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는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로 가상의 팀을 꾸리고 선수의 실제 기록을 바탕으로 순위 경쟁을 하는 가상 게임 '판타지리그'가 있다. 리그 유저들을 위해 메이저리그에서는 매년 선수들의 성적을 기반으로 선수 랭킹을 정비한다.

2019년이 다가오자 메이저리그에서는 12월 30일(이하 한국 시각) 2018년 성적을 기반으로 판타지리그 선수 랭킹 상위 300명의 순위를 공개했다. 여기서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173위,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186위에 올랐다.

전체 1위는 마이크 트라웃(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오브 애너하임)이 올랐으며 2위는 무키 베츠(보스턴 레드삭스), 3위에 호세 라미레스(클리블랜드 인디언스), 4위 프란시스코 린도어(인디언스) 그리고 5위 J.D. 마르티네스(보스턴 레드삭스)가 선정됐다. 이번 겨울 FA 최대어로 꼽히는 브라이스 하퍼는 전체 14위를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주요 선수 순위... 커쇼 30위, 오타니 121위

류현진과 함께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지는 주요 선수들의 순위도 눈에 띈다.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전체 30위로 선발투수 부문 7위에 올랐으며, 후반기에 눈부신 활약을 펼친 워커 뷸러가 전체 55위(선발투수 17위), 베테랑 투수 리치 힐이 103위(선발투수 29위)를 기록했다.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는 194위에 올랐다.

투타 겸업으로 화제를 몰고 왔던 일본인 투수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는 전체 121위에 올랐는데, 지명타자로만 한정하면 이 부문 2위다. 오타니가 지명타자 순위에 랭크된 이유로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기 때문에 2019년에는 마운드에 오를 수 없는 이유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판타지리그 성적을 공개하는 MLB.com에서는 랭킹에 오른 선수들의 예상 성적도 언급한다. 이 부문에서 전체 1위 트라웃은 2019년 타율 0.300에 40홈런 20도루 107타점 117득점 OPS 1.040의 성적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오타니는 2019년 타자로만 출전하여 타율 0.273에 25홈런 10도루 72타점 66득점 OPS 0.868의 기록이 예상됐다.

판타지리그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선수를 선발해 가상의 팀을 꾸린다. 팀을 꾸리고 시즌을 진행하는 동안 선수들의 각종 기록을 포인트로 환산하여 총점을 매긴다. 시즌이 끝나면 이용자들의 총점을 토대로 순위를 확정한다.

추신수 랭킹 173위, 외야수 부문 44위

추신수는 한국인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순위인 173위에 올랐으며, 전체 외야수 부문 44위에 올랐다. MLB.com의 평가에 의하면 추신수는 견고한 힘과 절제된 접근법을 갖춘 베테랑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선구안에 의한 절제된 스윙으로 뛰어난 출루율을 기록한 추신수는 2018년 생애 첫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2018년에 추신수는 전반기 18홈런 43타점 62볼넷으로 타율 0.293에 출루율 0.405 OPS 0.911를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과 함께 연속 출루 행진이 중단된 이후 슬럼프가 찾아온 추신수는 후반기 타율 0.217에 3홈런 19타점 30볼넷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추신수는 레인저스와의 7년 계약 중 앞으로 2년의 시간이 남았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연봉이 상승하여 연간 2100만 달러를 받는다. 몸값은 상승하는데 소속 팀 레인저스가 최근 몇 년 동안 하위권을 맴돌면서 트레이드 관련 루머가 제기되고 있다.

추신수는 12월 23일 가족들과 함께 잠시 귀국하여 대한민국에서 연말을 보내고 있다. 고향인 부산을 포함하여 여러 곳을 돌며 국내 활동을 한 뒤 1월 중에 출국하여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추신수는 귀국했을 때 트레이드 루머와 관련하여 언급을 했는데, 프로 선수는 구단의 상품이기도 하다는 말을 통해 트레이드가 될 경우 받아들여야 할 문제라고 생각을 밝혔다. 참고로 추신수는 레인저스와 계약 내용 중 일부 팀에 대한 제한적 트레이드 거부권을 갖고 있다.

류현진 랭킹 186위, 선발투수 부문 53위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 류현진.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선 류현진. ⓒ AP/연합뉴스

 
전체 300명 중 186위, 선발투수 부문 53위에 오른 류현진에 대해서 MLB.com은 부상 이력에도 불구하고 지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왼손 투수라는 평가를 내렸다. 류현진은 2018년 사타구니 내전근 부상으로 인하여 시즌 중반을 쉬었고, 시즌 초반과 후반기에 15경기에 선발로 등판하여 7승 3패 평균 자책점 1.97을 기록했다.

평균 자책점 1.97에서 나오듯이 경기에 등판했을 때의 성적은 좋았지만, 시즌 전체적으로 보면 15경기 등판에 그쳤다는 점이 아쉬웠다. MLB.com에서는 류현진이 2019년 126이닝 121탈삼진을 기록하며 9승에 평균 자책점 3.68을 예상했다.

다저스 선발투수들이 판타지리그에서 상위 10% 이내 최상위권에 들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부상 악령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다저스는 2018년 규정 이닝에 진입한 선발투수가 아무도 없었을 정도였다. 그나마 많이 등판했던 커쇼가 26경기 등판, 힐은 25경기 등판에 그쳤으며 뷸러는 시즌 중반 이닝 조절 차원의 마이너리그 옵션이 있었다.

그러나 선발투수 자원이 많았던 다저스는 부상 공백을 다른 선수들이 메워주면서 6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과 함께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그 많은 선발 자원들 중 힐 혼자서 11승 5패로 유일하게 10승 투수가 됐다.

이 때문에 다저스는 선발투수 위기론이 등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선발투수들이 탄탄했던 팀 전통이 있었는데, 최근 커쇼가 부상에 시달리면서 전체적인 안정감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커쇼의 하락세는 뚜렷한데 다저스에서 커쇼를 대체할 만한 위력을 가진 왼손 투수가 없다.

다저스가 겨울에 트레이드 시장을 자세히 찾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이미 대형 선수들을 한꺼번에 신시내티 레즈로 보낸 상황에서 트레이드 시장에 있는 특급 선발투수들을 데려올 가능성은 적다. 선발진 대거 이탈 방지 차원에서 류현진에게도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했으며, 류현진이 이를 받아들였다.

류현진은 전 LG 트윈스 트레이닝 코치였던 김용일 코치를 아예 개인 전담 트레이닝 코치로 맞이하여 국내에서 개인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는 류현진의 전담 트레이너가 되었기 때문에 1월부터는 일본 오키나와로 함께 이동하고 2월부터는 미국 애리조나 주로 같이 건너간다.

류현진은 7일 일구회 시상식에 참여하여 2019년에 20승을 해 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을 밝혔다. 득점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한화 이글스에서도 해보지 못했던 20승이지만, 지난 해의 구위와 다저스의 팀 전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

현지 매체 중 하나인 다저블루에서는 류현진이 2019년 커쇼, 뷸러와 함께 선발 로테이션에서 강력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건강한 류현진에 대한 기대가 나름 크다는 의미인데, 이 기대를 류현진이 충족하기 위해서는 건강이 필수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 등은 아쉽게 판타지리그 순위권에는 들지 못했다. 강정호는 정규 시즌 마지막 3경기에만 출전했기 때문에 순위를 선정할 만한 표본이 없었고, 최지만은 시즌 초반 마이너리그에 있었기 때문에 표본이 부족했다. 오승환의 경우도 풀 타임 활약은 펼쳤지만 300위 안에 들 만한 임팩트는 부족했다.

오승환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계약 당시 있었던 옵션 조항이 로키스에서 실행되었으며, 강정호는 파이어리츠에서 재계약을 맺을 만큼 나름 기대치를 받고 있다. 최지만 역시 레이스에서 C.J. 크론을 양도 지명(Designed for Assignment) 처리하면서 보다 출전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5명의 한국인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2019년 활약을 통해 2020년 판타지리그에서 보다 높은 순위에 오를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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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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