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호주 원정으로 치러진 2차례의 평가전에서 1승 1무의 성적을 거두었다. 축구대표팀은 결과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만족스러운 평가전을 치르고 돌아왔다. 이번 평가전을 통해 다가오는 아시안컵에서의 우승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 축구대표팀은 이제 아시안컵 준비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대표팀의 상승세를 잠시 뒤로 하고 돌아오는 주말에는 다시 K리그가 재개된다. 전북 현대의 우승 확정으로 다소 싱겁게 끝난 리그 우승 경쟁과 달리, 생존을 위해 치열한 몸부림을 치는 하위 스플릿에서의 강등권 경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런 가운데 이번 주말 열리는 37라운드는 치열한 강등 경쟁의 교통 정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가장 큰 빅매치는 '경인 더비'로 불리는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다.

FC서울, K리그1 잔류 확정지을까?
 
 11일 오후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케이이비(KEB)하나은행 K리그1 FC서울 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 서울 윤주태가 공을 빼앗기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케이이비(KEB)하나은행 K리그1 FC서울 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 서울 윤주태가 공을 빼앗기고 있다. ⓒ 연합뉴스


올 시즌 서울의 순위표를 보면 어색함이 그지없다. 2010년대 들어서 우승만 3차례(2016년엔 전북 현대의 승점 삭감 징계가 있었지만)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FA컵 우승 1회, 준우승 2회 등 K리그의 리딩클럽으로서 결과물을 가져왔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부침의 연속이었다. 데얀, 윤일록, 오스마르 등 팀 내 핵심선수들을 모두 내보내고 과감한 리빌딩을 시도했지만 리빌딩은 실패하고 성적도 곤두박질쳤다. 성적 부진으로 황선홍 감독이 사퇴하고 이을용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았으나 이을용 감독대행은 8월 중순부터 이어진 무승행진의 부진을 해결하지 못한 채 물러났다.
 
 11일 오후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케이이비(KEB)하나은행 K리그1 FC서울 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 서울 최용수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케이이비(KEB)하나은행 K리그1 FC서울 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 서울 최용수 감독이 작전 지시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우여곡절 끝에 최용수 감독이 복귀하며 그동안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최용수 감독 복귀와 함께 복귀한 박주영이 팀 전력에 보탬이 되면서 최근 2골을 기록해 폼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기나긴 무승 행진은 지난 11일 전남전 극적인 3-2 승리로 마감했고, FC서울은 잔류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그리고 맞이하는 인천과의 37라운드 경기를 통해 서울은 K리그1 잔류를 결정짓고자 한다. 서울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것은 인천을 상대로 홈에서 강했다는 점이다. 올 시즌은 인천을 상대로 2무 1패로 상대 전적이 열세지만, 홈에서 인천을 상대로 강했다는 점은 서울에 긍정적이다. 여기에 용병 공격수들이 기대에 맞지 않는 활약을 하는 가운데 박주영과 윤주태라는 토종 공격수들이 득점을 터뜨렸다는 점도 서울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게 만든다.

관건은 수비다. 최용수 감독 부임 이후 3백으로 포메이션을 바꾸면서 수비를 튼튼하게 하고자 했지만 현재까지는 매 경기 실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계속 보이고 있다. 무고사, 문선민, 아길라르가 버티고 있는 인천의 공격진은 올시즌 51골로 하위 스플릿에 있는 6팀 중 2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강원 55골). 이런 인천의 공격력을 불안한 모습을 연출한 서울의 수비가 얼마나 잘 막아낼지가 관건인데, 최용수 감독이 A매치 휴식기 동안 수비 조직력을 잘 담금질 했는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11일 오후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케이이비(KEB)하나은행 K리그1 FC서울 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 패널티킥을 성공한 박주영이 환호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케이이비(KEB)하나은행 K리그1 FC서울 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 패널티킥을 성공한 박주영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인천 유나이티드의 문선민.

인천 유나이티드의 문선민. ⓒ 한국프로축구연맹/연합뉴스


인천 유나이티드, 최근 상승세 이어갈까?

인천의 올 시즌은 의미가 컸다. 문선민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합류하며 월드컵 무대를 밟은 데 이어 김진야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축구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공헌했다.

하지만 팀은 2016년과 2017년에 이어 올 시즌도 처절한 강등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인천의 강등 경쟁 이유에는 막강한 공격진을 뒷받침 하지 못하는 부실한 수비와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타다가도 금방 부침에 빠져 그 흐름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 거론된다.

결국 지난 두 시즌동안 인천의 잔류를 이끈 이기형 감독이 물러나고 북한 대표팀 감독 출신의 욘 안데르센 감독이 부임하며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아직 강등권에서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최근 연승으로 다시 분위기가 오르고 있다. 인천이 스플릿 라운드 첫 경기였던 대구와의 홈경기에서 무기력하게 0-1로 패할 때만 해도 '올 시즌은 힘들겠다'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이어 열린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2-1의 승리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0일 열린 강원과의 원정경기에서 후반 43분 이정빈의 결승골로 극적인 3-2 승리를 거두며 전남과의 승점차를 4점차로 벌리면서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A매치 휴식기 이후 맞이하는 서울과의 '경인 더비'. 인천은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처절했던 잔류 경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한다. 여전히 실점을 허용하는 불안한 수비에다가 서울과의 원정경기 성적이 저조하다곤 하지만 인천이 그렇다고 희망을 버리기엔 기대감을 가질 만한 요소는 존재한다.
 
온몸던져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1부리그)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FC서울 마티치가 문전에서 헤딩으로 볼을 처리하고 있다.

지난 9월 26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K리그1(1부리그)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FC서울 마티치가 문전에서 헤딩으로 볼을 처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먼저 올 시즌 서울을 상대로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 시즌 인천은 서울을 상대로 1승 2무로 상대전적에서 앞섰는데, 그동안 힘없이 무너졌던 것을 상기해 봤을 때 올 시즌은 확연히 달라졌다. 특히 서울과 치른 3경기 중 2경기는 경기 종료 직전 골을 터뜨려 서울을 상대로 승점 4점을 획득하는 등 인천의 집념을 확인할 수 있던 경기들이었다.

또한 인천은 절박한 상황에서 서울을 상대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는 점이다. 지금도 팬들의 기억속에 남이있는 2012년 7월 열린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빠울로(지난 2월 사망)의 극적인 결승골로 승리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탄 기억이 있다. 여기에 치열한 강등권 경쟁을 펼쳤던 2016년과 2017년에도 시즌 후반부 고비 때 서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상승세를 타 잔류하는 데 밑거름이 된 기억도 있다. 여기에 지난 7월에도 서울을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기록하며 안데르센 감독 부임 후 첫 승을 거둔 바 있다. 비록 이 경기들 모두 인천의 홈에서 치러졌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인천은 이때의 기억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인천의 향방은 상주가 쥐고 있다?

승점 32점으로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전남 드래곤즈의 잔류가 힘겨워졌다. 이런 가운데 생존을 놓고 서울과 인천, 상주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형국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 인천과 치열한 강등권 경쟁을 펼치는 팀 가운데 하나인 상주는 24일 오후 2시 강원과 홈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상주는 강등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하지만 무승부 혹은 패할 경우엔 최종 라운드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인천에겐 상주의 경기 결과가 상당히 중요한 상황이다. 34라운드 대구와의 경기에서 패한 인천은 상주와의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하며 급한 불은 껐다. 그렇지만 상주의 승점 획득은 인천에는 갈수록 불리해지는 요소다.

인천에 최상의 시나리오는 서울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뒤 상주가 무승부나 패배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인천이 승점 39점, 상주가 38점 혹은 37점을 기록하게 돼 10위로 올라선다. 인천의 최종라운드 상대가 최하위인 전남이라는 점을 상기해봤을 때, 전남과의 최종전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잔류할 수 있는 상황이 된다.

하지만 무승부나 패배를 기록할 경우에는 복잡해진다. 상주가 똑같이 패하거나 무승부를 기록해 승점차를 유지하는 것이 좋지만, 만약 상주가 강원을 상대로 승리한다면 인천은 11위를 확정짓게 돼 승강 플레이오프를 펼치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인천의 잔류와 강등 가능성은 '50대50'이 된다. 그동안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K리그 1의 11위팀이 잔류한 적은 단 한번에 불과(2017시즌 상주)해 인천으로선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쩌면 인천의 향방은 상주가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현 상황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인천의 손을 들어줬던 '잔류의 신'이 과연 이번에도 인천의 손을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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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FC서울 인천유나이티드 상주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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