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계약에서 멈춰있는 KBO리그 국내선수 FA 시장과는 다르게 외국인 선수들의 시장은 속전속결로 끝났다. 외국인 외야수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가 원 소속 팀이었던 kt와 재계약을 마치면서 2019년을 맞이하기도 전에 2019 시즌 10팀의 외국인 선수 구성이 모두 끝났다.

2019 시즌부터 KBO리그 외국인 선수와 관련된 규정에 의하면, 새롭게 영입하는 선수는 계약금과 연봉, 옵션 등 각종 금액을 합하여 100만 달러를 초과할 수 없게 됐다. 재계약 선수의 경우는 이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지만, 선수가 다른 팀으로 옮겨서 계약하는 경우에는 신규 계약 적용을 받게 되어 베테랑 외국인 선수들의 자유로운 이적이 힘들었다.

그 결과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 30명 중 소속 팀과 재계약을 체결한 선수들은 12월 28일 160만 달러에 재계약한 로하스를 포함하여 11명 뿐이었다. 10팀 중에서 지난 시즌에 뛰었던 선수 3명과 모두 재계약을 체결한 팀은 그 누구도 없었다.

새롭게 바뀐 계약 규정에 의해 새롭게 영입된 외국인 선수들의 평균 몸값도 내려갔다. 신규 영입 한도 금액인 100만 달러에 딱 맞춘 선수는 8명이었으며, 50만 달러에 영입한 선수도 있었다. 새로운 홈 경기장을 개장하는 NC 다이노스는 새로 계약한 3명 모두를 각각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로하스는 160만 달러 재계약, 최고 재계약 금액은 린드블럼 192만 달러

로하스는 2018 시즌 kt의 주전 외야수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기존에 박재홍(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데뷔 시즌이었던 1996년에 세운 32홈런(당시 30-30으로 신인왕 선정)을 넘겨 중견수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43홈런)했다.
 
로하스 홈런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3회초 2사, kt 로하스가 우월 솔로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기뻐하고 있다. 2018.9.13

kt 로하스 ⓒ 연합뉴스

 
144경기에 모두 출전하여 43홈런(리그 2위) 114타점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71볼넷(리그 2위)으로 드러난 선구안 덕분에 OPS도 0.978로 뛰어났다. 로하스의 뛰어난 활약에 힘입어 kt는 리그 참가 4년 만에 처음으로 리그 최하위를 탈출했다.

비록 골든글러브 외야수 투표 7위에 그치며 수상에 실패했지만, 로하스의 활약과 성적만 본다면 kt에게 있어서 반드시 붙잡아야 할 자원이었다. KBO리그에서만 8년을 활약한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붙잡지 않으면서 kt는 로하스만 재계약하게 됐다.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 선수들은 신규 영입 상한선 100만 달러를 훨씬 넘기는 금액을 투자할 만한 가치를 보인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재계약 선수들 중 100만 달러를 초과하지 않는 선수 2명은 최근 키움증권으로 메인 스폰서가 바뀐 히어로즈의 선수들이다(제이크 브리검 90만 달러, 제리 샌즈 50만 달러).

외국인 선수들 중 가장 많은 금액으로 재계약한 선수는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이다. 린드블럼은 2018년 두산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발투수 자원이었으며, 외국인 선수 최초로 KBO리그 투수 최고의 영예인 최동원 상을 수상했다. 192만 달러에 재계약하면서 린드블럼은 외국인 선수들 중 역대 최고 금액을 기록하게 됐다.
 
만루 위기 극복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두산 선발 린드블럼이 2회초 2사 만루에서 넥센 홍성갑을 삼진으로 잡은 뒤 덕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18.5.13

두산 린드블럼 ⓒ 연합뉴스

 
두산은 린드블럼과의 재계약과 더불어 또 다른 선발투수 세스 후랭코프와도 123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외국인 타자 영입에서 성과를 보지 못했던 두산은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70만 달러에 영입했는데, 100% 보장이 아니라 옵션이 35만 달러로 위험 부담까지 최소화했다.

디펜딩 챔피언 SK도 3명 중 2명만 재계약, 신규 영입 투수 70만 달러

한국 시리즈 챔피언에 오른 SK 와이번스도 3명 중 2명의 선수만 재계약했다. 다만 SK는 선수의 부진으로 인해 재계약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선발투수 메릴 켈리의 메이저리그 재도전 의사를 존중하여 보내준 것이다. 켈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다년 계약에 성공하여 2019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 맞대결할 가능성도 크다.

중심 타선에서 큰 힘을 보탠 제이미 로맥(130만 달러)와 앙헬 산체스(120만 달러)는 별 문제 없이 재계약을 체결했다. 사실 산체스는 후반기 성적 부진으로 인해 재계약 가능성이 낮았지만, 재정비를 거쳐 포스트 시즌에서 불펜으로 나름 좋은 활약을 펼치며 일단 10만 달러 인상된 금액으로 재계약할 수 있었다.

꿈을 찾아 미국으로 돌아간 켈리를 대신하여 SK는 캐나다 출신의 브록 다익손을 70만 달러에 영입했다. 1994년 생의 젊은 선수로 2014 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되었던 선수인데, 아직 메이저리그까지 승격된 적이 없기 때문에 70만 달러 선에서 영입이 가능했다.
 
한화 '쫓아 가자' 19일 오후 대전시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 대 한화 이글스의 1차전. 7회말 1사 3루 한화 이성열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은 호잉이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한화 호잉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는 외야수 제러드 호잉만 재계약(140만 달러)했다. 삼성 라이온즈도 다린 러프(170만 달러)만 붙잡았으며, 롯데 자이언츠는 브룩스 레일리(117만 달러)만, LG 트윈스는 타일러 윌슨(150만 달러)만 붙잡았다.

KIA 타이거즈는 원래 헥터 노에시는 보류선수 명단에 넣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세금 과세 제도가 선수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게 되면서 결국 헥터와의 재계약에 이르지 못하고 3명 모두 교체했다. KIA가 영입한 선수들은 외야수 제레미 헤이즐베이커(1987년생 70만 달러), 투수로는 제이콥 터너(1991년생 100만 달러)와 조 윌랜드(1990년생 100만 달러)로 모두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다.

새로운 홈 경기장에서 시즌을 맞이하는 NC는 리그 최하위로 처음 떨어진 충격으로 인해 3명을 모두 교체했다. 투수로는 드류 루친스키(1988년생 100만 달러)와 에디 버틀러(1991년생 100만 달러), 야수로는 포수 역할도 가능한 크리스티안 베탄코트(1991년생 100만 달러)를 영입했다. 루친스키에게는 20만 달러, 베탄코트에게는 30만 달러를 보장이 아닌 옵션으로 걸었다.
 
 MLB 마이애미에서 불펜 투수로 뛴 루친스키

MLB 마이애미에서 불펜 투수로 뛴 루친스키 ⓒ AP/연합뉴스

 
상대적 젊은 선수 영입 증가, 새로운 트렌드 되나

신규 영입 선수를 100만 달러 초과로 영입할 수 없기 때문에 새로 영입한 19명 중에서 8명은 정확히 100만 달러를 맞춰서 영입했다. 물론 이들 중 일부의 선수들은 100만 달러가 모두 보장 금액이 아니라 옵션을 넣어 구단의 위험 부담을 줄인 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11명의 신규 영입 선수들 중에서 덱 맥과이어(1989년생 삼성 라이온즈)는 95만 달러에, 저스틴 헤일리(1991년생 삼성 라이온즈)와 제이크 톰슨(1994년생 롯데 자이언츠)은 9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들은 잠시나마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었던 선수들이라서 100만 달러보다 약간 적은 금액에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채드 벨(1989년생 한화 이글스 투수)은 60만 달러 보장이며 25만 달러의 옵션이 있다.

다음은 70만 달러 선에서 계약한 선수들인데, 앞에서 언급한대로 SK의 다익손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혀 없는 선수이며, 두산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LA 에인절스 시절 잠시 백업으로 메이저리그를 밟았던 선수다. KIA 헤즐베이커의 경우는 경험이 조금 있지만 주전 경력이 없어서 70만 달러 선에서 계약할 수 있었다.

70만 달러 미만으로 계약한 선수들로는 라울 알칸타라(1992년생 투수, kt 위즈 65만 달러), 윌리엄 쿠에바스(1990년생 투수, kt 위즈 67만 달러)가 있다. 카를로스 아수아헤(1991년생 내야수, 롯데 자이언츠 55만 달러), 에릭 요키시(1989년생 투수, 히어로즈 50만 달러)는 아예 더 낮은 금액에 계약했다.

아수아헤 영입 과정에서는 롯데가 텍사스 레인저스에 이적료를 지불해야 했기 때문에 보장 연봉이 55만 달러에 그쳤다. 새로운 규정에 의하면 새로운 외국인 선수가 계약하는 과정에서 100만 달러를 초과할 수 없는데, 이 100만 달러에는 이적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신규 영입 선수들을 보면 가장 나이가 많은 외국인 선수가 1987년생 헤이즐베이커다. 주로 젊은 선수들이 영입된 배경으로는 메이저리그에서 서비스 타임 3년을 넘기면 연봉 조정 자격을 갖추게 되어 그 때부터 몸값이 크게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적료까지 포함해서 100만 달러를 맞추려면 상대적으로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거나 적은 백업 경험 정도가 되어야 선을 맞출 수 있는 현실이다. 구단은 기준선 설정이 빨라졌고 에이전트와의 협상에 임했고, 협상 자체가 빠르게 진행됐다.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커리어를 많이 쌓아도 KBO리그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낼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단순한 기량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문화 적응 및 향수병 극복 문제 등이 작용한다. 오히려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나 켈리처럼 KBO리그에서 성공한 뒤 메이저리그 계약을 성공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젊은 선수들은 당장 메이저리그 정착을 장담할 수 없는 만큼 KBO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꾸준히 얻어 기량을 향상시킨 뒤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하는 길을 택하며 KBO리그를 찾게 됐다. 젊은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부상 위험도 적고 체력도 좋아 구단 입장에서도 선수단 운영에 용이하다.

경기 기회를 더 얻고 싶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팀에 대한 헌신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 영입 트렌드가 2019년 KBO리그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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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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