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발렌시아 CF다. 발렌시아의 감독 마르셀리노 가르시아 토랄은 무너지고 있는 자신의 입지를 다시 공고히 할 수 있을까.

발렌시아가 부진에 빠졌다. 지난 시즌 스페인 라리가 4위를 차지했던 발렌시아는 이번 시즌에는 리그 중·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현재 발렌시아는 리그 15경기에서 승점을 단 18점(3승 9무 3패)밖에 챙기지 못하면서 15위까지 밀려난 상태다.

당연히 팀의 수장 마르셀리노를 향한 팬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주말 발렌시아의 홈 구장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세비야 FC와 라리가 15라운드 경기에서 팬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세비야를 상대로 선제 실점을 내준 발렌시아는 경기 종료 직전까지 0-1로 끌려갔다. 후반전이 끝을 향하자 많은 관중들의 손에 '하얀 손수건'이 들려 있었다. 후반 추가 시간 무크타르 디아카비의 동점골이 터지기 전까지 팬들은 하얀 손수건을 흔들어댔다.

보통 축구계에서 하얀 손수건을 흔드는 행위는 '작별'을 의미한다. 특히 발렌시아 팬들은 팀이 부진할 때 감독에 대한 불만 표출 방식으로 하얀 손수건 퍼포먼스를 한 전례가 있다. 즉, 세비야전 하얀 손수건은 마르셀리노 퇴진을 향한 발렌시아 팬들의 거대한 목소리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 시즌 마르셀리노를 향한 다양한 비판이 존재하지만,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역시 획일화된 전술이다. 지난 시즌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전술로 대성공을 거둔 마르셀리노 감독은 올 시즌에도 똑같은 전략으로 팀을 꾸리고 있다.

하지만 신통치 않다. 이미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마르셀로노의 전술에 대처하기 시작한 라리가 팀들에게 더이상 발렌시아는 무서운 존재가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팀의 '에이스'인 곤살로 게데스가 극도의 부진에 빠진 상태다. 심지어 발렌시아 지역지 '엘 메르칸틸 발렌시아노'에 따르면 게데스는 탈장으로 길게는 두 달 가량 팀 전력에서 이탈할 전망이다.

계속된 하락세 중에 게데스의 부상까지 겹치며 골치가 아픈 마르셀리노다. 그래도 반전의 계기는 잡았다. 지난 주중 있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차전 경기에서 귀중한 2-1 승리를 따냈다.

마르셀리노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올해 남은 일정이 순탄하다. 이번 주말에 리그 14위의 SD 에이바르를 만나고, 다가오는 23일에는 리그 최하위 SD 우에스카와 격돌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순위를 올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허나 남은 2연전에서 원하는 승점을 쟁취하지 못한다면 마르셀로노와 발렌시아의 작별의 시기는 급격히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리그 17위 비야레알 CF, 18위 아틀레틱 빌바오 모두 저력이 있는 팀이다. 방심했다가는 단숨에 강등권까지 밀려날 수 있는 발렌시아다. 강등권 추락은 마르셀리노와 이별의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마르셀리노 감독이다.

마르셀리노 경질시 이강인에게 미칠 영향은?

그렇다면 만약 마르셀리노가 발렌시아를 떠나게 된다면 그 결과는 이강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상 무(無)'다.
 
골 넣고 기뻐하는 발렌시아의 바추아이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의 바추아이(가운데)가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CD 에브로(3부리그)와의 2018-2019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32강 2차전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한편 이날 선발 출전해 77분을 뛴 이강인은 소속팀 발렌시아의 1-0 승리와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 골 넣고 기뻐하는 발렌시아의 바추아이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의 바추아이(가운데)가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CD 에브로(3부리그)와의 2018-2019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32강 2차전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한편 이날 선발 출전해 77분을 뛴 이강인은 소속팀 발렌시아의 1-0 승리와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 EPA/연합뉴스

 
이강인은 발렌시아가 최근에야 주목하는 선수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이강인의 성장을 지켜본 발렌시아다. 이강인은 단순히 소수의 인물들의 기대가 아닌 발렌시아 구단 전체의 관리와 계획 안에 포함되어 있는 유망주다.

이강인의 재능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마르셀리노 감독이 떠나고 새로운 감독이 온다고 해도 쉽게 흔들릴 이강인의 입지가 아니다. 새로운 감독과 개인적인 불화가 생기는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이강인이 발렌시아 주요 멤버로 정착하는 일은 시간 문제다.

당장 에이바르전에서 라리가 데뷔를 노리는 이강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게데스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다니엘 바스를 비롯한 다른 측면 자원들의 활약도 미비하다. 측면 미드필더인 이강인에게 기회가 올 여지가 충분하다.

발렌시아의 부활을 이끈 영웅 마르셀리노 감독이 서서히 빛을 잃어가고 있다. 팬들은 하얀 손수건을 흔들며 이별을 고했다. 과연 마르셀리노 감독이 반등에 성공해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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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 CF 마르셀리노 가르시오 토랄 이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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