이티드 후반전 교체 선수 마그노에게 아찔한 발뒤꿈치 슛을 허용하는 바람에 패배의 위기에 몰렸지만 인천 유나이티드 No.1 골키퍼 정산이 슈퍼 세이브로 팀을 구해낸 것이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개막전 인연은 좀 질긴 편이다. 2008년 3월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0-2로 인천 유나이티드가 패한 기억부터 시작하여 2017년 3월 5일 숭의 아레나에서 열린 개막전에서도 인천 유나이티드가 0-1로 졌다.

그 사이에도 인천 유나이티드는 두 번(2012년 3월 4일, 2016년 3월 13일)이나 제주 유나이티드에게 1-3으로 패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개막전에서 인천 유나이티드가 패하지 않은 것은 뜻 깊은 결과라고 할 만하다.
 
2019년 첫 라운드가 끝난 현 시점에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찍힌 1만8541명의 구름 관중 기록은 여섯 군데 경기장 중 2위에 해당한다. 3.1절 전주성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대구 FC의 2019 K리그 1 공식 개막전 2만637명보다 2096명 적은 숫자며, 가장 늦게 3일 오후 2시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포항 스틸러스 개막전 1만5525명보다 3016명 많은 숫자다.

이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2019년을 맞이하여 선포한 '인천축구시대'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을 상징한다고 말할 수 있다. 비록 개막전에 실제로 뛰지는 못하고 후보 선수로서 몸풀기만 했던 베트남 국가대표 공격수 응유엔 콩푸엉에 대한 기대감도 큰 편이다. 콩푸엉의 국가대표 동료 쯔엉(부리람 유나이티드 FC)이 2016년에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4경기를 뛴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베트남 축구팬들이 몰려올 것이기 때문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새 외국인 선수 하마드의 왼발 전진 패스

인천 유나이티드 새 외국인 선수 하마드의 왼발 전진 패스 ⓒ 심재철

 
이제 인천 유나이티드는 오는 9일(토) 오후 2시 경남 FC를 숭의 아레나로 불러들이며, 제주 유나이티드도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새로 문을 여는 DGB대구은행파크로 들어가 지난 해 FA컵 우승 팀 대구 FC를 상대한다.

2019 K리그1 결과(2일 오후 2시 숭의 아레나)

★ 인천 유나이티드 FC 1-1 제주 유나이티드 [득점 : 무고사(61분,PK) / 이창민(36분,도움-아길라르)]

◎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
FW : 무고사
AMF : 허용준(71분↔김보섭), 박세직, 하마드, 남준재(86분↔문창진)
DMF : 임은수
DF : 김진야, 부노자, 김정호(82분↔양준아), 김동민
GK : 정산

◎ 제주 유나이티드 선수들
FW : 찌아구
AMF : 김호남, 아길라르(72분↔임찬울), 이창민
DMF : 권순형(87분↔이동수), 이은범(50분↔마그노)
DF : 강윤성, 권한진, 알렉스, 박진포
GK : 이창근

◇ 주요 기록 비교
점유율 : 인천 유나이티드 42%, 제주 유나이티드 58%
유효 슛 : 인천 유나이티드 6개, 제주 유나이티드 9개
슛 : 인천 유나이티드 8개, 제주 유나이티드 15개
코너킥 : 인천 유나이티드 4개, 제주 유나이티드 5개
프리킥 : 인천 유나이티드 15개, 제주 유나이티드 12개
오프 사이드 : 인천 유나이티드 2개, 제주 유나이티드 2개
파울 : 인천 유나이티드 13개, 제주 유나이티드 10개
경고 : 인천 유나이티드 1장(김동민) , 제주 유나이티드 3장(강윤성, 박진포, 임찬울)

◇ 2019 K리그 1 현재 순위표
상주 상무 3점 1승 2득점 0실점 +2
FC 서울 3점 1승 2득점 0실점 +2

경남 FC 3점 1승 2득점 1실점 +1
울산 현대 3점 1승 2득점 1실점 +1
인천 유나이티드 FC 1점 1무 1득점 1실점 0
제주 유나이티드 1점 1무 1득점 1실점 0
전북 현대 1점 1무 1득점 1실점 0
대구 FC 1점 1무 1득점 1실점 0
성남 FC 0점 1패 1득점 2실점 -1
수원 블루윙즈 0점 1패 1득점 2실점 -1
강원 FC 0점 1패 0득점 2실점 -2
포항 스틸러스 0점 1패 0득점 2실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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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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