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가자, 플레이오프로!'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 한화의 4차전 경기.

경기를 5-2 승리로 마치며 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지은 넥센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넥센 '가자, 플레이오프로!'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 한화의 4차전 경기. 경기를 5-2 승리로 마치며 플레이오프행을 확정지은 넥센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넥센이 한화의 기적을 무산시키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장정석 감독이 이끄는 넥센 히어로즈는 2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장단6안타로 5점을 뽑는 경제적인 야구로 5-2 승리를 거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IA타이거즈,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를 차례로 꺾은 넥센은 SK와이번스가 기다리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4회말 한화 선발 박주홍으로부터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린 김규민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8회 쐐기 2타점 3루타를 터트린 임병욱은 역대 준플레이오프 최다 타점 타이기록(8개)을 세웠다. 마운드에서는 5.2이닝 5피안타5탈삼진 무실점으로 준플레이오프에서만 2승째를 따낸 루키 안우진이 단연 돋보였다. 5전3선승제로 열리는 SK와 넥센의 플레이오프는 오는 27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시작된다.
 
역투하는 안우진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 한화의 4차전 경기.

안우진이 9회초 2아웃 상황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 역투하는 안우진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 한화의 4차전 경기. 안우진이 9회초 2아웃 상황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 연합뉴스

 
'깜짝 호투'하던 박주홍을 강판시킨 김규민의 역전 적시타

9회 김태균에게 결승타를 허용하며 아쉽게 3차전을 내줬지만 여전히 준플레이오프는 넥센에 유리하다. 장정석 감독은 휴식일과 관련한 루틴을 중요하게 여기는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를 무리하게 투입하지 않고 2년차 신예 이승호를 4차전 선발로 투입했다. 다만 3차전까지 좌타자 2명을 테이블 세터에 배치한 것과 달리 4차전에서는 한화 선발 박주홍에 대비해 김하성을 1번에 전진배치했다.

3연패 만은 피하고 싶었던 한화팬들의 바람은 3차전 승리로 이어졌다. 하지만 한 경기를 이기고 나니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화는 3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며 역대 가을야구 5번째 '2패 후 3연승'을 꿈꿨다. 하지만 4차전 선발투수가 마땅치 않아 루키 박주홍이 등판하고 필승조 송은범도 피로누적으로 등판이 어려워졌다. 한화 입장에서는 3차전처럼 주어진 상황에서 모든 물량을 쏟아 붓는 총력전을 펼칠 수 밖에 없다.
 
2루타 치는 호잉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한화 대 넥센 경기. 3회 초 2사 때 한화 호잉이 2루타를 치고 있다.

▲ 2루타 치는 호잉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한화 대 넥센 경기. 3회 초 2사 때 한화 호잉이 2루타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3차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한화는 4차전에서도 1회 이승호를 공략해 선취점을 뽑았다. 정근우의 2루타와 이용규, 김태균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이성열이 1타점 희생플라이를 때려냈다.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을 포스트시즌에서 하게 된 박주홍은 삼진 하나를 곁들이며 1회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박주홍은 2회에도 선두타자 박병호를 몸 맞는 공으로 내보냈지만 송성문을 삼진, 김민성을 병살로 처리했다.
 
역투하는 한화 박주홍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 한화의 4차전 경기.

한화 선발 박주홍이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한화 박주홍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 한화의 4차전 경기. 한화 선발 박주홍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넥센은 3회말 공격 1사1루에서 임병욱이 도루를 시도하는 도중 박주홍의 악송구 실책과 김재현의 스퀴즈 번트를 묶어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한화 역시 이어진 4회초 공격 이성열과 하주석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2,3루 기회에서 김회성이 유격수 땅볼로 이성열을 불러 들이며 다시 2-1로 리드를 잡았다. 3회까지 박주홍에게 단 1안타도 없었던 넥센은 4회말 2사 만루에서 김규민의 적시타로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넥센은 2차전에서 3.1이닝5탈삼진 무실점으로 '깜짝호투'를 펼친 루키 안우진을 4회 1사 2,3루에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안우진은 3루주자 이성열의 득점을 막지 못했지만 이어진 4회 2사3루에서 정은원을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넘겼다. 안우진은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를 던지며 6회까지 피안타2개, 탈삼진2개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한화 타선 잠재운 안우진의 배짱투와 임병욱의 쐐기 3루타

비록 역전을 당했지만 한화도 포기하지 않았다. 한화는 박주홍에 이어 김민우, 임준섭이 이어 던지며 7회까지 추가실점 없이 재역전의 분위기를 만들어 나갔다. 하지만 한화는 이용규의 내야 안타로 만든 7회 1사1루 기회에서 제라드 호잉과 김태균이 연속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안우진은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구속이 다소 줄었지만 배짱 있는 투구로 한화의 중심타선을 힘으로 압도했다.

한화는 8회에도 선두타자 이성열이 우전안타를 치고 출루했지만 하주석이 번트실패에 이은 3구삼진, 최재훈이 초구에 병살로 물러나며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무산시켰다. 그리고 넥센은 8회 2사 후 임병욱이 2타점 짜리 쐐기 3루타를 터트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넥센은 9회에도 마무리 김상수 대신 안우진으로 계속 밀어 붙였고 안우진은 시리즈를 끝내는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냈다.
 
김규민 역전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 한화의 4차전 경기.

4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넥센 김규민이 2타점 역전타를 치고 있다.

▲ 김규민 역전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 한화의 4차전 경기. 4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넥센 김규민이 2타점 역전타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김규민은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어깨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좌익수 자리에 대신 들어간 선수다. 넥센에는 2015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던 외야수 고종욱이 있지만 장정석 감독은 안정된 수비를 자랑하는 김규민을 선발 좌익수로 선택했다. 바꿔 말하면 타격에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김규민은 3차전에서도 두 타석에서도 볼넷 하나만 얻은 후 6회 대타 고종욱과 교체됐다.

하지만 김규민은 올 시즌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295 3홈런40타점8도루 득점권 타율 .397라는 쏠쏠한 활약을 펼쳤던 선수다. 송성문, 김혜성과 더불어 '2018년 넥센 화수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망주.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규민은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옆을 꿰뚫고 나가는 2타점 역전 중전안타를 터트리며 넥센을 플레이오프로 이끄는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기뻐하는 박병호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 대 넥센 경기. 8회말 무사 1루 때 넥센 박병호가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 기뻐하는 박병호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 대 넥센 경기. 8회말 무사 1루 때 넥센 박병호가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화는 고척으로 자리를 옮긴 후 3차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리버스 스윕의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두 외국인 선수 외에 이렇다 할 선발요원이 없었던 한화는 3차전부터 스윙맨 장민재를 선발로 올렸고 4차전에서는 프로에서 선발 경험이 없는 루키 박주홍을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한화는 11년 만에 가을야구의 향기를 맡아본 것에 만족하며 다사다난했던 2018 시즌을 마무리했다.
 
임병욱, 승리 이끌 3루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 한화의 4차전 경기.

8회말 2사 1,3루 상황에서 넥센 임병욱이 2타점 3루타를 치고 있다.

▲ 임병욱, 승리 이끌 3루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 한화의 4차전 경기. 8회말 2사 1,3루 상황에서 넥센 임병욱이 2타점 3루타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김규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